용인고교평준화 조례개정안(‘고등학교 입학 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선 안 된다. 경기도교육청은 현재 2015년 3월부터 용인고교평준화를 실시한다는 계획 아래 조례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 10일 현재 상임위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 처인구에 학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절대 통과돼서는 안된다. 도농복합시인 용인시는 도시와 농촌의 교육 인프라 격차가 하늘과 땅이다. 용인의 도시 지역인 수지구, 기흥구는 고등학교가 남아도는데 비해 농촌 지역인 처인구에는 일반고등학교가 단 3개교(포곡고, 용인고, 태성고) 밖에 없다. 특히 여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학교는 단 2개교뿐이다.(*태성고가 남학교임/ *백암고는 평준화에서 제외됨)
학교 부족으로 처인구에 진학할 수 없는 중학교 졸업생수가 1,3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 학생들은 처인구를 벗어나야 하며, 특히 처인구 원삼, 백암면 등 변두리 지역의 학생들의 통학 상황은 너무 열악하다. 이들이 만일 수지 기흥쪽으로 등교하게 될 경우 등교 하는 데만 2~3시간, 하교 하는 데만 2~3시간, 결국 하루4~6시간을 등하교에 허비해야 한다.
현재도 원삼 지역의 학생들은 처인구에 소재한 용인고교에 등교하는데만 2시간 남짓 걸린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학교 갈 준비하고 6시 정도에 통학차에 오르면 학교 등교 시간인 8시가 돼서야 떨어지게 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도시지역이 아무 문제 없다고, 미달인 학교가 많다고 용인 전체를 하나로 묶어 학교와 학생수를 꿰맞춰 놓고 고교평준화를 추진하려는 경기도 교육청의 탁상교육 행정이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막무가네로 고교평준화를 추진하려는 도교육청의 저의를 도저히 알 길이 없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고교평준화인가. 이는 순전히 정치논리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있는 자의, 가진 자의, 힘있는 자의 논리를 교육현장에 까지 통용시키려는 도교육청의 행태를 우리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최근 도교육청이 대안이라고 내놓은 삼계고등학교는 더더욱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삼계고등학교를 2015년 3월에 개교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처인구의 지역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계획이라고 도저히 볼 수 없다. 포곡읍 삼계리가 같은 처인구 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원삼, 백암 지역의 학생들은 기흥구나 수지구로 통학하는 거리와 맘먹는 곳이다.
더구나 이는 당초 도교육청이 고교평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이전에 내놓았던 가칭 고림고등학교의 2015년 3월 개교 약속을 뒤집은 것이기에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론조사가 통과되자마자 고림고 2015년 개교가 어렵다며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기를 한 후 삼계고건이 나온 것이며, 더구나 아주 최근에서야 이를 공론화 했다.
피해 학생들을 불보 듯 뻔한 상황에서 2015년에 고등학교를 하나 지었다는 면피용으로 삼계고를 내놓았다고밖에는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없으며, 이에따라 경기도교육청의 막장 행정을 우리 모두는 묵과하기 힘들다.
또한 도교육청은 여론조사 결과를 들먹여가며 처인구 지역에서 70%가 넘는 지지를 받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지를 한번 살펴보라. 질문지를 보면 소가 웃는다. 질문지만 보면 찬성 안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아예 감춰놓고 좋은 이야기만 써 놓고 민주주의 형식을 흉내 낸 책임 회피성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들은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어 시간 싸움이 공부 싸움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을 등하교에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면서 과연 무엇을 위해 고교평준화를 안간힘을 써가면서, 비밀작전을 하듯 추진하려 하는가. 또한 모 도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처인구에서 기흥구 지역의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 다수가 부적응으로 자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인구 지역 사회는 고고평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학교 인프라를 갖춘 후 추진해 달라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왜 굳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누구를 위해 급하게 미친 듯이 추진하려 하는지 황당함과 역겨움을 감출 수 없다.
용인교육사랑회는 고교평준화 문제 외에도 용인경전철 빚으로 인해 용인교육예산 100% 삭감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용인 전체 지역사회와 연대해 투쟁할 계획임을 밝히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