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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더 밝은 빛 발하는 별이 되소서

심재덕 전 수원시장과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부음은 구정 명절을 10여일 앞두고 잇따라 날아든 비보였다. 먼발치였지만 늘 존경하는 마음 담아드렸던 두 어른이었기에 갑작스런 잇단 별세 소식은 충격과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모두 국회의원을 지내신바 있고, 대한민국은 물론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큰일들을 하셨기에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공교롭게도 갑작스런 지병으로 고생 하셨지만, 두 분 모두 원래 건강 체질이었던 지라 좀처럼 믿겨지질 않는다. 무엇보다 살아생전 각각의 영역에서 세상을 밝히셨던 큰 별들이었음이 분명하다.

기자와는 두 분 모두 개인적으로 크고 작은 인연이 있어 슬픈 감회가 남다르다. 직접 수차례 인터뷰를 한 적도 있고, 무엇보다 10여 년 동안 가끔이라도 만나 뵐 수 있어 행복했던 분들이다.

지난해 여름엔 인터뷰를 핑계로 오랜만에 인사 드렸던 미스터 토일릿(Mr. Toilet) 심재덕. 그때 만해도 무척 건강해 보이셨건만, 이미 투병 중이었다는 이야기를 빈소에서 미망인으로부터 듣게 됐다. 아마 그의 마지막 공식 직함은 ‘세계화장실협회 회장’ 이었을 것이다. 그 어른은 분명 특별했다.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던 수원시장 시절엔 수원천 복개 공사 철회, 자연형 하천복원사업 운동을 시작했다. 수원 화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고, ‘2002 한일 월드컵’ 대회 수원 경기 유치, 2002년 아시아 최초 안전도시 공인 등의 업적을 세웠다. 무엇보다 화장실문화를 새롭게 바꾸었다. 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고, 2007년엔 세계화장실협회를 발족시켜 초대 회장을 맡아 자타가 공인하는 화장실 문화의 전도사가 됐다. 암 선고 이후 투병 중에도 세계화장실협회 활동에 열정을 쏟았지만, 결국 그 때문에 병세를 악화시켰다는 말에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수년 전 어머니 장례식 때도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조문객들에게도 화환과 조의금을 일체 받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구정엔 집사람과 꼭 세배 드리러 가자고 했었는데….

그리고, 이틀 후 별세하신 용인출생의 남궁석 전 의원은 삼성그룹 임원으로 있다가 정보통신부장관에 발탁됐다. 기자와의 첫 만남은 그때였다. 장관 임명직후 중학교 졸업 후 떠났던 용인에 금의환향하여 어머니 역할을 했던 형수님을 끌어안고 눈물 흘리던 정보통신의 별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 전엔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고, 국회의원 후엔 국회사무처 사무총장도 역임했다. 16대 국회의원 시절엔 새천년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앞서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엔 대한민국에 정보통신망 고속도로를 깔아 세계1위의 IT강국을 만드는 초석을 마련했다.

그런데 기자는 가끔 그에게서 고독을 엿보았다. 소년 시절엔 작가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아들 뻘 되는 기자에게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 이야기도 하셨다. 대화 도중 허공에 던진 시선은 분명 눈물이었으리라. 지난 1월 1일 새벽, 기자는 그에게 용인의 진산인 석성산 해돋이를 보면서 투병 중이신 줄도 모르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새해 인사를 올렸었다. 그런데 보름 후 기자의 핸드폰 문자메시지에 부음으로 응답하셨다. 정말 너무 하신다.

기자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했던 두 개의 큰 별이 떨어졌다. 자칫 이 글이 두 어른에게 누가 되지 않길 바라며, 부디 하늘나라에 가셔서라도 늘 세상을 밝게 인도하는 큰 별로 다시 태어나소서. 다시 한 번 진심어린 명복을 빕니다. 두 어른을 결코 잊지 않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김종경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