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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조국 근대화 주역의 어르신들 화이팅

노세환/전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연구위원

가혹한 식민지 통치하에 찢어지게도 가난한 이 땅에 태어나 청초(淸楚)하게 돋아나는 새순같은 나이에 못 먹고 헐벗은 가난의 지배하에 조국의 사랑없이 자란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 대동아전쟁으로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웠던 눈물겨운 길고도 힘겨웠던 고난의 세월. 그리고 6.25라는 전쟁,감자밥 고구마밥 시래기죽으로 연명하며 그 지긋지긋한 허기진 보릿고개를 운명으로 넘어온 할아버지 세대들.

‘쓰레기통에서 과연 장미꽃이 피는가?’
1955년 10월 8일 UN한국재건위원회(UNKRA)에서 인도대표 메논(Menon)이 한 말이다. 그는 전후 한국 땅에서 경제재건을 기대한다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결론지었다. 그 당시 영국런던 타임즈의 사이몬스 기자도 똑같은 말을 신문에 헤드로 썼다. 희망이 없는 가난한 거지의 나라로 세계가 바라보았다. 당시 우리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실망을 주었다. 그때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와 교육받은 인적자원 외에는 사실 아무것도 없는 폐허가 된 GNP 80달러의 후진 경제. 그런 가운데서도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야만 했던 가난한 시대에 우리 아버지들은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으로 시작했는가? “잘 살아보자”는 오직 희망적 공감대 하나를 붙잡고 가난한 나라경제에서 결연히 벗어나 우리의 조국근대화를 실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만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는가? 당시 서독에 노동력이 필요한 광부 5000명 모집에 4만여 명이 응시, 간호사 2000명 모집에 2만여 명이 응시하였으니 일자리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짐작케 하는 일이다. 그들 중에는 거의가 정규대학을 나온 학사출신이 수두룩했다. 그 당시 서독에 파견된 간호사들과 광부들은 정말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일했다.

특히 간호사들은 서독 각 지방에 산재해 있는 병원에서 환자들을 간호하는데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다. 환자들의 아픈 몸을 자기 몸처럼 아끼고 가족처럼 정성껏 간호하는 젊은 여성들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모든 독일 국민들의 가슴 속에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이들이 이국땅에서 뿌린 눈물은 우리 민족사에 그토록 값진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아직도 우리 기억에 생생한 서독 광부와 간호사 파견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가난에서 벗어나 보려는 동방의 가난한 나라의 몸부림이었다. 그것은 196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말없이 가난의 가슴으로 맺은 공감대, 자각과 분발, 그것이 위대한 힘을 생겨나게 했다. 서독에 파견된 젊은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월남 전선에 파견됐던 한국의 젊은 용사들. 해 질 줄 모르는 뜨거운 사막에서 땀 흘려 일하던 중동 건설요원들 이는 모두 “잘 살아보자”는 하나의 신념으로 몸부림쳐왔던 지난 사십여 년, 그 기적의 현장에서 긍지와 내 조국의 근대화를 위하여 함께 뛰었다.

대략 이렇게 지난 조국 근대화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세대들 한사람의 시대가 모두 일어났다고 하기엔 너무 엄청나게 느껴진다. 오늘의 풍요로움을 누리는 젊은 세대와 다르게 개발년대(開發年代)에 조국근대화를 위하여 피와 땀과 눈물의 힘든 시절을을 사셨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살만한 세상리라서인지 우리 아버지세대가 이루어 놓은 조국의 근대화 “잘 살아보세”는 가치관마저 부인하고 부정적인 편견과 안위에 길들어진 요즘의 현실, 스페인의 위대한 철학자 오르테 카이는 무너져 내리는 조국의 근대화에 이르는 일이야 말로 가장 큰 역사적 책임임을 깨닫게 한 내용이다.

“대중의 반역” 역사의 교훈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잘 사는 조국의 위대한 한국시대를 이어갈 젊은 지성인들이여! 역사는 전략적으로 실패한 민족에게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경제 4만불 시대의 희망을 안고 2008년 무자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이제 세계를 향해 다시 약진할 것이다. 조국 근대화 주역의 아버지들 다시 그날의 긍지와 희망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