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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시민연대가 없어질 정도면…”

강성구/수지시민연대

“수지시민연대가 없어질 정도면...”
1995년 겨울, 수지의 풍덕천리라는 조금은 촌스러웠던 지명의 동네에 처음으로 아파트입주가 시작될 때를 인연으로 용인에 살아온 자신을 돌아보니 어느덧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어느새 용인사람 다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입주 당시를 돌이켜 보면 광교산 자락에 전원적인 풍경이 마치 준비되었던 미모의 여인이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하듯 귀하게 반겨주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수지의 ‘토월’이라는 지명을 ‘토할 토 그리고 달 월’의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여 나 스스로가 오죽하면 ‘달을 토해내는 곳’이라고 까지 하였겠는가. 지금도 그때를 계기로 용인사람 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수지는 용인 전체의 약10% 면적에 약30여 만 명이 훌쩍 넘어버린 거대한 도시가 되어있다.

10여 년 전 내가 생각했던 전원적 향수는 찾아 볼 수 없다. 대신 무계획적인 개발의 신음만이 남겨져 있다. 이것이 지난 10년간 변해온 수지의 모습이다. 수지에 입주하여 행여 ‘수지맞겠구나!’ 싶었던 신출내기 용인시민들은 ‘아이쿠!’ 하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많은 어려움을 그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했다.

여러 어려움 중에서 교통문제는 지금도 수지지역 주민들의 다져진 인내의 내공이 아니면 정말 참기 힘든 고통이다.

23번 국지도 하나의 도로에 수지민 모두가 다 같이 드나드는, 마치 호리병에 가두어 놓은 처지를 비관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그래서 근원적인 교통 해소를 위해 전철을 요구하였고 마침내 신분당선연장선의 개통을 위해 수지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수지민 모두의 역량을 쏟아야했었다. 약 5~7년 전 수지의 인구가 약 10만여명 미만일 때 3만여 명 이상의 서명을 시작으로 작년 봄 다시 2만8000명 이상의 서명을 건교부와 경기도에 제출하면서 현재의 신분당선연장선 기본계획을 끌어냈다.

사실 이 과정에 여러 말 못할 사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용인시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중대한 애로사항임에도 상급기관에 직접 반영할 기회가 없는 구조를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으리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수지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가 건교부 그리고 경기도와의 협의 선상에서 직접적으로 참여, 지역의 애로사항을 반영하는 등 시민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절실히 경험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관계부처에 문의하며 요구하는 과정에서 수지지역의 가장 중대한 사안임에도 막상 애로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것이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정치인들의 공약을 하나하나 되짚어 볼 때, 모두들 수지에 전철을 유치하기 위해 소리 높여 외치던 약속들이 마구 스쳐 지나간다.

그들의 공약사항을 면밀히 들여다보니 신갈로 이어지는 ‘분당선연장선’과 수지를 지나 광교로 이어지는 ‘신분당선연장선’의 개념조차 분명히 구분하지 못한 흔적을 보고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책임을 지닌 진정한 자세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것이 지금의 용인이다.

니편 내편 하는 식의 편협한 안목으로 새로운 용인을 만들어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는가 깊은 반성이 필요할 때이다.

요즈음 동부권의 수질오염총량 문제를 보더라도 먼저 용인시민 모두가 너나할 것 없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최선의 전력을 다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것만 보아도 그렇다.

처음 용인에 살려한 그리고 현재 용인시민이라고 말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은 사실 대단하지 않다.

불편한 것이 어찌 시설의 미비만 있겠는가? 이를 풀어 나아가는 우리 모두의 방법이고 그 속에 실천하는 진정한 믿음이 희망을 열어 나아가는 열쇠가 아닌가? 작년 어느 시장 출마 후보자가 수지를 위해 아니 용인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어떻게 하면 잘하는 것이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수지의 난개발로 인해 만들어진 수지시민연대가 없어질 정도면 되지 않겠습니까? 라고 반문한 일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