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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 과잉충성(過剩忠誠)

기자수첩 | 취재부 기자 이강우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무슨 무슨 사모라는 모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모임들이 사회에 처음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붐을 일으켰던 노사모(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이후 박사모(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사랑하는 모임), 창사모(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정치인들부터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이름의 모임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모임은 긍정적인 인상보다는 부정정인 느낌이 많다. 마치 맹목적인 추종세력 같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지나친 사모(?)는 늘 병적인 것이고, 결국 본인에게나 대상자에게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인의 경우 그렇다. 그동안 노사모나 박사모가 보여준 모습들이 어떠한가.

과저 우리의 정치사에서 보여준 과잉충성들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는 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 정치사를 보면 특정 정치인을 향한 맹목적인 지지는 대부분 과잉충성으로 이어져 중립적 입장에서 지켜보던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어 왔다.

지난 11일 용인문화복지 행정타운 광장에서 열린 ‘제1회 용인시 사회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와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 날 행사장 한 켠의 사회복지 기금마련을 위한 먹거리 장터에서는 개회식을 마치고 나온 내빈들을 위한 식사자리가 마련됐다.

점심시간 무렵, 시 공무원들과 행사에 참가한 자원봉사자, 장애우, 어르신 등이 식사를 위해 내빈 식사가 차려진 탁자 옆의 빈 곳에 자리를 잡으려 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쫓겨나고 말았다.

빈 탁자라 하더라도 내빈들이 식사하기 전에는 식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한 행사 관계자는 “빈 탁자에 앉아있을 수는 있지만 서 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식사를 하기 전 일반인들이 식사를 해서는 안 된다”며 자리를 떠나줄 것을 강요했다.

내빈식탁도 아니고, 행사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러느냐”며 주장을 꺽지 않았다. 결국 어르신들과 장애우 등 참석자들은 싸늘한 맨 바닥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이후 서 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내빈들은 “식사약속이 있다”며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주최 측은 그제 서야 일반인들에게 자리를 내 주었다.

어이없는 광경의 연속이었다. 이를 보며 과잉충성이 떠올랐다.

이날, 내빈들과 장애우, 어르신 등 사회복지제도가 필요한 이들이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