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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서정석 시장은 누굴 믿어야 하는가?

더 이상 ‘세계최고 선진용인’이란 구호가 낯설지 않다. 도심 지역은 물론 시골 구석구석 마을회관 앞 게시판까지 ‘도배질’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로 ‘세계최고 선진용인’이 나붙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흥구청은 국도변 가로등 하나에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좌우로 써 넣었다. 어디 그 뿐인가. 교통량이 많은 경부고속도로 옆의 야립(野立) 간판을 비롯해 각종 차량과 인쇄· 홍보물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처음엔 이 캐치프레이즈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군사정권 시대까지 연상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건 서 시장이 육사출신임을 감안했던 지적 같다. 물론 아직까지도 ‘세계최고 선진용인’이 주는 뉘앙스를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구시대의 잔재쯤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실 ‘세계최고 선진용인’은 도시브랜드가 아닌 공직내부의 시정목표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도시미관도 고려하지 않은 채 ‘세계최고 선진용인’이란 구호를 시 전역에 붙인 것은 한 가정의 가훈(家訓)을 집안 전체에 도배질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물론 용인시의 수장격인 서 시장이 ‘세계최고 선진용인’을 목숨보다 더 귀하게 생각하는 소신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원칙이 있어야 한다. 만약 4년에 한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런 식으로 도시 전체의 캐치프레이즈를 바꿔야 한다면 얼마나 심각한 혈세낭비인가. 그리고 또 시민들이 겪는 혼란은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그런데 이제 더 이상 시민들이 ‘세계최고 선진용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미 무뎌질 대로 무뎌진 탓일까. 속내엔 정말 ‘세계최고 선진용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감, 또는 자포자기의 양분된 모습이 있을지 모른다. 더욱 한심한 것은 공중파 방송까지 동원해 전국에 알려왔던 도시브랜드 ‘Ace 용인’은 선포식을 한지 1년도 못돼 조용히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탓을 하든지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아울러 서 시장은 지난 1년간 대규모 시책사업을 재검토하고 수정보완하면서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느라 노고가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주변에서는 변하는 게 없다고 아우성들이다. 지역경제 전체가 꽁꽁 얼어붙은 현실과 서 시장에 대한 일련의 소문들을 감안한 푸념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맞아 항간에 떠도는 몇 가지 여론을 모아 전하고자 한다. 물론 서 시장이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겠지만, 공직 안팎의 여론임을 감안했으면 좋겠다.

첫째, 지역사회의 정체성 회복을 고민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대할 때 진정성을 가지고, 말과 형식이 아닌 행동으로, 머리가 아닌 뜨거운 가슴으로 부딪히길 바란다. 공동체의 소통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임에 틀림없다.

둘째, 모든 사람들을 포용해야 한다. 서 시장에 대한 각각의 평가가 틀릴 수 있지만 카리스마보다 독선과 아집이 강하다는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아울러 선거후유증 이야기도 나온다. 승리자가 서 시장임에도 아직까지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더 중요한 것은 정당을 버리는 일이다. 지역사회가 정치적으로 양분되고 있다. 그런데 시장이 앞장서서 정치적 분열을 조장한다면 말이 되는가. 그것도 자신의 발목을 잡을게 뻔한 정치판에서 말이다.

셋째, 인사가 만사 아닌가. 인사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논공행상과 자격논란 시비도 더 이상은 안 된다. 무엇보다 최 측근 인사가 중요하다. 다양한 채널의 정보가 있겠지만, 진실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측근에 진정한 충언자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서 시장의 남은 임기 3년을 끝까지 함께 할 사람들은 결국 1800여명의 공직자들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