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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연지 1년이 채 안됐지만 문화공간이 전무한 지역에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으로 하루 10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이곳 도서관을 이용, 다양한 정보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포곡 도서관은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 여유와 정겨움을 안고 있는 곳이다. 외관에서 풍겨오는 여유로움은 한번쯤은 꼭 둘러보고 싶은 충동마저 들게 한다.
도서관 입구의 작은 밴치와 파란 하늘을 연상하게 만들어 놓은 파라솔, 건물 옆 짜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진 정자. 이곳에서는 동네 어르신부터 주부, 아이들이 각자의 세상 이야기를 풀어 놓을 만큼 정겹게 자리하고 있다.
포곡 도서관의 이기옥(40)관장과 직원들, 그리고 봉사자들은 도서관을 좀 더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관장은 “어린아이들부터 노년층의 어르신들에게까지 도서관이 열린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주민들이 스스로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뜻은 고스란히 도서관의 문화·교육 프로그램이 반영 된다.
매주 금요일에는 가족 영화 상영, 문화 인사 초청 강연 등이 열린다. 가족 영화가 상영 될 때는 아빠 엄마와 손잡고 찾는 아이들이 줄을 잇는다. 또한 문화 인사 초청 강연에는 특히 주부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포곡읍 전대리의 전정임(34·주부)씨는 “초등학교 2학년의 딸이 도서관을 자기 집 드나들 듯이 다니며 친구도 사귀고 다양한 방학 프로그램도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학습도 하고 있다”며 “도서관이 문을 연 뒤로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많은 관심으로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에 지역 주민들이 참가하고 있다”며 “참가한 주민들이 서슴없이 찾아와 프로그램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주고 아이디어도 내 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역 주민들의 호응은 아주 높다. 특히 초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이끌어가는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초등학생 봉사자들이 꾸려나가는 ‘동생에게 그림책 읽어주기’는 고학년 어린이들이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고학년 학생들은 자아 정체감, 사회적 책임감을 배울 수 있어 좋고 저학년 어린이들은 언니 오빠들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동화를 들으며 책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특히 도서관 측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봉사자로 참여한 아이들에게 자원활동마일리지 통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봉사를 할 때 마다 마일리지를 적립해 줌으로써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 냈다는 자신감과 동시에 사회 활동에 대한 자긍심도 심어주고 있다.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은 바로 ‘외대부속외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영어교실’이다. 이 프로그램은 외고 학생들이 직접 참가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지난 6월 30일 1기 프로그램이 큰 호응 속에 진행됐고 오는 8월 4일부터는 2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외고 학생들은 영어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놀이와 노래 등도 접목, 여기에 동화를 영어로 풀어 보다 친숙한 수업을 진행한다.
이 뿐 아니라 노는 토요일을 이용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을 위해 ‘요리로 배우는 영어 프로 그램’이 8월 11일까지 열리고 영화속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과학 저술가 이종호씨의 강연으로 오는 8월 17일에 열린다.
이 관장은 “도서관이 이처럼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 갈 수 있는 것은 알게 모르게 봉사를 해주는 자원 활동가들이 있기에 가능 한 것”이라며 “인터넷 동회회 포도사랑(포곡 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비롯해 아이들을 위해 구연동화를 읽어 주는 자원봉사자, 그리고 도서관 살림을 위해 일해 주는 학생 봉사자들, 특히 도서관 직원들의 아낌없는 봉사가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더욱 친숙한 도서관으로 다가설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계층의 도서관 이용을 늘리기 위해 실버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시립 도서관인 만큼 주민들에게 돌아 갈 수 있는 많은 혜택에 중점을 두고 도서관을 꾸려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주민들의 봉사가 만들어 낸 포곡 도서관은 문을 엶과 동시에 지역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