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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인사가 ‘복지부동’ 초래

어느 조직사회든 인사철만 되면 시끄럽다. 인사 담당자들은 상대성을 의식해서인지 “인사야 말로 잘해야 본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필요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참여정부의 인사 유행어는 ‘코드인사’다. 과거엔 혈연, 지연, 학연 인사를 정실인사의 표본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젠 국정으로부터 지방행정에 이르기까지 논공행상의 또 다른 말이 코드인사로 불린다. 코드인사는 정실인사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인사권자와의 경영철학 공유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그런데 인사에 있어 안타까운 것은 논공행상 이전에 최고 결재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무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든 최고 결재권자의 위치가 되면 다양한 채널의 정보를 접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정보의 다양성과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밑에서부터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부풀려 왜곡 보고한다면 인사권자의 눈과 귀는 멀 수밖에 없다. 결국 정보의 생명인 객관성 확보는 고사하고, 믿는 참모들에게 놀아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은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부정적인 코드인사 때문에 시끄럽다. 용인시도 마찬가지다. 민선1기부터 4기까지 모두 경험한 기자 입장에서 민선시장들의 인사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이전투구의 산물’이다.

실질적인 업무능력이나 조직 내 동료 선후배 간의 신뢰보다는 정치공무원으로서의 충성도가 출세가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는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와 ‘다면평가’ 등의 객관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음에도 인사권자의 전횡이나 계보인사, 혹은 외부세력의 개입설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사철마다 공직내부에는 묘한 갈등의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결국 같은 부서 동료들끼리도 불신의 벽 때문에 거리감을 느낄수 밖에 없다는 것. 누가 적인지 아군인지 모를 정도란다.

어떤 공직자들은 인사권자가 바뀔 때마다 카멜레온처럼 얼굴을 바꿔 아부를 하거나 충성맹세를 한다. 그들은 또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고, 동료 공직자들을 마구 씹어댄다. 다행히 인사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통해 왜곡된 정보보고를 한번쯤 걸러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비단 민선4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공직사회는 인사권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인사권자를 보좌하는 주요부서 공무원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 하겠다. 만약 인사권자의 눈과 귀가 멀면 공직사회 전체가 ‘복지부동’의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용인시가 단행한 5~6급 인사에 대해서도 각종 소문이 무성하다. 공직내부에서조차 인사배경을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다. 일부 문책성 인사에 대해서는 신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조직의 건강을 알려면 먼저 인사의 건강성을 체크하면 된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가 건강해야만 조직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복지부동만 초래할 뿐이다. 따라서 천성적으로 아부와 모함을 일삼는 공직자들이 있다면 조직에서 하루 빨리 퇴출시키는 것 또한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것이다.
<본지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