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다시 찾아온 광복절이다. 일본이 물러간 지 오래지만 그날의 영광을 위해 싸웠던 전사는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기도 하고, 후손은 정체성을 잃은 채 부유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역사를 물려받은 양국의 후배 세대들은 괜찮은 것일까? 『가짜 뉴스의 비극, 간토 대학살』이라는 동화에 담긴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동화 속 어린이의 역사놀이는 과거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투사된다. 타쿠미는 과거 일본인이 조선사람에게 자행했던 것처럼 대한이에게 시비를 걸고 함부로 말한다. 반면 역사에는 관심이 없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히로시는 한국에서 온 대한이가 그저 놀이 상대일 뿐이라 타쿠미의 행동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대한이의 아버지가 반크 회원이고 타쿠미의 아버지가 일본 우파라는 사실도 과거와 현재가 얽혀있음을 드러낸다.
히로시의 고민은 시간여행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해소된다. 히로시는 하라카와 강변에 걸려있던 넋전(죽은 이를 위로하는 종이 인형)과 함께 과거로 여행을 한다. 히로시의 여정은 과거 간토대학살을 향한다. 히로시가 도착한 간토의 과거는 진도7.9의 대지진이 일어난 당일이었다. 큰 피해가 좀처럼 복구되지 않자 그곳은 조선인들이 불을 지르고, 독이 든 음식을 나눠준다는 가짜 소식들이 횡행한다. 결국 조선인들은 분노한 일본인들의 화풀이 대상이 되어 잔인하게 사냥을 당한다.
자라나는 세대가 히로시의 여정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아직 청산되지 못한 과거를 구할 뿐 아니라 여전히 회자되는 가짜 뉴스와 혐오를 막기 위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