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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이가 죽어야 할까요?

 

 

용인신문 | 이사 와타나베는 페루에서 시인 아버지와 그림 작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사 와타나베는 문학과 일러스트를 공부하며 예술을 통한 사회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의 그림책은 2024년 볼로냐에서 열리는 세계아동도서축제에서 큰 상을 받기도 했다. 이사 와타나베의 『이동』은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시절에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위로하며 희망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배경의 검은 색은 그 자체로 절망적인 상황을 암시한다. 어둠 속에 나무들은 잎사귀 하나 키워내지 못하고 앙상하다. 어둠 속에서 이동하고 있는 동물들의 표정은 비장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무기력하기도 하다. 그 뒤를 따르는 유령 하나. 그들이 탄 배는 이편에서 저편으로 도착하지 못하고 와중에 숨을 거두는 동물들. 말이 없는 동물들의 이동은 어떤 언어로도 표현될 수 없는 깊은 어둠과 슬픔과 고통을 품고 있다. 『이동』은 그림책이라고 해서 죽음을 아름답게 위장하지 않는다. 이동하는 동물과 함께 하는 유령은 언제든 누구든 자신의 세계로 구성원을 불러온다. 책 속 인물들이 발견한 희망의 꽃은 이동하는 주인공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평안하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기도 하다.

 

『이동』이 먼 나라의 이야기만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우리 곁에 죽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산과 들이 생동하는 4월이지만 우리 곁에는 죽음을 기억해 주지 못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아직도 대안을 찾지 못하고 서성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이들이 조금 더 많아지기를. 고향을 지킬 수 있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