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14주년을 기념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역량이 부족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이뤄내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받고 있다”며 “국민들한테 대단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부터 옛날 군사독재하고 싸우던 때의 기억이 남아서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을 갈라놓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 말은 노 대통령이 독선과 분열의 정치로 나라를 혼란스럽게 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기에 앞으로는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이끌겠다는 참회의 다짐처럼 들린다. 그런데 각 언론보도를 분석해 보면 노 대통령의 말을 절대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심지어 대통령의 또 다른 발언들과 견주어 말장난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똑 같은 사안임에도 엇비슷한 처지의 언론사들의 논조가 천차만별이다. 참여정부는 출범직후부터 일부 보수 언론들과의 소모적인 다툼을 지속해왔다. 보수언론들은 끊임없이 사사건건 딴죽을 걸었고, 결국 낮은 지지율을 통해 실패한 대통령의 이미지로 굳혀져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로 화를 자초한 셈이다. 정치라는 것은 본래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조율하는 일이다. 따라서 상대를 포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놔도 일단은 거부하기 마련이다.
조성욱 시의장에 대한 불신임안 접수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의원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집행부 공직자들을 호되게 질책했다고 한다. 예년에 비해 감사의 강도가 꽤 세졌다는 평가다. 그것도 재선급 이상보다 초선의원들이 더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퍼부어 공직자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깐깐한 의원 이름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시의원들이 억지성 질문이나 무조건적인 질타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공직자들도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다. 초선 의원들에게는 이번 회기가 첫 번째 정례회이니 만큼 앞으로 남은 시정 질문답변이나 예산심의 등에서도 능력발휘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의회 내부에서는 조 의장에 대한 자진사퇴 권고로 인해 분열양상과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당장은 소강상태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폭풍전야다. 조 의장은 3선이라는 풍부한 의정 경험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돌출적인 발언과 행동으로 물의를 빚어왔다. 의장단 선거이후 동료 의원들이 양분됐고, 그 같은 현상은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는 등 고스란히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래도 책임소재를 따지면 조 의장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물론 나머지 시의원들도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조 의장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