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용인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 중인 가운데 구미, 청주, 이천시 등이 막판 유치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용인시가 유력 후보지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올 상반기까지 최종 확정됨에 따라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지난 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이란 업무보고를 통해 민간에서 반도체 제조공장 4개를 비롯, 50여개의 협력 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SK하이닉스가 2019년부터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기업체 당사자가 아닌 정부가 나서서 밝혔다. 그만큼 사안이 민감하고 중요한 것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경우 고용창출 효과만 1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지자체 재정 향상에도 엄청난 도움을 준다. 경북이나 충북의 지자체에서 사활을 건 유치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정작 용인시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조용하다. 마치 유치 확정이 결정 난 것처럼,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어 보일 정도다. 시의회의 결의문 채택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기흥중학교가 올해 제27회 44명의 졸업생을 끝으로 역사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지난 1990년 개교 후 6266명이 졸업한 기흥중은 저 출산 및 도심 공동화로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결국 도 교육청은 지난해 학교 폐지를 결정했고, 오는 2월 28일 폐교된다. 기흥중은 앞으로 교육체육시설과 주민 교육시설로 재탄생 될 예정이다. 도 교육청과 용인시는 지난해 5월 ‘기흥중학교 시설 활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시와 도교육청은 오는 2022년까지 실내체육관과 수영장, 지하주차장 등을 갖춘 ‘경기도 체육건강교육진흥센터 및 용인시 평생교육시설’로 탈바꿈 된다. 이를 위해 현 기흥중 본관을 제외한 급식실 등은 모두 철거될 예정이다. 마지막 졸업식을 맞은 학생들의 모습과 학교시설 등 풍경이 더욱 아련하게 다가온다. <용인신문 - 김종경 발행인>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황금 돼지해다. 돼지는 예로부터 다산(多産)과 부(富)의 상징이다. 다양한 신화를 통해 신성성을 가진 동물로도 알려져 왔다. 새해에는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아 평화와 화해의 물꼬를 튼 남북관계의 비약적 발전을 기대해본다. 아울러 침체된 국내 경제의 활성화는 물론 부의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가정에도 부와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용인신문 -김종경 발행인>
김종경(본지 발행인)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해이다. 지난해 무술년(戊戌年)에는 다양한 뉴스가 쏟아졌다. 남북정상회담이 세 번이나 열리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까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까지 치솟았다. 먹고사는 것은 팍팍했지만 연일 쏟아지는 남북평화가 목전에 다다랐다는 기사는 안 먹어도 배가 부른 흐뭇한 소식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성 기사가 쏟아질 때만해도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27일 남북은 북한지역의 판문역에서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 그 광경을 보며 김빠진 맥주를 먹는 기분이었다. 남북평화 정착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 한해가 마감되고 새로운 새해를 맞으면서 공허한 심정을 떨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총론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각론으로 들어가면 알맹이가 없다. 높은 지지율에 취해서인지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각료들의 모습을 보면 진정성이 없다. 한국경제는 대통령이 잘 해서 살릴 수 없다는 것쯤은 국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다. 북핵문제는 미국의 결심이 없으면 절대 해결
해삼海蔘의 땅 글 사진 이상엽/작가 블라디보스토크는 변방이다. 그래도 장점은 있다. 이곳은 극동의 유럽이라 할 만큼 슬라브계 러시아인들이 주류이고 서구적인 교양과 합리적인 사고가 흐른다. 게다가 묘하게 아시아적인 규율과 예절이 몸에 배어있다. 도시 주변 환경도 좋다. 특별하게 오염을 일으킬 산업도 존재하지 않고 바다와 내지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요건 중에 사람이 살기 좋다는 자연지리적인 장점이 모여 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이 서쪽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동쪽의 블라디보스토크라고 자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옛 이름은 해삼위(海蔘威). 풀어 말하면 해삼이 나는 곳이라는 것인데, 해삼은 바다의 ‘삼’이니 오래전부터 한반도 북부와 연해주 지역의 ‘인삼’을 비유한 것이다. 해삼은 오래전부터 인류의 구황식품으로 쓰인 것인데, 일본학자 쓰루미 요시유키는 그의 저서 ‘해삼의 눈’에서 한반도 북부 함경도 지역과 연해주의 퉁구스족들이 가장 먼저 해삼을 먹었다고 이야기 한다. 아마도 블라디보스트크의 옛 이름 해삼위는 여기서 연유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 주민은 유럽계 러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우크라이나인·우데게이족·오로치족·나나이족
물류창고 이수명 우리는 물류창고에서 만났지 창고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차려입고 느리고 섞이지 않는 말을 하느라 호흡을 다 써버렸지 물건들은 널리 알려졌지 판매는 끊임없이 증가했지 창고 안에서 우리들은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갔다가 거기서 다시 다른 방향으로 갔다가 돌아오곤 했지 갔던 곳을 또 가기도 했어 무얼 끌어내리려는 건 아니었어 그냥 담당자처럼 걸어다녔지 바지 주머니엔 볼펜과 폰이 꽂혀 있었고 전화를 받느라 구석에 서 있곤 했는데 그런 땐 꼼짝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 (.......) 창고를 빠져나가기 전에 정숙을 떠올리고 누군가 입을 다물기 시작한다 누군가 그것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조금씩 잠잠해지다가 더 계속계속 잠담해지다가 이윽고 우리는 어느 순간 완전히 잠잠해질 수 있었다 이수명에게 ‘물류창고’는 심리적 폐쇄공간이며 사회현상의 축소판이다. 그곳에서 노동을 하는 사람은, 다시 말하면 산더미같은 물건을 분류하고 정리하고 입고하고 출고하는 일을 하는 담당자는 창고를 방문하고 있는 일군의 국외자들에게 무관심하다. 세상의 이치다. 누구나 자신의 일에 몰두하며 생을 이끌어간다. 세상을 기웃거리지 않
<용인신문>
자왈(子曰), 민가사유지(民可使由之) 불가사지지(不可使知之). 논어 태백편에서 공자는 말한다. 백성은 말미암게 할 수는 있으나 알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 이 문장은 실로 많은 해석이 가능하고, 또 그만큼 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식음을 전폐해 가면서 만큼의 따질 일도 아니다. 백성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냥 잘사는 것. 그게 전부다. 잘살고 못사는 것에 대한 철학적이거나 사변적 이유를 아는 것은 필요치 않다는 말이다. 논어에서 드물게 보는 도가적 자연주의의 논조 속에서 해석 될 수 있는 유일한 문장이다. 여기서 저 유명한 소이연(所以然)이 나온다. 백성은 당연한 도리(道理)에 따르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이치의 소이연(所以然) ‘까닭’을 알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소이연에 관한 논쟁은 기명언과 퇴계의 사칠논변(四七論辨)으로 압축되는데 하서 김인후(金麟厚)를 만나는데서 시작된다. 기명언(奇明彦) ‘기대승(奇大升)’은 1558년 문과에 응시하기 위하여 서울로 가던 중 하서를 만나 태극설(太極說)을 논하다가 퇴계에 까지 불똥이 튀어 1559년부터 1566년까지 장장 8년에 걸친 논쟁으로 조선 유학사에 획을 긋는다. 그렇
촛불혁명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 반을 넘어섰다. 올해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무드가 절정에 이르렀다. 3차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대로 남북은 적대관계 해소, 민족관계 균형적 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이산가족 문제 해결, 다양한 분야의 협력‧ 교류 추진 등이 현실화 되고 있다. 용인시에도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민선시장을 비롯한 지방의회 구성원이 대폭 물갈이 되었다. 그만큼 시민들은 변화와 개혁을 갈망했던 것이리라. 아직은 선거후유증 때문인지 시정이 어수선한 느낌이다. 하지만 3000여 공직자와 100만 시민 모두 지혜롭게 극복해서 용인시를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해를 떠나보내며 본지 애독자들에게도 2019년의 새로운 희망과 기운이 넘쳐나길 기원한다. <글/사진: 김종경><용인신문>
동서고금을 무론(毋論)하고 권력에는 늘 보복이 따른다. 물론 권력을 잡은 쪽에서는 “정치적 보복은 없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당하는 쪽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다. 권력을 이보다 더 명징하게 정곡을 찌른 말이 또 있을까. 권력에도 유통기한은 있다는 말이다. 본래 정치란 국민을 보호하고 잘먹고 잘살게 하며 더 나아가 맘 편하게 해주는 행위이다. 옛날 고리짝 아마도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쯤에 땅을 때리며 노는 늙은이들의 세월 좋은 노랫가락이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후대 사람이 이를 그대로 적어 전하길 격양가(擊壤歌)라 했다. 해 뜨면 일하고(일출이작日出而作), 해 지면 잠자고(일입이식日入而息), 목마르면 우물파고(착정이음鑿井而飮), 배고프면 밭 갈아 먹으니(경전이식耕田而食) 임금의 힘인들(제력우帝力于) 내게 쓸모가 있으랴(아하유재我何有哉). 내 집에서 우물 파는데 허가 받을 일도 없고, 농사를 지은들 세금 낼 것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른바 함포고복(含哺鼓腹)의 삶이다. 길바닥에 드러누워 한 손으로는 배를 두드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땅바닥을 토닥이며 흥얼거리는 일이다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34 자연의 위대한 연결망에 대하여 나무의 노래 ◎ 저자: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 출판사 : 에이도스 / 정가 : 8,500원 한해가 저물고 있다. 연초의 확고했던 결심과 달리 이쯤이면 길 잃은 것처럼 불안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온다.자연의 일부로 살고 있는 아마존의 와오라니족은 숲에서 길을 잃으면 케이폭나무를 두드린다. 판근을 두드리면 줄기 전체가 진동하는데 이 묵직한 소리로 친구와 가족을 부른단다. 사냥꾼과 전사도 나무를 두드려 원정의 성공을 알린다. 이들의 창조 설화에 케이폭나무가 생명수로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나무의 노래’가 우리의 삶을 구원해주진 못하겠지만 작은 위안은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의 작가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의 두 번째 자연의 이야기. ‘우리 시대 최상급 자연문학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그의 과학적 탐구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과 시적 감수성이 찬탄을 자아낸다. 그는 머리말에서 ‘호메로스 시대 그리스에서 클레오스는 노래로 불렸다. 개인의 삶에 대한 평가와 기억은 공기의 진동에 담겼다. 따라서 듣는다는 것은 오래 남는 것을 아는 것’이라 했다. 뭔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