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22일 숙환으로 별세한 강민 시인의 장례식이 문인장(文人葬)으로 치러진다. 문인장의 공동위원장은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 한국펜클럽 이사장이 맡았다. 장례는 24일 오전 9시 30분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층이다.
[용인신문] ‘걸어다니는 한국문단사’라 불리는 강민(본명 성철聲哲) 시인이 노환으로세상을 떠났다. 향년 86세. 강민 시인은 1933년 서울에서 태어나 공군사관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중퇴하고, 이후 『학원』 『주부생활』 등의 잡지사를 비롯한 출판계에서 근무했다.1963년 김수영, 신동문, 고은 시인 등과 함께 시동인 ‘현실’을 결성해 현실을 직시하는 창작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현 한국작가회의) 결성에도 적극 참여한 이래원로로 활발히 활동하며 많은 문인들과 교류해왔다. 강 시인은 1962년 『자유문학』에 시 「노래」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1963년 시 동인지 『현실』 과 드라마 동인 '네오 드라마'에 참여했다. 시집으로『물은 하나 되어 흐르네』 『기다림에도 색깔이 있나보다』 『미로(迷路)에서』 『외포리의 갈매기』, 공동시화집 『꽃, 파도, 세월』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 동국문학인상, 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마지막으로 올해 2월엔 시선집 『백두에 머리를 두고』(창비)를출간했다. 시선집 『백두에 머리를 두고』를 기획한 원로 문학평론가 염무웅 씨는 발문에서강 시인의 삶과 시세계를 지사적(志士的) 심성을 늘 간직하고 살아온
내 안의 저녁 풍경 노향림 배밭 너머 멀리 저녁 구름이 걸렸다 필라멘트 불빛처럼 역광이 구름 틈새로 새나오고 당신은 아직도 바다를 행해 앉아 있다 등 돌려 텅 빈 독처럼 앉아 있는 당신에게 시간은 저녁을 가득하게 퍼 담고 있어 하얗게 지는 배꽃들이 당신의 발등과 무릎 어깨 머리 위로 마구 떨어진다 바다 위에서는 새들이 한쪽 발을 들고 머리를 주억거린다 그들이 이따금 모래톱을 물고 나는 사이 떠돌던 당신 마음은 어떤 빛일까 밤은 저만치 젖은 날개 터는 소리로 파도 위로 걸어오고 그렇게 당신은 오래도록 생각에 묻힌다 노향림의 저녁 풍경은 당신과 바다와 배꽃 지는 일몰의 쓸쓸하고 아득한 풍경이다. 당신은 등 돌려 텅 빈 독처럼 아직도 바다를 행해 앉아 있다.‘아직도’라는 표현으로 보아 당신은 아까부터 아니면, 더 오래 전부터 바다를 향해 미동도 없이 앉아 어떤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모습이 그녀의 마음의 풍경이라는데 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그녀를 등 뒤에 두고 먼 바다를 보고 있는 당신이 있고, 정처없이 떠돌던 당신 마음은 어떤 빛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바다를 행해 앉아 있는 당신의 발등과 무릎과 어깨와 머리 위로 마구 떨어지는 배꽃, 그
[용인신문]
[용인신문]지난 호 용인신문 1면에 <용인 사법서비스 사각지대 언제까지?>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수원지방법원 용인지원 신설 여론이 확산중이라는 내용으로 본안 사건이나 인구 비율로만 보면 정말 무색한 ‘역 차별’임을 강조한 기사였다. 보도 직후 19대부터 20대 국회까지 이 법안을 제안했던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용인을) 국회의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김 의원은 “엄밀히 말하면 19대 국회 때는 소위까지 거의 통과됐었다”면서 “20대에는 수원고등법원이 생긴 후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오히려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보도내용처럼 지방법원이 들어오면 검찰청까지 들어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용인시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보도내용처럼 용인시와 면적이 비슷한 서울시에는 지방법원이 몇 개나 된다. 따라서 수원지방법원이나 수원고등법원과의 거리를 이유로 규모가 작은 ‘용인지원’설치마저 반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앞서 보도처럼 현재 용인시 인구는 약 106만명으로 총 40개 지원의 평균 관할 인구인 50만 명의 2배가 넘는다. 또한 수원지법 본원의 사건 수와 인구비율을 기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49 한밤중, 도깨비와 통쾌한 씨름 한 판! 청기와주유소 씨름 기담 ◎ 저자 : 정세랑 / 출판사 : 창비/ 정가 : 8,800원 “2019년 책 한권도 안 읽은 여러분, 반갑습니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가 독서 포기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새로운 소설 읽기 프로젝트”로 기획된 시리즈 중 첫 번째 선보인 작품은 정세랑 작가의 경쾌하고 기묘한 이야기. 문학성이 뛰어난, 그러면서도 “요즘 감성”이 담겨있다. 짧고 임팩트가 있는 스토리에 만화책을 연상시키는 생동감 넘치는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책 읽는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이야기에 푹 빠질 수 있게 하기에 충분하다. “열 살이 되기 전에 이미 60킬로를 넘어”버린, 그리하여 할 거라곤 씨름밖에 없었으나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끝나버린 전직 씨름 선수의 인생 역전을 위한 씨름 한 판! 올해 책 한권도 안 읽은 사람뿐만 아니라 책 꽤나 읽는다는 사람도 이 신나는 이야기 한 판에 여름밤의 열기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주유소 알바로 희망 없는 삶을 무력하게 이어가는, 실패한 씨름 선수인 주인공은 주유소 점장으로부터 이상한 제안을 받게 된다. 도깨비와 씨름 대
산자락 옆 새 둥지처럼 우묵한 곳에 자리 잡은 2층짜리 전원주택 1층에 차고지와 갤러리 남편 경기대 초빙교수·아내는 관장 찰떡궁합 소박한 작업실 꿈 움터 지금의 집으로 결실 [용인신문]용인시 면적은 591.32㎢로 서울특별시와 비슷하다. 반면, 인구는 106만 명으로 1/10수준이다. 약 40만 세대의 시민들이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난 20년간 용인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주거 문화다. 아파트가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자초하기도 했다. 그런데 탈 아파트를 감행, 새로운 삶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는 전원주택에 산다’에서는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추천, 또는 자발적 지원도 환영한다. <편집자 주> 길을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고기동의 ‘아트스페이스 류’.큰 길에서 바로 보이지 않아 숨어있는 듯한 집. 카페인지 갤러리인지 몰라서 무조건 들어가 봤던 곳인데, 화가이면서 집주인인 유영미 관장의 유쾌한 안내에 이끌렸다. 첫날은 둘러만 봤고, 두 번째 방문 때 비로소 화가 부부인 유영미(53)·유중희(54) 작가를 만났다. 산자락 옆에 새 둥지처럼 우묵한 곳에 자리 잡은 2층짜리전원주택이 예사롭지
[용인신문]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의 경제도발로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용인시 원삼면 죽능리 3대 독립운동 가족사를 담은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의 마지막 증언’(북앤스토리·비매품)이 책으로 나왔다. 현재 급성뇌경색으로 중앙보훈병원에 입원중인 오희옥 지사(93)의 기억을 토대로 일가족의 독립운동사를 담은 이 책에는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을 비롯해 아버지 오광선 장군, 어머니 정정산 지사, 언니 오희영 지사, 형부 신송식 지사, 그리고 오희옥 지사의 독립운동 활동 내역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숙현 작가는 “한집안 3대가 독립운동에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용인의 자랑이고 우리나라의 자손심입니다. 좀 더 일찍 일가족 독립운동사를 정리하지 못한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마지막 생존자 오희옥 지사의 기억을 토대로 한권의 책을 가까스로 펴내게 됐지만, 원래 6권의 독립운동사가 나왔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박 작가는 “자료의 한계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집필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이렇게라도 한권의 책을 엮는 것이 영웅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기 때문”이라며 “자료가 있는 곳은 어디든 갔으며
[용인신문] 내가 대학에서 퇴임한 것이 작년 2월 말이었다. 아침 9시쯤 일어나 자료와 연구서를 읽고 글을 쓴다. 어둠이 아파트 단지에 내리면 밖으로 나와 1시간 10분 가량 걷기운동을 한다. 집으로 돌아와 씻고 저녁 9시부터 새벽 2∼3시까지 글을 쓰고 잠자리에 든다. 단순화 한 생활 속에서 동백택지개발지구를 벗어나는 날은 내가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가 출판 기획을 봐주는 날과 한 달에 두 번 정도 이동읍에 있는 텃밭에 나가 농작물을 가꾸는 날이다. 내가 이십여 년 전 용인시로 이사와 처음에 이삿짐을 푼 곳은 이동읍의 농촌 마을에 있는 아파트였다. 그곳에 살 때 채소 농사를 주로 짓는 농민이 주선해준 텃밭에서 농작물을 가꾸는 일을 내가 동백택지개발지구로 이사를 온 후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 8월 하순 용인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종묘사에서 배추 모종을 100포기 사서 미리 축분과 복합비료를 뿌려 놓은 밭에 심었다. 배추 모종을 심은 뒤 가뭄이 계속되었다. 축 늘어진 호박잎들이 차창으로 쓰러졌다. 버스에서 내려 슈퍼에서 생수를 3병 사들고 텃밭으로 갔다. 배추들이 모두 시들시들하였다. “오래간만이요.” 지나가던 농민이 말했다. “가물
[용인신문]무오사화 때 김종직의 문도(門徒)라는 이유로 44세 나이에 곤장을 맞는 장형 80대에 처해진 뒤 평안도 희천(熙川)땅에 유배(실록연산4년 1498년 7월19일)되었다가 갑자사화로 유배지에서 참수당한 후 죽은 몸, 즉 시체인 상태로 순천의 저자거리인 철물시(鐵物市)로 이거(移居)된 후 다시 사지가 찢겨 효수된 인물이 한훤당(寒暄堂) 김굉필이다<실록연산10년 1504년 10월 7일>. (김굉필은 아호가 없으며 한원당은 그가 공부하던 처가 옆에 지은 글방의 당호다.) 그야말로 멸문지화 정도가 아니라 집안이 멸절된 것이다. 그런데 106년 후 멸문의 극형을 당하고도 스승 김종직도 성취하지 못한 반전을 했는데 1610년 광해2년 9월 4일에 정여창(鄭汝昌)· 조광조(趙光祖)· 이언적(李彦迪)· 이황(李滉) 등과 함께 이조오현(五賢)으로 수현 되면서 동방18현으로 동배향 제3위문경공(文敬公)으로 문묘에 종사된 것이다. 세조8년 1462년 무과로 등과한 무인 김유는 쌍둥이 김굉필 형제를 포함 13명의 자녀를 뒀으나 모두 어려서 단명(?)하고 김굉필만 독자로 자란 탓에 천지분간 못하는 안하무인격이다. 그를 잡아준 인물이 21세 때 만난 스승 김종직이다
[용인신문]일상적인 서정의 삶을 노래하던 옥빈 시인이 새로운 분위기의 시집 『업무일지』를 실천문학사에서 펴냈다. 옥 시인은 제목에서 말하듯 삶의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보아왔던 것들을 업무일지 형식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시집은 점점 사라져가는 현장 참여시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는 신서정 리얼리즘이기도 하다. 시인은 공구와 기계장비와 기계 부품들과 따뜻한 대화를 나눈다. 이를 통해 세상살이의 원리와 살림살이의 이치를 함께 구현하고, 서로를 긍정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1부 「출근」, 2부 「점심시간」, 3부 「출장」, 4부 「퇴근」으로 구성된 이 시집에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업무현장에서 함께 한 공구와 기계들과의 삶을 총 60편에 담고 있다. 축의 중심을 잡는 일이나/ 안아주고 지탱해주는 하우징처럼/ 사랑의 시작은 뭉클하다// 틈새가 벌어지는 일/ 둥글게 부대끼며 사는 동안/ 닳아진 볼처럼/ 사랑도 나이를 먹는다// 속이 거북해진 날들이 더해가며/ 토해내었던 각혈처럼/ 사랑도 아플 때가 있다// 축에 베어링을 맞추고/ 하우징을 조립한다/ 이 몸살 같은 사랑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베어링을 갈며」, 전문) 권덕하 시인은 해설에서 “도구와 기계의
[용인신문] 한동안 마른 장마와 가뭄으로 애를 태우던 중부지방에 지난 주 2~3일간 장마비가 내렸다. 장마가 물러가면서 다시 폭염주의보와 열대야 등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장마철 직전처인구 삼가동 아파트 놀이터 분수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