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동방에 정기모여 수려한 조국~ 그 중에도 산수 좋은 용인 내~고향”으로 시작되는 용인애향가를 알고, 부를 수 있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의 청년시절까지만 해도 관공서의 공식 행사는 물론 의기 투합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불렀었다. 아무튼 멸오(滅烏)~구성(駒城)~거서(巨桼)~용구(龍駒)를 거쳐 조선에 이르러 오늘의 이름을 얻은 용인(龍仁)은 말 그대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고장이다. 따라서 발길 닿는 곳곳에는 아직도 그 흔적과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찌하다 2017년 문학지를 통해 등단을 하고 그 다음 해에 출간한 시집 ‘열매’를 통해서 나는 Chapter 하나를 할애, 12편의 시를 수록하며 나만의 특별한 ‘용인애향가’를 불렀다. 우리고장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자랑거리를 끄집어내어 보았는데 아름답고 정제된 시어,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그 가사를 채우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소개해본다. 제목 ‘김량장’의 일부이다. “눈을 감으면 보입니다./ 저기 부아산負兒山 자락과/ 석성산石城山 줄기가 만나는 메주고개 넘어 시오리길/ 논과 밭 어우러진 들판사이/ 옹기종기 다정한
[용인신문] 21대 총선이 환희와 아쉬움 속에 마무리 됐다. 그 결과에 대한 의미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지만 우리 용인 4개 선거구의 새로운 동량(棟梁)이 국민들의 기대감과 주문 속에 저마다의 포부를 가슴에 새기며 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미증유의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들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줘야 하고, 이에 부응해서 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국민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국민들의 다양한 소리에 경청하시고, 소신껏 일하셨으면 한다. 정말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되기에 국회의 참 모습을 그려보면서 소시민인 필부가 몇 가지 바램을 제시해 본다. 첫째로, 용인지역의 지역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일과 국가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 대해선 구존동리의 자세로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을 초월해서 항상 네분이 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임기 동안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나 목소리만 큰 정치인이 아니라, 욕을 먹더라도 좀더 멀리 내다보고 현안에 대해 늘 연구하시면서 입법활동도 많이 하셨으면 한다. 우
[용인신문]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된 가운데 4.15 총선이 치러졌다. 선거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하였고 집권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선거 결과를 놓고 여러 분석이 있지만 유권자는 위기상황을 잘 마무리 하라는 뜻에서 집권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보면 민주당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신임을 보낸 것이다. 경제도 어렵고 여러모로 여권이 불리했던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가 정당투표를 했다는 것은 코로나 사태에서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열린 리더십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 남은 임기 남북교류·한반도 평화 박차를 사실상 중간 평가적인 성격의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압도적인 안정의석을 확보한 것은 보다 자신감 있게 국정을 운영하라는 시그널이라 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콘텐츠는 대북문제에 진보적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것이다. 미국의 견제로 목표했던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일관되었다. 사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은 문 정부의 입장에서는 후순위적인 과제였다 해도 틀리지 않았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중 최선을 다할 부문은 남북교류의 활성화가 되
[용인신문]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과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났다. 범여권이 190석vs110석으로 승리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내 국정 장악 능력은 더욱 곤고해졌다. 기자는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당을 ‘좀비’에 비유했던 당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말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의 전면적 해체를 통한 ‘환골탈태’를 주장했다. 창조를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하다고 했고, 대의를 위해서 ‘인적 쇄신’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당시엔 여야 모두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지만, 막상 공천 과정과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미래통합당의 행태는 부끄러운 민낯 그 이상이었다. 선거 막판까지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막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의석을 많이 받으면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망발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이 문 대통령 탄핵과 정권심판을 부르짖을 때 야당 후보들의 얼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걸 보았고, 거듭된 막말을 통해서는 그 대상자가 바로 국민과 유권자였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표심의 반격을 했던 것이다.
[용인신문] 7일 저녁부터 8일 새벽까지 뜬 ‘슈퍼문’이다. 일명 ‘핑크문’으로도 불린다. 올해 보름달 중 가장 크게 보이는 슈퍼문 현상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때와 보름달이 뜨는 시기가 겹치는 근지점 삭망(perigee syzygy) 때문에 생긴다. 평소 볼 수 있는 보름달보다 10~15% 가량 더 크게 보인다고 한다. 두 번째 사진은 다중노출 촬영. <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둘째 딸이 지난 달 20일 입국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우리는 공항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남편이 홀로 픽업을 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짐을 베란다로 보내고 소독스프레이를 뿌렸다. 화장실도 분리해야 해서 안방을 녀석에게 내주었다. 공항을 다녀온 남편은 재택근무를 신청했고 집을 떠나 회사 숙소에 홀로 격리 되었다. 필자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부터 아예 외출을 안했지만 불편함을 몰랐다. 그러나 가족이 각자 방에 처박혀 지내는 일은 너무 답답하고 피곤했다. 오랜만에 만나 자식을 포옹도 못하고 방에 가둔 채 밥을 넣어주는 일은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곧 노동이 되었다. 밥을 차려 문 앞에 놓고, 빈 그릇을 받아 치우다 보니 몸이 쑤셔오고 목이 아파오고 겁이나 매일 체온을 체크했다. 집에 와서 한국음식을 공짜로 먹게 된 녀석은 신나서 수많은 음식들을 요청했다. 게다가 찬물, 뜨거운 물, 커피, 과자 등등 주문사항이 끝이 없었다. 한 사람을 시중드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내가 갇힌 것도 아닌데 집이 감옥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쓸고 닦고 평소보다 더 깨끗이 식기들은 소독하고 빨래도
[용인신문] 용인시 선거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용인갑선거구는 이우현 전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 공석인 상태다. 용인정과 용인병 역시 표창원‧ 한선교 의원의 불출마로 신인들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 용인을선거구만 김민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용인시 선거구의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메이저 언론들은 용인정선거구만 이슈 지역으로 꼽는다. 그건 지역 사정을 전혀 몰라서다. 정선거구야말로 지역이슈가 가장 없는 곳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선거구 탓이기도 하지만, 무주공산이니 공약(空約)을 남발하기도 딱 좋은 곳이다. 전‧ 현직 용인시장들도 인구 8만 명인 동백지구를 포함한 용인정에 각별한 러브콜을 보내왔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인재영입 1호였던 표창원 의원을 출마시켜 당선시킨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의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동백지구는 애당초 상업지구 분석 오류로 실패한 미니신도시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곳을 광교신도시급 수준으로 도시재생을 꿈꾸려다보니 정치인이나 유권자들 모두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실제 4대 지방선거 때마다 도지사는 물론 용인시장과 시‧도의원들까지 동백지구 유권자들
[용인신문] 4·15총선 공식선거운동이 한창이다. 지난 2일부터 13일 간 치러지는 선거전은 코로나19 사태로 예년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유권자들은 선관위 주최의 방송토론회나 지역언론 보도, 선거벽보와 공보물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이번 선거는 비례정당 투표도 복잡한 양상이라 표심읽기가 쉽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세우려면 유권자들의 냉철한 표의 심판 뿐이다. 사진은 지난 2일, 기흥구 강남마을에서 회차 대기중이던 마을버스 기사 한명이 마스크를 쓴 채 ‘용인을 선거구’ 출마자들의 선거 벽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하면서 지난 29일 현재 전 세계 감염자가 60만 명을 넘었다. 이중 8만 명을 넘긴 중국은 안정세지만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확진자수가 더 많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1만 명에서 7만 명 내의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는 스페인, 독일, 이란,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이다. 9000명을 넘긴 한국의 확진자수는 열 번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전세계 사망자수는 3만 명을 돌파했다. 이중 절반 수준으로 1만명을 넘긴 곳은 이탈리아다. 스페인이 5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100명대의 낮은 치사율을 유지해 방역과 치료 모두 모범국으로 꼽히고 있다. 물론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역사회 2, 3차 감염과 해외 유입 확진자 증가는 여전히 숙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G20(주요 20개국) 정상들과 특별화상정상회의를 개최했다. 각국 정상들에게 화상 전화를 연결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던 것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와 IT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자가격리‧자기진단 앱 등 한국 정부의 남다른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구체적으
[용인신문] 코로나 19’로 전 세계인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나 역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집 에서 격리 아닌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집안의 물건들이 눈에 들어온다. 간만에 대청소를 한다. 다람쥐가 먹이 숨겨 놓듯 집안 구석구석 물건을 참 많이도 숨겨 두었다. 내친 김에 베란다 창고문도 활짝 열었다. 꽉꽉 밀어 넣었던 물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 마지막으로 배가 볼록한 A4 파일 하나가 툭 떨어졌다. 파일을 들춰보니 가족과 나들이 갔던 곳의 팸플릿과 입장권을 모아둔 것이다. 유독 용인과 관련된 자료가 많다. 그러고 보니 용인에 뿌리 내린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어간다. 용인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만날수록 정이 가는 친구 같은 곳이다. 우선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들과 찾기 좋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다. 이영미술관에서 하는 닥종이 인형전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이가 구두닦이 소년 인형 앞에 앉아 한참을 쳐다보더니 자기 호주머니에 있던 전 재산, 천 원을 꺼내 소년의 호주머니에 넣었다. 내 손을 잡고 전시장을 나가면서도 자꾸 소년을 뒤돌아보았다. 한국미술관 갔을 때의 일이다. 그날 아이가 그림일기를 썼다. ‘미술관이 작아 처음엔 실망했지만 조각가
[용인신문] 정부는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인들에 대한 마스크 공급방식을 일원화시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의료기관 공적 판매기관을 맡은 3개 마스크 제조사와 조달청을 통해 일괄 계약 체결 후 대한병원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4개 협회를 통해 1장당 1000원씩 판매, 배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용인시의사협회에서 매 5일마다 용인지역 500여 의원급 병원으로 배분할 마스크 묶음을 준비하는 장면이다. <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은 ‘예기禮記’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수‘首’는 ‘머리 수’자인데 여기서는 동사로 쓰여 ‘머리를 둔다. 머리를 향한다’는 뜻이다. 곧 ‘언덕으로 머리를 두는 첫 마음’이란 뜻이다. 옛날 전설에 ‘여우는 죽을 때 옛날 태어나 놀던 산언덕으로 머리를 향하고 죽는다’고 하여 고향을 그리는 심정을 나타냈다. 그래서 ‘고향 언덕으로 머리를 두는 처음의 마음’이란 뜻이다. 곧 애향지심愛鄕之心으로 고향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이 깃들어져 있다. 하찮은 여우도 죽을 땐 고향을 그리는 처음의 한결 같은 애향심을 가지고 죽거늘, 하물며 사람에게서랴? 사람도 누구나 고향이 있고, 그 고향을 그리워하며 그 고향에 가고 싶고, 그 고향에 가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고향을 두고서도 가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는가? 이산가족의 대부분은 고향을 못가는 사람들로 그 고향 생각이 간절함은 애향의 노래로 달래볼 것이다. 나도 애향심·수구초심에 젖어 그동안 모아왔던 족보들을 고향에 기증하기로 했다. 그러나 ‘누울 자리보고, 다리 뻗어라’고 때가 익어가야 되는 법인데, 독촉에 못 이겨 장소도 없이 책을 덜렁 내 놓은 것이 잘못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