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못다 한 설움을 토해내듯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속이 타서 까맣게 변해버린 농부들의 마음을 알고나 있는지 긴 장마는 그칠 줄 모른다. 우리 동네는 저수지가 세 개나 있다. 동네를 둘러 쌓고 있어 많은 비가 내리면 주민들 모두가 불안해한다. 30년 전 겪었던 그때 일들이 생각나서 그럴 것이다. 원주민이 많아 지금도 그때 일을 비 오는 날이면 자주 하곤 한다. 오랜 염원이었던 새집을 짓고, 살림살이가 들어가던 날이었다. 들뜬 마음으로 가구며 부엌살림을 정리하고 있는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양동이로 퍼붓는 것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내리는 비는 순식간에 농경지를 휩쓸어서 갔고 낮은 지역 주민들은 집들이 물에 잠겨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다. 물바다가 되어버린 동네는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인명피해도 컸다. 한집에 두 아이가 흙 속에 묻혀 생명을 잃고 서해에서 시신을 건져 오기도 했다. 그때 초등학교 5학년이던 아들 친구도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다. 무너진 토사 더미를 헤치고 미친 듯이 달려가 자식을 끌어안고 오열하던 그 아이의 엄마가 생각난다. 자식을 묻어두고 쓸쓸히 떠나던 그녀의 뒷모습이 아직도 아프다. 그런 황당
[용인신문] 용인시가 8000억 원 대의 배상금을 물어준 용인경전철. 전국에서도 이 사건을 모르는 이 거의 없을 것이다. 시 입장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건임과 동시에 가장 비싼 지방자치 수업료를 냈던 소송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용인시민 전체가 재정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감내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그 효과를 누리고 있느냐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졌던 사건은 단체장이 바뀌는 순간, 잊혀진다. 용인경전철은 이미 정상화되어 운영 중인데 왜 뒤늦게 자주 거론되는지 의구심을 가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용인경전철이야말로 용인지방자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상징물이다. 1990년대 초 용인시가 개발 교두보에 막 오르기 시작할 무렵, 우리나라는 지방분권 시대에 돌입했다. 1995년 4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 후 자치단체장이 민선으로 선출되면서 비로소 온전한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그때부터 용인시도 택지개발 붐의 중심에서 급성장했다. 그런데 심각한 후유증으로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이 교통 동맥경화 현상이었다. 그래서 민선1기 단체장이 기획한 야심작 중 하나가 전국 최초의 민자유치 경전철 사업이었다. 당시만 해도 처인구에서 기흥구나 수지구로 가
사건 본질은 8000억원 대 손실 책임자 규명과 손배소 돼야 현근택 변호사 “시에 손실 책임소재 규명 자료 요구하겠다” [용인신문] 지난 달 29일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용인경전철과 관련, 용인시를 상대로 낸 주민소송 상고심에서 원고가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 일부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소송은 용인경전철 사업 손실 책임을 묻고자 전직 시장들과 관련자들을 상대로 1조원 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토록 한 내용이다. 2005년 주민소송 제도가 도입된 뒤 지자체가 시행한 민자사업을 주민소송 대상으로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다. 주민소송을 통해 해당 사업을 진행한 전·현직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에게 배상 책임이 인정되면 지자체는 추가로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해 세금 낭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용인경전철은 시가 1조 32억 원을 투입해 2010년 6월 완공했다. 하지만, 시와 시행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서로 최소수입보장비율(MRG)등을 놓고 다툼을 벌여 2013년 4월에야 개통했다. 이때 시가 국제중재재판에서 패소, 7786억원(이자포함 8500억 여원)을 물어줬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8000억 원 대의 천문학적 혈
[용인신문] 지난 1일부터 6일 오후까지 엿새간 지속된 폭우로 인해 용인지역에서도 크고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용인지역에는 평균 41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용인지역 연 평균 강수량이 1620mm내외 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동안 내릴 비의 25%가 엿 새 만에 쏟아진 셈이다. 이번 폭우로 총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43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시는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죽전동 이마트앞 탄천.
[용인신문] ‘미옹이’를 비롯한 다섯 편의 단편 동화가 실린 『바나나 천원』이 ‘책속의책’에서 나왔다. 이정호 작가가 ‘2020년 용인시・용인문화재단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출간한 이 책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에서 겪는 소통과 관계의 어려움을 어린이답게 해결할 방법을 찾도록 이끌고 있다. 이 책 속의 주인공은 마음이 여린 아이들이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마음에는 커다란 우주가 담겨 있다. 배고픈 길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동정심, 작지만 소중한 꿈을 실현하려는 의지, 비록 표현은 잘 못하지만 옳은 걸 옳다고 굳게 믿는 마음,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 낯섦을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바꾸려는 태도가 그것이다. 작가는 소통하고 관계 맺기가 아직은 서툰 주인공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있다. 여린 듯 보이지만 단단한 속내를 가진 아이들을 응원하는 것이다.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현실의 아이들에게도 용기를 불어 넣어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정호 작가는 “이야기를 다 읽고 난 뒤 자신감이 쑥 자라나 다른 사람 앞에서도 씩씩하게 내 진심을 보여 주면 좋겠다”면서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 사이에 놓인 걸림돌을 하나둘 치우다 보면 언젠가 웃는 날이 올 것”
[용인신문] 지난밤도 잘 지냈구나! 화초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오늘 하루를 연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2주간의 거리두기, 봄의 끝자락이라도 보자며 서로를 격려하며 칩거생활로 들어간지 벌써 5개월째다. 꽃을 좋아하는 내가 제주도의 거대한 꽃밭을 갈아엎는 것을 보며, 가슴 아린 시선으로 2020년의 봄은 그렇게 훌쩍 지나갔다. 어쩌다 누군가를 만나고 오는 날이면 노파심에 2주간을 걱정으로 보내야 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노모를 만나러 가는 것조차 꺼려졌던 시간이 요즘은 서서히 풀려가고 있다. 일상화 되어버린 마스크 착용으로 입과 코 주변에 알레르기 증상까지 생겨서 평상시대로 생활하려면 후끈하게 여름다운 여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의 생명력은 바위틈에 자라는 소나무 같아서 척박하면 척박한 대로 뿌리를 내리려는 습성이 있다. 답답한 마음은 모두 같지만 시간을 아주 밝게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덩달아 환해진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쫓는 출구는 다양하다. TV방송 연에 프로에서 코드가 맞는 가수의 열정 팬이 된다든가 산행이나 반려동물 키우기 등등 각양각색 나름의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즐기는 방법을 찾
[용인신문] 용인 민선지방자치 역사의 변곡점은 2011년 즈음이다. 당시 김학규 전 시장은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준공검사를 반려했다. 이 때문에 시공사인 캐나나 봄바디어사와 계약해지까지 이어졌다. 이후 시는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시행사에게 배상금 8000억 원대를 물어주라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시는 지방채와 또 다른 부채를 끌어다가 천문학적인 돈을 갚았다. 이 지경이면 단체장에 대해 주민소환운동이 벌어졌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시의회조차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별회계를 빼면 당시 용인시 1년 예산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경전철 수요예측 실패의 책임을 묻던 김 전 시장은 기존 시행사와의 계약해지로 손실보전운임을 30년간 보전하지 않아 1조원~1조5000원 이상의 이익을 봤다고 홍보했다. 김 전 시장은 당장 눈앞의 계산에 속은 것이다. 시정 살림의 중장기 계획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처사다. 김 시장 뒤에 취임한 정찬민 전 시장 역시 재임 시절 내내 채무제로를 부르짖었다.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원리금만 8211억 원 규모였다. 결국 이 돈을 다 갚았다며 ‘채무제로화’ 선언을 했다. 하루 평균 이자만 1억 원이 넘는 상황이었으니 모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신청 패소… 용인시 수천억 배상 덤터기 봄바디어사 등 사업시행자 30년 이익금 한꺼번에 보존 최악 결과 [용인신문] 용인경전철은 용인시와 용인경량전철(주)이 공동으로 추진한 민자유치 사업이다. 용인경량전철(주)이 총 사업비의 59%를 지불하는 대신 2043년까지 30년간 관리운영권을 받는 BTO(수익형민자사업)형식이었다. 새로운 양해각서 체결로 용인경전철 운영은 2013년 개통 이후 2016년까지 최초 3년간은 (주)봄바디어 트랜스포테이숀 코리아에서 담당했다. 2016년 8월부터는 신분당선 전 구간을 위탁 운영하는 네오트랜스가 담당하기 시작했다. 민간자본 투자회사에 대한 손실금 배상 문제로 환승 할인이 되지 않았다가, 2014년 9월20일부터 수도권 전철의 운임 체계로 편입되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하지만 경전철로 인한 재정파탄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그 책임소재와 원인은 아직도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경전철 중 최초로 건설된 용인경전철(에버라인). 분당선 연장선인 기흥역에서 경전철로 환승, 전대‧에버랜드역까지를 잇는 노선이다. 1996년 시작된 경전철 사업은 2011년 4월 16일 개통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자체장인
[용인신문] 1998년, 수원시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미래 복지수원‘이라는 부제의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획을 주도한 ‘2095수원발전기획단’은 200여 회의 공식‧비공식 회의와 시민설문조사, 각계 각층의 여론 청취 등의 활동을 통해 100년 앞 수원시의 ‘미래도시기본계획안’을 만든 것이다. 당시 고 심재덕 수원시장은 인사말에서 “과거의 수원을 분석하고, 장래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2095수원발전기획단’을 창단하게 됐다”면서 “그동안 (기획단의) 열정적인 연구에 힘입어 이제 <수원미래제안>이라는 청사진이 그려졌고, 구상에서 제시된 비전과 목표는 분야별, 중‧단기 계획을 수립, 실천함으로써 수원시가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좌표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는 또 “특히 종합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시각으로 시정 전반을 전망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수원시는 공직자 3000여 명에 인구는 80만 명이었다. 그들은 도시계획전문가들과 수원시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수원 화성(華城)을 역사의 구심점으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미래의 전환점으로 삼아 수원시를 세계로
[용인신문]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지배한 지 벌써 몇 달째. 꼼꼼하게 마스크를 쓰고 밖으로 나가 아파트 단지를 걸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여름날의 더운 열기가 훅 하고 들어온다. 마스크 속에 갇힌 얼굴에선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언제나 끝나려는지 속이 답답하다. 언제 가도 울창한 숲과 시냇물이 있는 곳. 처인구 모현읍에 있는 자연휴양림이 생각났다. 짙푸른 녹음 속에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온다면 이 답답함이 조금은 가실 것 같았다. 내가 사는 용인에 이렇게 찾아 갈 수 있는 휴양림이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숲속에는 야생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편히 걸을 수 있게 만들어진 산책로 옆에는 내가 좋아하는 탐스러운 수국도 보인다. 두 갈래 길 앞에서 남편과 나는 각자 원하는 쪽으로 나눠 걷기로 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시냇물 흐르는 개울가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도 좋다. 지난 번 주말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오늘은 너무나 호젓하다. 천천히 걸으면서 간간히 보이는 사람들이 멀어져 가면 잠시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흡입했다. 울창한
도시기본계획에 용인 역사상 가장 큰 개발·투자 프로젝트 조차 외면 처인지역 토지이용 중복규제 균형발전 족쇄… 주택재개발도 표류 [용인신문] 용인시는 1996년 3월 도‧농 복합도시(시승격)로 출범하면서 2001년 최초로 ‘2016용인도시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때 2016년 계획인구(=상주인구)는 85만 명이다. 하지만 2016년 8월, 실제 인구수는 100만 명을 넘었다. 전국 지자체 중 4번째로 100만 대도시가 된 것이다. 용인시는 10년간 인구증가율이 연평균 4.1%였다. 도시가 그만큼 역동적임을 의미한다. 용인시는 광역교통망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 및 투자사업이 타 지자체보다 많다. 또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 등 외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 따라서 도시기본계획을 용인시 맘대로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불과 2년 전 수립된 ‘2035도시기본계획’을 보면 2020년 인구수 예측조차 틀렸다. 2020년 5월 현재, 시 인구는 108만 9000명으로 예측치보다 8만여 명이나 적다. 뿐만 아니라 시 지도를 바꿔 놓는 대규모 투자개발 사업조차 언급은커녕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의 효용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재정비사업을 통
정찬민 의원 “10명 중 8명 신축이전 원해” 여론조사결과 발표 백군기 시장 기존 터미널 부지 재건축 계획 변경할지에 주목 공용터미널은 도시의 관문… 미래지향적 백년대계 결단 절실 [용인신문] 인구 110만 명에 육박하는 용인시의 공용버스터미널은 아직도 70~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터미널은 도시의 관문이다. 같은 자치단체임에도 기흥구와 수지구에 생긴 기흥역과 죽전역은 전철역임에도 거대한 도시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죽전역과 기흥역사는 용인시 의지와 무관하게 정부와 민간업체들이 뛰어들어 역세권 개발사업 명목으로 복합쇼핑몰까지 조성하게 됐다. 용인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죽전역), AK백화점(기흥역) 등이 입점한 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인구는 경전철 역세권 개발도 못 했고, 그나마 기대했던 터미널 신축이전마저 시장이 바뀌면서 백지화된 상태다. 처인구는 20여 년째 구청 신축이전과 역삼지구 개발에 발목이 묶인 가운데 터미널 신축이전마저 백지화 됐다. 농촌 지역이면서 도심조차 슬럼화 중인 처인구 입장에서 볼 때 이들 주요 사업은 극단의 심폐소생술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 10명 중 8명 터미널 신축이전 찬성 이런 상황에서 용인 공용버스터미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