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 살이 10년 차, ‘살이’라는 말이 참 좋다. “커피 마실래요?” 아이를 유치원 보내고 돌아서는데 누군가 부른다. 벚꽃이 활짝 핀 날, 우리는 종이컵에 담긴 달콤한 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처음 이웃과 소통의 매개가 되었던 믹서 커피. 커피 향이 벚꽃만큼 진했던 날이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던 나에게 다가와 준 친구의 다정함은 4월 만개한 벚꽃 같았다. 지금도 간간이 안부를 묻고, 연중행사로 얼굴을 마주하는 친구다. 아이들과 함께 자란 너와 나는 어느덧 쉰이라는 나이에 서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본다. 커피는 사람의 관계를 확장해나가는 행복 바이러스의 원형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혼자서 마시는 커피는 외로움을 도닥여 주고, 친구를 부르게 만들고, 이웃을 만들어 주니깐. 히힛. 새순 돋듯 별들이 고개를 내미는 초저녁이 되면, 나는 보정카페거리 속으로 들어선다. 이곳은 나에게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커피 향이 섞여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아늑함과 그리움이 뒤섞인 시간의 공간.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누군가가 보고 싶을 때, 하얀 여백을 만들어 내는 너희를 만나고 싶을 때, 내 안의 나를 마주하고 싶을 때 보정
[용인신문] 한동안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경기도와 용인시가 지급한 재난기본소득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재래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하지만 생활방역으로 전환 되던 지난 6일, 용인 66번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 당국을 비롯한 용인시가 당혹감과 함께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사진은 지난 4월부터 지역화폐 사용으로 장날이 아닌 평상시에도 붐비기 시작한 용인 중앙시장. <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이재명 지사는 최근 “재난기본소득이 경제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명절 같다. 북적댄다, 동네를 재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확인한 용인 재래시장을 비롯한 골목상권에서도 여느 때와 달리 북적대는 걸 보면 맞다. 이재명표 재난지원금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와 지지를 보낸다. 이 지사가 경기도민 전체에게 10만 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할 때 만해도 파격이었다. 4.15총선까지 겹쳐 경제살리기 논란과 포퓰리즘 논쟁으로도 이어졌으나 불과 3주 만에 경기회복 조짐이 각종 통계로 확인됐고, 골목상권이 살아나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이재명표 재난지원금은 설계부터 남달랐다. 인터넷 쇼핑이나 대형쇼핑몰에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대신 연 매출 10억 원 이하의 우리 동네 가게와 상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기간 내에 소비하지 않으면 소멸하기 때문에 소비촉진 효과도 있다. 게다가 평소 인터넷 쇼핑이나 대형쇼핑몰을 찾던 사람들이 재래시장이나 동네 골목 안까지 몰려 들다 보니 ‘경기회복’과 ‘공동체 회복’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도 나타났다. 통계에서도 경기회복 징표가 확실히 보였다. 경
[용인신문] 정찬민 국회의원 당선자가 제시했던 공약 중 ‘용인버스터미널 종합운동장 이전추진’ 여론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이 공약은 전직 시장이었던 정 당선자가 재임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백군기 시장 취임 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기존 터미널 부지에 100억 원을 투입, 신축하겠다는 계획안으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오피니언리더들까지 이전의 당위성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막상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자 잠잠해졌다. 그런데 처인구 지역인 용인갑선거구에 출마한 정 당선자가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또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이다. 문제는 백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정 당선자는 미래통합당 소속이란 점이다. 게다가 지난 시장선거에서 정 당선자가 경쟁후보였으니 정치적 부담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백 시장 입장에서는 경쟁자였던 정 당선자가 자연스럽게 국회로 갔으니 정치 셈법은 바뀔 수도 있다. 백 시장이 재선 가도를 위해서라면 전략을 수정, 버스터미널 이전 문제를 재공론화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자도 수차례 주장했던 것처럼 용인버스터미널은 사통팔달로 교통허브를 자랑하는 용인시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이미 기흥구와
[용인신문] 4세↓ 4만7064명… 70세↑ 8만6431명 100세 이상 167명… 초고령화 시대 올해 3월말 현재 110세 이상 29명 출생아수 하락하고 고령화 지속 상승 용인시는 전체 인구수 중 0∼4세가 4만 7064명인데 비해 70세 이상이 8만 6431명으로 저출산 고령화 시대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100세 이상이 167명이었고, 110세 이상도 29명(2020년 3월 말 현재)으로 초고령화 시대를 예고했다. 이 자료는 통계청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시스템에 나타난 인구현황 등을 토대로 작성한 ‘2019 숫자로 보는 용인시 인구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용인시 인구수는 2020년 3월 현재 108만 여명(외국인 포함)을 넘었고, 지난 총선 때 주권을 행사한 18세 이상 유권자수만도 86만 5297명이었다. 자료에 나타난 용인시 인구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35~45세로 35.8%였다. 하지만 처인구와 기흥구는 45~49세가 많았다. 인구증가율은 내국인 기준으로 2005년 69만3660명에서 2018년에 103만 5126명으로 49.2%가 증가했다. 남녀성비구조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조금 많았으나 처인구에서는 남성이 더 많았다. 주요 인구변화
[용인신문] “동방에 정기모여 수려한 조국~ 그 중에도 산수 좋은 용인 내~고향”으로 시작되는 용인애향가를 알고, 부를 수 있는 시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의 청년시절까지만 해도 관공서의 공식 행사는 물론 의기 투합한 친구들이 술자리에서도 심심치 않게 불렀었다. 아무튼 멸오(滅烏)~구성(駒城)~거서(巨桼)~용구(龍駒)를 거쳐 조선에 이르러 오늘의 이름을 얻은 용인(龍仁)은 말 그대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고장이다. 따라서 발길 닿는 곳곳에는 아직도 그 흔적과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어찌하다 2017년 문학지를 통해 등단을 하고 그 다음 해에 출간한 시집 ‘열매’를 통해서 나는 Chapter 하나를 할애, 12편의 시를 수록하며 나만의 특별한 ‘용인애향가’를 불렀다. 우리고장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자랑거리를 끄집어내어 보았는데 아름답고 정제된 시어,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그 가사를 채우지 못한 것이 마냥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소개해본다. 제목 ‘김량장’의 일부이다. “눈을 감으면 보입니다./ 저기 부아산負兒山 자락과/ 석성산石城山 줄기가 만나는 메주고개 넘어 시오리길/ 논과 밭 어우러진 들판사이/ 옹기종기 다정한
[용인신문] 21대 총선이 환희와 아쉬움 속에 마무리 됐다. 그 결과에 대한 의미는 여러 해석을 낳고 있지만 우리 용인 4개 선거구의 새로운 동량(棟梁)이 국민들의 기대감과 주문 속에 저마다의 포부를 가슴에 새기며 의원직을 수행하게 된다. 미증유의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에게 우리들은 지지와 격려를 보내줘야 하고, 이에 부응해서 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해야 한다. 국민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고 국민들의 다양한 소리에 경청하시고, 소신껏 일하셨으면 한다. 정말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되기에 국회의 참 모습을 그려보면서 소시민인 필부가 몇 가지 바램을 제시해 본다. 첫째로, 용인지역의 지역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일과 국가 예산을 확보하는 일에 대해선 구존동리의 자세로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을 초월해서 항상 네분이 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 “무사는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임기 동안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이나 목소리만 큰 정치인이 아니라, 욕을 먹더라도 좀더 멀리 내다보고 현안에 대해 늘 연구하시면서 입법활동도 많이 하셨으면 한다. 우
[용인신문]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된 가운데 4.15 총선이 치러졌다. 선거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하였고 집권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선거 결과를 놓고 여러 분석이 있지만 유권자는 위기상황을 잘 마무리 하라는 뜻에서 집권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보면 민주당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신임을 보낸 것이다. 경제도 어렵고 여러모로 여권이 불리했던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유권자가 정당투표를 했다는 것은 코로나 사태에서 보여준 문재인 정부의 열린 리더십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 남은 임기 남북교류·한반도 평화 박차를 사실상 중간 평가적인 성격의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압도적인 안정의석을 확보한 것은 보다 자신감 있게 국정을 운영하라는 시그널이라 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콘텐츠는 대북문제에 진보적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것이다. 미국의 견제로 목표했던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일관되었다. 사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은 문 정부의 입장에서는 후순위적인 과제였다 해도 틀리지 않았다. 필자의 개인적 견해로는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중 최선을 다할 부문은 남북교류의 활성화가 되
[용인신문] 21대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과 미래통합당의 완패로 끝났다. 범여권이 190석vs110석으로 승리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내 국정 장악 능력은 더욱 곤고해졌다. 기자는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서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며 당을 ‘좀비’에 비유했던 당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의 말이 먼저 떠올랐다. 그는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선언을 하면서 당의 전면적 해체를 통한 ‘환골탈태’를 주장했다. 창조를 위해서는 파괴가 필요하다고 했고, 대의를 위해서 ‘인적 쇄신’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당시엔 여야 모두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지만, 막상 공천 과정과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미래통합당의 행태는 부끄러운 민낯 그 이상이었다. 선거 막판까지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에 소금을 뿌리는 막말을 쏟아내는가 하면 의석을 많이 받으면 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망발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이 문 대통령 탄핵과 정권심판을 부르짖을 때 야당 후보들의 얼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걸 보았고, 거듭된 막말을 통해서는 그 대상자가 바로 국민과 유권자였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표심의 반격을 했던 것이다.
[용인신문] 7일 저녁부터 8일 새벽까지 뜬 ‘슈퍼문’이다. 일명 ‘핑크문’으로도 불린다. 올해 보름달 중 가장 크게 보이는 슈퍼문 현상은 달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때와 보름달이 뜨는 시기가 겹치는 근지점 삭망(perigee syzygy) 때문에 생긴다. 평소 볼 수 있는 보름달보다 10~15% 가량 더 크게 보인다고 한다. 두 번째 사진은 다중노출 촬영. <글/사진: 김종경 기자>
[용인신문]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둘째 딸이 지난 달 20일 입국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우리는 공항에서부터 철저히 준비했다. 남편이 홀로 픽업을 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짐을 베란다로 보내고 소독스프레이를 뿌렸다. 화장실도 분리해야 해서 안방을 녀석에게 내주었다. 공항을 다녀온 남편은 재택근무를 신청했고 집을 떠나 회사 숙소에 홀로 격리 되었다. 필자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2월부터 아예 외출을 안했지만 불편함을 몰랐다. 그러나 가족이 각자 방에 처박혀 지내는 일은 너무 답답하고 피곤했다. 오랜만에 만나 자식을 포옹도 못하고 방에 가둔 채 밥을 넣어주는 일은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곧 노동이 되었다. 밥을 차려 문 앞에 놓고, 빈 그릇을 받아 치우다 보니 몸이 쑤셔오고 목이 아파오고 겁이나 매일 체온을 체크했다. 집에 와서 한국음식을 공짜로 먹게 된 녀석은 신나서 수많은 음식들을 요청했다. 게다가 찬물, 뜨거운 물, 커피, 과자 등등 주문사항이 끝이 없었다. 한 사람을 시중드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내가 갇힌 것도 아닌데 집이 감옥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쓸고 닦고 평소보다 더 깨끗이 식기들은 소독하고 빨래도
[용인신문] 용인시 선거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용인갑선거구는 이우현 전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 공석인 상태다. 용인정과 용인병 역시 표창원‧ 한선교 의원의 불출마로 신인들의 각축장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 용인을선거구만 김민기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용인시 선거구의 비중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메이저 언론들은 용인정선거구만 이슈 지역으로 꼽는다. 그건 지역 사정을 전혀 몰라서다. 정선거구야말로 지역이슈가 가장 없는 곳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선거구 탓이기도 하지만, 무주공산이니 공약(空約)을 남발하기도 딱 좋은 곳이다. 전‧ 현직 용인시장들도 인구 8만 명인 동백지구를 포함한 용인정에 각별한 러브콜을 보내왔다.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인재영입 1호였던 표창원 의원을 출마시켜 당선시킨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의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동백지구는 애당초 상업지구 분석 오류로 실패한 미니신도시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곳을 광교신도시급 수준으로 도시재생을 꿈꾸려다보니 정치인이나 유권자들 모두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실제 4대 지방선거 때마다 도지사는 물론 용인시장과 시‧도의원들까지 동백지구 유권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