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우리나라에 코로나-19가 확산 된 초기, 우리 학교는 방학 연장에 이어 온라인 수업이라는 유래 없던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정부에서도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뒤로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컴퓨터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책상 앞에 앉아 있기만 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릴 수도, 밖에 나가서 공기 좀 쐬고 올 수도 없으니, 답답함은 날이 갈수록 더해져 갔다. 분명 집에만 있어도 행복했던 내가, 어느 순간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고, 행복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강제적으로 집에 있다는 것이 더 괴로웠다. 편한 곳으로만 생각했던 집이, 마치 창살 없는 감옥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게다가 종일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니 어깨와 목, 허리가 아팠고, 피곤이 쌓였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는 온라인 수업이 끝났으면 하는 생각밖엔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확진자 수가 차츰 줄었고, 오프라인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또 다른 고난이 있었으니, 바로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는 것. 처음엔 학교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마스크를 벗어버렸지만, 지금은
달과 마트 신영배 환한 곳으로 움직였다 밤새 반짝인 것에 가격이 붙었다 죽어가는 것의 진열을 보았다 헤매는 길도 계산에 넣었다 책은 표지만 팔렸다 섬뜩함에서 뛰어내렸다 물을 한 덩이 한 덩이 셌다 흐르는 문장을 비추겠다 이미 낡았다 하얗게 질려서 나왔다 신영배는 1972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 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시집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물의 이미지다. 이미지를 넘어 물은 시의 몸이라고 말하는 게 맞다. 그녀의 물은 범람하지도, 급류로 흐르지도 않는다. 시인이 물방울을 더듬어 사물을 적시는 세공의 과정으로서의 물이다. 시적 화자는 마트에 있다. 그 마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마트를 헤맸다. 그렇게 도착한 환한 곳이 화자가 진열대를 기웃거리고 있는 지금의 마트다. 진열대의 상품들은 모두 가격이 붙어 있지만 팔리지 않거나 생물들은 그곳에서 죽어갔다. 마트에서도 책을 판다. 마트에 온 사람들은 책을 사지는 않고 표지만 훑는다. 팔리지 않는 책, 먹거리만 팔리는, 지적 빈곤의 섬뜩함에 몸을 떤다. 화자는 마트에서 생수를 샀을 것이다. 한 덩이 한 덩이라고 물병을 셌다. 그녀는 물을 물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생수 한
[용인신문] ‘죽여서 처리한다’는 살처분. 구제역 발생 때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동물 학대의 상징어가 된 섬뜩한 말이다. 현재까지도 정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들의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만든 최선의 방역 지침 중 하나다. 문제의 ‘3Km 예방적 살처분’은 2016~2017년 발생한 우리나라 AI 사태 때 3800만 마리를 살처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가 2018년 새롭게 만든 지침이다. 그런데 과연 합리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지침일까? 올 겨울 만도 벌써 20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이중 발생지 인근으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희생양이 된 가금류가 절반 이상이다. 동물 학대 논란는 차제하고, 비용과 노력을 들여 철저한 방역 활동으로 청정농장을 운영해 온 축산인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사람들은 변이된 감기 바이러스, 코로나 19 확산으로 아수라장인데 동물 세계에서도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 19는 1년 넘게 유행하면서 전 세계인 중 1억 명 이상을 감염시켰고, 벌써 21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런데도 아직 진행 중이다. 문제는 백신이다. 인류는 이제 백신을 개발해 접종에 들어갔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가야 집단 면역력이 생길 것으로
용인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수백만 수 ‘매몰처리’ 과도한 예방적 조치 축소하자는 국민청원도 ‘등장’ 동물단체·수의사 “AI 근본대책은 예방 백신 도입” [용인신문] 동물학대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예방적 살처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논란은 소와 돼지 등에 발생하는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이하 AI)가 발생할 때마다 제기돼 온 문제임에도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하지 못해 생겨났다. 정부는 구제역에 대해선 예방 백신을 시작했지만, AI는 현재까지 ‘예방적 살처분’이 최선의 방역책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동물복지단체와 수의사들은 ‘비과학적인 동물 대학살’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동물 학대의 표본인 ‘예방적 살처분’은 정부의 실패한 정책으로, 동물에게도 사람처럼 ‘예방 백신’을 도입하라고 촉구 중이다. 최근 경기도와 동물보호단체, 경기도수의사회 등은 지난 20일 0시 현재까지 용인‧여주·안성 등 9개 시·군에서 AI가 발생, 83개 농가에서 가금류 688만 6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중 61%인 424만 8070마리(65개 농가)는 AI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예방적 차원에서 매몰 처리됐다. #용인시도 잇단 살처분 재앙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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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용인시는 지난 96년 시 승격 25년 만에 인구 27만에서 전국 기초지자체 중 두 번째 규모인 인구 110만 대도시로 눈부시게 성장했습니다.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교통체계 등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도시 수준 향상의 훌륭한 거름이 됐습니다. 2019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이 평가한 용인시의 이미지는 2018년 ‘쾌적한 주거환경 도농복합도시’에서 2019년 ‘발전하는 도시’로 바뀐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5년 이상 거주자가 2017년 66.4%에서 2019년 73.5%로 늘어났고, 10년 후에도 용인에 거주하겠다고 응답한 시민은 2017년 60.6%에서 68%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시민들의 정주의식이 향상된 것은 시장으로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 살고 싶은 도시란 무엇일까요. 도시계획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프랑스 파리의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현대적 도시의 모델인 파리는 무분별하게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 콜레라 등 전염병이 돌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광장과 방추형 대로를 만들어 각 지역을 연결하고 다양한 건축물과 어우러진 공원을 지어 시민들이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도시
극동방송 용인동탄지회 명예지도목사 [용인신문] 어느 해, 여름날 새벽기도회 시간이었다. 낯선 젊은 청년 한 명이 눈에 들어왔고, 성도석에 앉아 있는 그의 태도나 얼굴을 보니 술에 취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반바지 차림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자신의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치며 말씀을 전하는 사이마다 “아멘! 아멘!”하고 외치는 것이 밤새 술을 마신 후 술기운에 예배 훼방 차 교회 문을 넘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렵게 시간을 마친 후 기도회 시간을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성전을 나와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혹여라도 술 취한 젊은이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였다. 계단을 바삐 내려가는 중, 위에서 “목사님!” 하는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붙들렸구나!”라고 생각하며, “네!” 하는 순간, 발목이 접혀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런 모습을 본 젊은이는 뛰어 내려와 나를 부축하며 “괜찮으세요? 조심하셔야지요.”라고 말했다. 진통이 심해 병원에 가보니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다. 응급처치 동안 조용히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보니 수년 전 목사 안수를 받으며 하나님과 나누었던 몇 가지 언약 중, 한 대목이 나의 뇌리를 강타했다. 그것은 교회 안에 술 취
[용인신문] 정政은 다스릴 정으로 ‘백성을 다스릴 때 권력’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발(正) 옆에 몽둥이를 들고 때려가면서 쫓아가는 모습이고(攵), 치治는 삼수변氵에 나(我) 사(私) 변(厶)에 입구口로 남의 입을 빌려 나를 다스린다는 말로 자구의 뜻은 그럴싸한데 실제 정치 현장에서는 살벌하다. 정치란 곧 목적을 위해 폭력을 앞세워 나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된 지 오래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정치판에서 살아내야 하는 백성들의 고통이란 여간한 것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고래로 역사가 보여주는 그릇된 정치가들의 행태였다. 저들은 권력이 권리인 줄 안다. 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곧 정치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권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력이라는 폭력과 맞닥뜨렸을 때 오금이 저리지 않을 백성이 몇이나 있겠는가. 이 모두는 정치를 잘 못 배운 탓이다. 맹자는 이런 정치가를 단호히 내치라 한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묻는다. “신하가 임금을 죽이는 것이 옳습니까?” 이에 맹자가 답한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적賊이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殘인데 잔적殘賊을 일러 하찮은 사내 필부라 하지요. 하찮은 사내 필부 주왕의 목을 잘랐다는 말은 들었으
창밖 풍경에 반하고 커피맛에 빠지고 [용인신문] 한참 인기 많은 노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딱 떠오르는 카페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위치한 ‘알렉스더커피’ 인데요, 앞마당은 작은 수목원처럼 조경이 잘 되어 있고, 통유리 건물은 온실 같은 분위기로 얼른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건물은 유명한 건축가 ‘최시형’씨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실내는 넓으면서도 층고가 높아 탁 트인 느낌에 테이블 간격도 적당하고, 통유리 덕분에 채광이 좋아 따스함까지 여러 가지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게다가 매장 곳곳이 창이 많아 차 한잔 마시며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로 힐링이 되겠더라구요. 멋진 건물과 감각적인 인테리어 만으로도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알렉스더커피’는 커피 맛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요. 전문가가 산지를 직접 방문해 선별한 스페셜티 생두만을 수입해 직접 로스팅해서 커피를 추출한다고 하니 커피마니아라면 리스트 업 해야 할 곳입니다. 요즘 외곽의 카페들은 거의 가격이 좀 높은 편인데 ‘알렉스더커피’도 비슷한 수준이구요. 디저트류는 7~8가지 정도인데 케이크 전문점은 아니지만 맛은 무난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권지영 당신과 헤어지고 돌아와 아름답고 슬픈 시간들을 헤아립니다 소풍 빗물 사랑 아침이면 다시 뜨는 해처럼 밤이면 다시 뜨는 별처럼 사라짐이 없다면 그 말들이 아름다울 수 없겠지요 더는 아프지도 않겠지요 권지영 시인은 울산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매일 여행을 꿈꾼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편들은 정신적 여행의 편린들이라고 읽어도 틀리지 않다. 오민석은 해설에서 ‘권지영의 시들은 부재가 뿜어내는 기억이고, 상처이고, 슬픔이다. 현존 앞에서 부재는 늘 결핍이고 고통이므로 욕구와 욕망과 그리움을 생산한다. 그러므로 권지영의 시들은 부재와 현존 사이의 팽팽한 길항이고, 빈번한 왕복 운동’이라고 말한다. 표제시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역시 부재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다. 부재하는 현존의 사랑 형식은 고전적인 것이다. ‘당신은 떠났지만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 있다’라고 노래한 시편들은 수없이 많다. 권지영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사라짐이 없다면/그 말들이 아름다울 수 없겠지요/더는/아프지도 않겠지요’가 그것이다. 사라져야 비로소 아름다운 말과, 사랑을 깨닫게 되므로 사랑의 말들은 뒤에 부재하는 고통의 어두운 그림자를 배경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
[용인신문]
임산부 뿐만아니라 가족·사회적 태교 중요성 언급… 시대 앞선 역작 용인시장 바뀌며 사실상 백지화… 일관적인 추진 청주시와 ‘대조적’ [용인신문] 2015년 세계 최초로 ‘태교도시’를 선포한 용인시. 그런데 최근 태교도시 선포의 근거로 삼았던 이사주당의 태교신기 문구를 놓고 때아닌 ‘시대착오’ 논란이 빚어졌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교신기’에 대한 젊은 층의 이해 부족과 용인시의 일관성 없는 행정으로 인한 인문학 정책의 방치와 실종이 불러온 씁쓸한 해프닝이다. 공교롭게도 이 즈음 충북 청주시의 ‘사주당 태교랜드’ 건립 진척 사항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한때 상호협력을 다짐했던 두 지자체간 상반된 모습을 보면서 지방자치단체장의 판단과 행정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태교신기 문구 논란, 왜?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 이 말은 조선후기 여성 실학자 이사주당(1739~1821)이 쓴 세계 최초의 태교지침서 ‘태교신기’에 나오는 문구 중 일부다. 그런데 용인시 수지보건소에서 임산부에게 나눠준 봉투에 씌여진 이 문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젊은 임산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언론으로 확대, 비판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