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윤석열 검찰총장을 몰아내기 위한 징계위원회가 12월 10일로 연기되었다. 서울 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에 등용된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상징하는 간판과도 같은 존재였다. 대통령과 여권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며 검찰총수의 자리에 오른 윤 총장은 이른바 조국사태로 인해 여권의 배신자로 전락했다. 여권은 조국 법무장관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조직이기주의로 판단했다. 즉 공수처 설치와 경찰의 수사권 부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을 좌초시키기 위해 조국 법무부장관을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지난 연말부터 여권의 공세는 윤석열 총장에게 집중되었다. 조 장관이 물러나고 후임 법무부장관에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가 임명되었다. 추 장관은 인사권을 휘둘러 윤 총장의 손발을 잘라내고 장관 수사지휘권을 3차례나 행사하는 등 본격적인 윤석열 압박에 들어갔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윤 총장은 법무부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 올해 주요뉴스는 추-윤 갈등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코로나 창궐로 인해 가뜩이나 힘겨운 국민은 추미애-윤석열의 이전투구에 넌덜머리를 냈고 특히 추 장관에 대한 시중의 여론은 수습이 불가능한 상태에
동자승 이돈형 붓다가 웃는다 마지못해 동자승이 따라 웃는다 집마당에 있던 강아지처럼, 신랑각시 할래? 하던 영희처럼, 골짜기에 흐르던 물처럼, 주지 스님의 빛바랜 승복처럼 웃는다 품이 커 흘러내린 승복이, 빡빡 민대갈통에 김 조각처럼 붙어 있는 검은 점이 부끄러워 동자승은 웃는데 붓다는 찰나에 싯다르타를 본 듯 뒤통수가 가려워 웃는다 이돈형은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2012년 『애지』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번 시집『뒤돌아보는 사람은 모두 지나온 사람』은 지나온 날들에 대한 스스로의 자긍심과 위안, 그리고 새로운 도약에의 의지를 드러낸 정서적 체험의 기록이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이성과 감성, 폐허와 신생, 욕망과 초월 사이의 균형을 위한 시인의 고뇌가 보인다. 「동자승」은 초월 혹은 해탈을 향한 웃음의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작품이다. 대웅전의 부처님이 웃고 있다. 자비로운 미소다. 동자승은 마지못해 따라 웃는다. 동자승은 절밥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웃을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동자승의 웃음은 마지못해 따라 웃는 웃음이다. 동자승의 웃음은 강아지처럼, 영희처럼, 흐르는 물처럼, 주지스님의 빛바랜 승복처럼 웃는다. 흘러내린 승복이, 민대갈통의
[용인신문] 용인문학회(회장 안영선)가 코로나 19로 인해 ‘2020 약천 남구만 문학제’를 무관중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했다. 지난 21일 용인문화예술원에서 ‘시간의 유배’를 주제로 한 약천 남구만 문학제는 퓨전국악 그룹 화월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약천 남구만의 시간의 유배’를 주제로 ‘적폐역사 개념역사’의 저자 오룡씨의 특강이 진행됐다. 이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보사노바 가수 나희경의 축하 공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3부에서는 ‘제3회 남구만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용인문학회가 주최하고 용인시와 용인신문사, 의령남씨 문충공파 종중이 후원하는 남구만 신인문학상은 조선시대 문신 약천 남구만(1629~1711)의 문학세계를 기리고 시 창작을 장려하기 위해 2018년 제정된 용인 최초의 문학상으로 상금은 500만 원이다. 본심을 맡았던 이경철 평론가는 “이번 수상자 송용탁의 7편의 수상작 중 대표작 ‘결’은 ‘빈 도시락통이 달그락거리는 소리’로부터 ‘혼자라는 속잎’에 깃든 ‘어머니의 결’을 찾아내는 회상의 경로가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문학제에 맞춰 발행된 ‘용인문학 35호’에서는 도종환 시인을 비롯한 10명의 초대
민선5기 김학규 ‘산너울 길’ → 정찬민 ‘사실상 폐기’ 민선 6기 정찬민 ‘태교 도시’ → 백군기 ‘사실상 폐기’ 백군기 ‘산너울 길’ 성지순례길 중 ‘김대건 길’ 부활 일관성 없는 행정 불신 조장…시 예산‧ 행정력 낭비 [용인신문] 용인시 민선 5기 김학규 시장 시절 민‧관 합동으로 추진 선포했던 ‘산너울 길’ 은 민선 6기 정찬민 시장 취임 이후 조직개편으로 사실상 폐기됐다. 또 민선 7기 백군기 시장 취임 후엔 정찬민 시장 때 공식 선포한 ‘태교 도시’마저 사실상 흐지부지되고 있다. 2012~2013년까지 시는 시민 건강증진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기존 등산로와 각종 문화시설 등을 연계한 6개 코스의 산너울 길 총 70여 Km을 조성했다. 산너울 길은 용인의 아름다운 자연생태를 역사‧ 문화와 어우러지게 코스를 설계한 명품산책 도보 길로 기대를 모았다. 시 관광과는 당시 민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12년 1차로 △심곡서원에서 손골성지를 잇는 ‘광교산 너울길(10㎞)’ △양지면 은이성지~원삼면 학일마을의 ‘문수봉·성지순례 너울 길(13㎞)’ △연미향마을~MBC드라미아를 연결하는 ‘구봉산 너울 길(12㎞)’ 등 총 3개 코스 35㎞를 조성, 발표했다. 201
튀김과 밥의 ‘환상 궁합’ [용인신문]튀김! 단어만으로 여러 가지 맛있는 메뉴들이 상상이 되면서 침이 고이네요. 신발을 튀겨도 맛이 좋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재료가 뭐든 튀기기만 하면 맛이 배가되어 거의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데, 그 고소하고 맛있는 튀김을 밥 위에 올려 먹는 튀김덮밥, 텐동 맛집을 소개해 드릴께요. 튀김을 무척 좋아하지만 밥 위에 올려 먹으면 좀 느끼할 것도 같고, 덮밥이라 소스가 부어 나오면 눅눅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방문을 미뤘었는데 한번 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 자주 찾는 식당이 되었답니다. 상호는 ‘고쿠텐’, 보정동 카페거리에 있어요. 본점은 분당이고, 큰 인기를 얻어 용인 보정동 외에도 몇 군데 더 오픈해 성업 중인데 맛으로 인정받은 곳이라 자신 있게 소개합니다. 깔끔하고, 이국적인 외관이 돋보이는 ‘고쿠텐’은 완전 오픈 주방이고, 모든 좌석은 다찌석입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오른편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먼저 해야 해요. 메인 메뉴는 총 4가지, 고쿠텐동, 새우텐동, 장어텐동, 로우텐동이 있는데 튀김 구성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확인하고 원하는 메뉴로 고르면 됩니다. 주문 후에는 바로 자리에 착석해서 맛있는 텐동
개인용 옥상 김유미 꽃들은 지고 옥상이 떠오른다 저녁은 가만히 내려앉아 너를 잠재울 수도 너를 깨울 수도 있는 사물이 울 수도 사물이 웃을 수도 있는 질서를 꾸미고 나는 가만히 바닥을 뒤집어쓴 너를 집게가 물고 있는 빨랫줄의 성질을 익히고 있다 다 증발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때 소리치고 싶은 너는 너대로 울음을 물고 있는 집게는 집게대로 먼 세계를 끌어들여 희석시키고 있다 김유미는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다. 2014년 『시와 반시』로 등단했다. 이번 시집 『창문을 닦으면 다시 생겨나는 구름처럼』은 그녀의 처녀 시집이다. 그녀의 시는 쉽게 읽히지 않는다. 시편마다 복선이 깔려 있고 은유가 놓여 있는바 은유의 원관념을 찾아가기가 녹록치 않다. 「개인용 옥상」은 옥상이라는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사물로써의 빨래집게와 빨래줄과 너라고 하는 시인의 분열된 자아 혹은 빨래가 있다. 개인용 옥상이라는 설정이 그녀만의 사유공간이거나 심리적 공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꽃이 지고 떠오르는 옥상에는 저녁이 내려앉는 시간이다. 그 옥상은 사물이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는 질서 아래 놓인다. 너의 의식을 잠재울 수도 깨울 수도 있기는 하다. 이때의 너는 시인의 분열된 자아다. 바닥
[용인신문] 아느 네스(Arne Naess)의 근본생태학(deep ecology)을 계승하고 확대, 심화시킨 드볼(Bill Devall)과 세션즈(George Sessions), 카프라(Fritjof Cafra), 스나이더(Gary Snyder) 등 근본생태론자들은 오늘날의 생태위기와 현대인의 자아 및 정체성 상실에 주목하고, 이것을 현대 문명의 쇠퇴 증후로 파악한다. 드발과 세션즈는 사람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은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생명중심적 평등(biocentric equality)을 지향하는, 유기체적 전체(organic wholeness) 또는 큰 자아(Self)라고 불리는 공동체에서 사람과 사람이 아닌 생명체들이 모두 동등한 중요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머레이 북친(Murry Bookchin)을 개조(開祖)로 하는 사회생태학(social ecology)은 생태위기의 원인을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 세계를 상품화하려는 시장 논리에 기인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어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서 찾기 때문에 사람이 지닌 지배 속성에 주목한다. 정치학에다 생태학을 접목시킨 사회생태학은 자연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분열을
[용인신문] 송강 정철은 56세 때 평안도 강계에 위리안치된다. 위리안치는 가시나무로 집을 에워싸서 안팎으로 누구든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하는 고독을 정점으로 하는 성찰(?)의 형벌이다. 이때 읽은 책이 대학 책이라 하는데 비지備旨다. 비지의 사전적 의미는 ‘부족한 뜻을 채웠다’는 것이지만 여기에서 비지란 요지를 갖췄다는 뜻으로 ‘집주集註’에 관한 요지를 정리한 책이다. 14세 기말 중국 명나라 홍무洪武 연간 1367-1398에 활약한 생몰년 미상의 인물 퇴암退菴 등림鄧林이 사서삼경四書三經의 전거典據를 밝혀 사서비지四書備旨를 썼는데 송강 정철이 그중 대학 비지를 읽었다는 말이다. 참고로 비지에는 고주古注와 소주疏註를 별도본으로 달아놓기도 하는데 송강은 이중 소주疏註 별도본이 있는 비지를 읽었다. 워낙 많이 읽어 소주본은 다 외울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한다. 그리고 임진왜란 일어나던 해 사면이 되어 향리에 돌아와 비지를 다 못 외운 채 다음 해에 생을 마감한다. 이 일이 있은 후 송강의 후손들은 노년에 이를수록 더욱 사서 읽기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는데 그의 현손 장엄丈嚴정호鄭澔에게 까지 이른다. 그는 송강의 장남 정기명鄭起溟의 후손으로 영조 때 대제학大提學
[용인신문]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2017년 승격)에 위치한 어비리魚肥里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정겨운 고향이다. 본래 어비울(村)은 1971년 12월에 어비울 저수지(이동저수지) 제방이 완공되기 전까지 600여 년의 전통과 역사를 지닌 마을이었다. 지금은 원어비울元魚肥村 마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수몰되어 경기도 최대 규모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이동저수지’로 명명되고 있다. 어비리는 맑은 물이 흐르고 기름진 땅에서 해마다 풍작을 거두는 풍요로운 농촌 마을이었다. 세거가문인 강릉 김씨의 24세조 회와공 김언신은 ‘어동팔경魚洞八景’을 노래했는데, 그중 ‘어비낙조’는 현재의 ‘용인 8경’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저수지로 변해버린 지금의 모습은 저수지 수면과 황금 들판을 동시에 붉게 적시는 낙조의 황홀함으로 표현된다. 마을에는 수령이 500년은 족히 넘은 신수神樹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수몰로 잘려서 땔감으로 팔려나가는 비운을 겪었다. 그 흔적으로 마을에서 보관하던 뿌리마저 도난을 당해 사라졌다. 수백 년을 살아온 마을에는 대동大同의 전통이 살아있었다.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대동제大同祭가 해마다 열렸다. 집마다 축언을 하고, 천지 만물에 대한 감사함을 전
[용인신문]
[용인신문] 지방자치실시 이후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주요 정책이 폐기, 또는 축소된다면 과연 누가 행정력을 신뢰할 수 있을까. 용인시는 아직 한 번도 재선 시장이 나온 적이 없기에 행정이 불안정해 보인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결국 행정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공무원들은 윗사람 눈치 보기에 바쁘다. 게다가 시민들이 보기에도 변별력이 없어 보이는 시정 구호를 때마다 바꿔댄다. 그 덕분에 정작 도시브랜드는 유야무야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도시 정체성이 4년마다 바뀌는 꼴이 됐다. 그러니 어느 누가 도시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며, 시정이념을 기억하겠는가. 도시의 정체성이나 도시브랜드는 그렇다치고 주요 정책조차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나의 사업을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는지 알면서도 여론수렴없이 만들었다가 폐기해 버린다면 과연 행정력을 신뢰할수 있을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반 기업과 다른 것은 정책의 안정감과 연속성에 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정책이 단체장 한 명 바뀌었다고 사라진다면 지방자치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는 자치단체 역사를 부
[용인신문]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은 영종英宗의 명으로 편년체編年體 역사서를 편찬하여 자치통감資治通鑑이라 명한다. 그 책 71권 위기魏紀3卷 명제태화 太和4년 서기230년 5條에 난이진퇴難以進退라는 말이 나온다. 나아가기도 물러서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본래 사람은 세류에 머문 시간이 적을수록 ‘섭세천涉世淺’ 깨끗한 법인데 ‘점염역點染亦淺’ 그마저도 염천인染淺人 보기가 어려운 게 작금의 세태다. 맹자는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23문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받아도 되고 받지 않아도 될 때 받으면 청렴은 손상될 것이며, 줘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될 때 주면 은혜는 손상될 것이다. 청렴과 은혜를 통치 덕목으로 삼았던 인물이 있는데 노魯나라 제15대 군주 환공桓公으로 그에게는 유좌지기宥坐之器의 고사가 있는데 공자孔子가 노魯 환공桓公의 사당을 둘러보는데 바로 서지 못한 채 넘어지듯 한쪽으로 기운 그릇이 있어 물으니 사당지기가 답한다. 이것이 바로 유좌지기라는 겁니다. 이에 공자가 말한다. 그렇다. 가득 채우고도 기울지 않는 것이 천하에 있을까마는 나도 유좌지기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데 비면 기울고 중간쯤 차면 바르며 가득 차면 엎어진다. 이에 자로子路가 가득 채우고도 지키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