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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강구인씨 전국 가사·시조문학 부문 대상

용인시 공보관실 근무

   
 
용인시 공보관실에서 근무하는 홍보협력계 강구인 담당(47세)이 전남 담양군 한국가사문학관이 주최하고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제8회 전국 가사·시조 창작 공모전에서 일반부 가사 부문 대상인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386명, 855편(가사 105편, 시조 750편)의 작품이 응모했으며 강씨는 ‘고향의 사계(故鄕의 四季)’라는 가사로 수상하게 됐다. 시상식은 14일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에 자리한 한국가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냇가 버들피리 봄소식 알릴 때면, 동구 밖 미루나무 까치집 부산하고”로 시작돼 “꿈속을 날아가던 그날들 좋았으니, 고향은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追憶밭”으로 마무리되는 강씨의 작품 ‘고향의 사계‘는 작품의 마지막이 겨울의 마무리이면서 작품 전편의 마무리로 기능하는 형식미가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서정적인 내용과 절제된 형식이 조화를 이루는 완숙미가 돋보인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강 씨는 “90년부터 시작된 공직생활 내내 한시와 가사문학 분야의 창작 활동을 병행하면서 우리 고전문학의 깊이와 지혜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며 “아직 부족한 기량을 더욱 닦아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故鄕의 四季
강 구 인

시냇가 버들피리 봄소식 알릴 때면, 동구 밖 미루나무 까치집 부산하고
앞산의 뻐꾸기들 꿩소리 和答하니, 뒷동산 할미꽃도 봄바람 불러오네.
밭가는 어미 소는 채찍에 숨 가쁜데, 심술보 황송아지 밭두렁 헤집으니,
바빠진 농부손길 한숨이 절로나네. 모내기 豊年歌에 希望을 싹틔우고,
보리밭 사잇길로 종다리 지저귈 때, 골목길 어귀마다 꼬마들 재잘대네.
단오절 가재들이 풀잎에 그네타고, 취나물 소쿠리에 봄 香氣 넘실댄다.
찔레꽃 향기마다 벌나비 모여들고, 진달래 꽃다발로 童心을 꽃피우니,
故鄕의 봄 情趣는 얼마나 情겨운지, 커서나 어려서나 그 곳이 그립구나.

잔잔한 연못가에 물방개 뛰어올라, 가냘픈 소금쟁이 뒷다리 간질인다.
연꽃잎 청개구리 물안개 피워내고, 울타리 거미줄에 잠자리 바동댈 때,
참매미 쓰르라미 새벽잠 깨워대어, 모자란 여름잠을 부스스 깨어보니,
중천에 떠오른 해 마음이 급하더라. 담장위 나팔꽃은 덩굴손 뻗어내고,
봉숭아 꽃잎으로 고와진 각시손톱, 담장에 기대어선 장미꽃 어여뻐라.
원두막 처마끝에 소나기 잦아들면, 샛노란 참외알들 소쿠리 그득하고,
멱감던 아이들이 집집이 흩어지니, 정자각 느티나무 땅거미 거두누나.
희디흰 박꽃송이 달빛을 뱉아내고, 쑥더미 모깃불에 여름밤 깊어간다.

논둑길 풀잎마다 이슬이 맺힐 때면, 벼이삭 수염마다 메뚜기 매달리고,
구절초 보랏빛이 들판을 수놓는데, 한 길가 코스모스 바람에 일렁이네.
새파란 하늘가에 맴도는 잠자리떼, 제비들 한가로이 향연을 즐기누나.
산자락 계곡마다 단풍에 젖어오면, 시냇가 안개 속에 가을이 찾아들고,
운동장 하늘가에 만국기 펄럭이니, 운동회 왁자지껄 웃음이 새어난다.
논가에 허수아비 멧새들 벗삼을때, 탈곡기 소리마다 흥겨운 풍년노래,
콩튀는 도리깨질 그득한 가마니짝, 농부의 맥고모자 저절로 벗어진다.
국화꽃 송이송이 누나가 생각나고, 책갈피 은행잎은 또 다른 가을정취,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의 의미에서, 그렇게 향수마다 그리움 수놓는다.
짝 잃은 외기러기 그림자 드리우니, 나그네 발길마다 얽히는 고향생각.

앙상한 가지마다 매서운 북풍한설, 뒷동산 수풀속을 휘감는 바람소리,
문고리 잡을 때면 두 손이 얼어붙고, 아랫목 구들장에 따스함 그리워라.
백설이 흩날리고 사위는 조용한데, 나그네 발자국에 처량함 묻어난다.
겨울의 장난거리 얼음판 썰매타기, 논두렁 화톳불에 양말이 다 타누나.
차디찬 겨울 해는 빠르게 사라지고, 깃드는 금수들의 마음도 바쁘구나.
몽실한 굴뚝연기 초가를 뒤덮을 때, 창마다 밝혀지는 등잔불 희미하고,
화롯가 잿불더미 고구마 익어갈 때, 할머니 이야기에 호랑이 담배피고,
눈썹이 희어져도 밤새워 재미났다. 바느질 지새우는 어머니 무릎베개,
꿈속을 날아가던 그날들 좋았으니, 고향은 알게 모르게 우리들의 追憶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