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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수지구 고기동에 과학과 우주의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우주지구박물관(관장 천영덕)이 문을 열었다.
산 좋고 물 좋은 고기동 산기슭에 자리한 우주지구박물관은 운석과 화석, 다양한 과학놀이 기구들, 그리고 우주관측소 등 눈에 보이는 것들 모두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하다.
△ 운석, 화석 등 볼거리가 가득
2000평의 대지에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은 2층짜리 건물. 이곳저곳 눈을 뗄 수 없는 외관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박물관에는 천영덕 관장이 30년간 세계 곳곳 200여개 나라를 다니며 모은 5000여점의 운석, 화석, 광물들이 갖춰져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처음 운석, 보석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입구 앞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는 커다란 운석을 만지며 소원을 빌고 나면 사막에서 어렵게 구했다는 철운석, 커다란 수정기둥인 장미석 등 50여점의 신비한 운석들과 보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반대편으로는 천 관장을 화석, 운석 수집의 길로 들어서게 했던 화석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공룡의 알과 뼈의 화석, 바닷속 생물들과 식물의 화석 등 다양하고 신기한 화석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특히 53개의 공룡알 무더기와 암모나이트, 삼엽충, 나뭇잎 화석 등 고생대와 중생대 당시 동식물의 활동 모습을 짐작케 해주는 다양한 화석들은 과거로 돌아간 듯 한 느낌마저 들게 해준다.
△ 다양한 과학체험
다양한 화석과 운석, 광물들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과학놀이 체험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과학놀이 체험관에는 천 관장이 5년 동안 고안하고 제작한 200여 가지의 체험 놀이가 가득하다.
체험관에는 파도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빛은 어떤 성격일까?,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등 수많은 궁금증을 직접 만지고 느끼면서 원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작은 구멍에 입김을 불어넣는 순간 센서에 의해 무지갯빛이 나타나는 ‘소리에 움직이는 빛’, 영상을 모니터가 아닌 허공에 만들어 내는 ‘4차원 영상’, 직접 로봇의 팔을 움직여 볼 수 있는 ‘로봇체험’ 코너는 어린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다.
별관에 위치한 우주관측소에서는 600mm 구경의 천체 망원경 6대로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밤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을 직접 관찰 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KBS의 도전지구탐험대에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가져온 탐험 기념물 100여 점을 볼 수 있는 ‘KBS 도전지구탐험대관’, 중력이 지구의 1/6밖에 안 되는 공간에서는 움직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체험할 수 있는 ‘화성탐험대’, 정사면체의 에너지 극대화 UFO 등 다양하고 이채로운 체험거리들이 가득하다.
△ 별똥별 아저씨
다른 박물관에선 박물관 관장을 만나기 힘들지만 우주지구박물관은 그렇지 않다.
천 관장은 관람객들이 “별똥별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하고 웃으며 박물관을 나갈 때 가장 기쁘다고 한다. 관람객들에게 직접 수집품의 유래나 수집하는 중 있었던 에피소드, 우주이야기 등 한 시간가량 자신이 직접 설명을 해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람객들에겐 관람이란 호칭보다 별똥별 아저씨로 불린다.
또 천 관장은 주부들을 위해 주부미술교실도 문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다양한 수집품들과 재미있는 체험, 문화 활동까지 가능한 우주지구 박물관.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우주지구박물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박물관은 연중무휴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며 주중에는 단체관람객만, 주말에는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어린이 7000 원ㆍ어른 8000원이다. (문의 (031)262-8111. 홈페이지 www.wkmue.or.kr)
화가에서 수집광,그리고 박물관장까지
인터뷰// 우주지구박물관장 천영덕
우주지구박물관 천영덕(56)관장의 직업은 우주지구박물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서양화가다. 해외 초대전만 26회 이상가진 중견화가로 오케스트라 단장을 맞기도 했다.
그가 수집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그의 나이 스물일곱 살 때. 브라질 아마존 원주민 마을에서 문지방에 쌓아놓은 화석을 몇 개 얻어오면서 부터다. 그것을 계기로 하나 둘 화석들을 모으다 보니 수가 늘어났고 “박물관 하나 만들어 보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화석을 모으다 보니 광석도 눈에 들어왔다. 이돌 저돌 구별하려면 공부를 해야 했다. 겉을 보게 되니 속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게 됐고, 어떤 돌이 비싸고 어떤 돌이 가치가 높은지 알게 됐다.
그가 수집을 위해 다닌 나라만 해도 200여 개국이 넘는다. 그가 세계 오지를 헤매며 수집한 수집품은 8000여점이 넘는다. 가격으로만 따져도 몇 천 억 원대가 넘는다.
다짐했던 박물관 건축을 시작하면서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를 팔아 치웠다. 돈 때문이었다. 작업실로 쓰던 별장도 작년에 팔았다. 아끼던 벤츠 승용차도 팔아버렸다.
천 관장은 “박물관을 만드는데 꼬박 6년이 걸렸다”며 “한쪽은 만들고 한쪽은 녹이 슬어가며 박물관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관람객이 꾸준하게 찾아주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는 천 관장은 “처음에 관람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두려웠지만 즐겁게 관람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물관이 문을 연지 5개월 정도 됐지만 용인에서 우주지구박물관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천 관장이 홍보보단 박물관 정리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그는 “학교나 단체에 홍보도 하고 전화도 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언제 얼마나 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모아 논 수집품을 보러오는게 중요하다”며 박물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89년에 필리핀에서 미라를 가져오려다 적발돼 원주민들에게 일주일간 감금된 적도 있어요. 1년 뒤 다시 찾았지만 결국 가져오지 못했죠”.
“언젠간 다시 시도해 보고 싶다”는 천관장. 수집에 대한 그의 열정이 다시 한 번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