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건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미래로 나가자”고 외치면서 인류의 삶을 바꾼 마이크로소프트 CEO 빌 게이츠의 고백이다. 그의 말처럼 독서는 미래를 열어주고 꿈을 키우며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열어준다.
용인특례시가 “2025년 독서문화행사 프로그램 1300여개를 설정하고, 연간 운영한다”고 밝혀 새봄에 화두가 되고 있다. 용인시의 ‘2025년 도서관 독서문화행사 연간 운영계획’에 따르면, 지역 내 19개 도서관을 연계하여, 생애별 특성 맞춤형 독서문화행사 프로그램 1300여개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눈에 띄는 대목은 독서를 하지 못하는 시민의 참여를 위한 사업을 추가하고, 영‧유아부터 노년까지 생애 주기에 맞는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도서관이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독서 여가와 교류의 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이끌어간다는 것인데, 기흥도서관의 ‘동기맘과 함께하는 이야기 소풍’ 같은 프로그램이다. 수지도서관의 경우, 27만여 권의 장서를 구비, 열람실 좌석관리 시스템, 좌석 연장제, 열람실 출입관리 시스템 구축 및 시행 등으로 앞서가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금 용인시의 지역 도서관으로는 중앙, 포곡, 동백, 모현, 청덕, 남사, 기흥, 구성, 보라, 흥덕, 서농, 영덕, 수지, 죽전, 상현, 성복, 동천, 양지해밀, 이동꿈틀, 구갈희망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독서문화는 삼국시대 때부터 이어왔다. 신라시대에선 관리를 등용할 때 그 사람의 독서 범위와 수준을 헤아려 인재를 등용하는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를 설치하여 독서를 권장하였다. 고구려에서는 태학(太學)이라는 고등교육기관을 두어 경학(經學)· 문학 방면의 책을 강독하게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이미 우수한 종이를 만들고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드는 등의 인쇄술이 발달하여 많은 서적을 간행하였다. 고려 제6대 성종 때는 수서원(修書院)을 창설하고 역사책을 등사하여 비치, 열람하도록 하였다. 개성에는 비서각(祕書閣)이라는 일종의 왕실도서관을 두어 수만 권의 책을 수집하고 보관하였다. 그러나 이 시대의 독서는 귀족· 관료· 승려 등 지배계층에 한정되었을 뿐 일반 사람들에까지 보편화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독서문화가 꽃핀 것은 성리학(性理學)이 들어온 후이다. 조선왕조 519년 동안 최대 성군으로 꼽히는 제4대 세종대왕은 집현전, 홍문관, 규장각 같은 도서관 시설을 설치하여 학문을 권장하고 관료 지식인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서를 이기는 건 없다”는 논어(論語)의 가르침이 새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