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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행정은 행위의 과정과 결과로 평가를 받는다. 행정 책임자의 능력도 그걸로 검증된다. 용인 공세동에 제2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며 2년 간 공을 들인 네이버가 지난달 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시 행정의 무기력, 시장의 역량 부족에 기인한다. 네이버가 염두에 둔 부지 주변의 주민들이 불안감을 나타낸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전력과 냉각수를 대량 소모하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인근 주민들과 주변 학교 학생들이 유해 전자파나 환경오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그 동네에 사는 주민들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주민들이 모여서 반대의 깃발을 든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행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주민 불안에 근거가 있는지, 괴담은 없는지, 걱정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 시설의 공익성을 살려 주민 삶과 조화시킬 수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관련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또 주민·사업자와 소통하며 접점을 찾고 ‘윈-윈’할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용인시는 이런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시의 무능과 방관에 실망한 네이버는 다른 곳에서 사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 네이버에 손을 내민 지방
[용인신문] 얼마 전 용인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에 있는 스승 댁을 오랜만에 찾았다. 서울 유명 사립대 총장까지 지내다 내려와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는 곳이다. 단지 앞에는 용인농촌테마파크가 넓게 펼쳐져 철마다 꽃을 거저 완상할 수 있는 곳. 이른 뙤약볕 자운영 꽃 둔덕 아래 우산만한 연잎이 짙푸른 그늘을 드리우며 금방이라도 꽃을 피울 것 같았다. 그래 요즘 사는 재미 어떠시냐 물으니 처음엔 낯설고 새로워 좋았는데 이젠 낯익고 친밀감 있어 좋으시단다. 한 10년 살다보니 이웃도 생기고 동호회며 마을모임에도 나가 즐겁게 보내신단다. 그런데 요즘 땅값, 집값이 두 배, 세 배 너무 올라가며 혹 이 좋은 공동체가 사라질까 염려스러우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원삼면에 들어서기로 확정되며 땅값이 오르리라는 건 알았지만 너무도 급히 뛴다는 것. 특히 외지인들이 돈 싸들고 훑고 다니며 공동체 인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판교 벤처밸리를 문자 그대로 조그만 골짜기 촌으로 만들 세계 최첨단 반도체산업 집합단지를 필두로 지금 용인은 개발호재로 한창 부풀어 오르고 있다. 마북·보정 플랫폼시티 정부 수도권3기 신도시포함이며 용인경전
[용인신문] 학생들이 묻는다. 선생님은 방탄소년단 좋아하세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은 경쾌하다. 가끔은 지인들에게 정치적 의견을 강요(?) 받기도 한다. 부담스런 질문을 받으면 슬퍼진다. 보편자의 시선으로 정의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는 5000만개의 당파성이 존재한다. 때문에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라는 말은 당파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당파성을 드러낸 후의 뒷감당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발언이다. 즉, 자기 입장이 분명하다는 것은 용기와 책임감 뿐만 아니라 실천하는 삶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의무(?)에 대한 부담감이 뒤 따른다. 대한민국은 입장이 분명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하는 사람을 이유없이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로인해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층이 생겨난다. 문제는 그 이후다. 지지하는 정파가 없어서 투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투표하지 않은, 무관심의 결과는 무엇인가? 이탈리아에서 무솔리니가 집권하자 ‘기차는 정시에 도착했다’는 프로파간다가 등장했다. 변절한 사회주의 언론인 무솔리니는 무질서를 비판하고, 혼란을 잠재우는, 파시즘의 우월성과 능력을 상징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스타카토로
[용인신문] 1964년 8월7일 미합중국 연방의회는 린든 B 존슨 대통령에게 베트남에서 전쟁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는 중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 전대(戰隊)는 결의안이 통과되기 전인 8월 2일, 사건발생 30분후 북베트남에 대한 대규모 융단폭격을 개시했다. 미국이 베트남을 대대적으로 침공하게 된 배경은 이른바 통킹만 사건이 발단이다. 8월2일 남중국해 베트남 연안 공해 상에서 정찰중인 미 해군 구축함 매덕스(Mddox)가 북베트남의 어뢰정으로부터 공격당했다고 존슨 행정부는 발표했다. 미 언론은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북 베트남을 응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미 의회는 전쟁의 권한을 대통령에게 일임했고, 존슨은 즉각 대규모 전투병력 투입을 명령했다. 한국도 미국의 파병요구를 적극 수용하여 참전했다. 베트남과 미국의 본격적인 전쟁은 이후 10년간 벌어졌다. 미국은 통킹만 사건 이전 10년 전부터 사실상 베트남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베트남-미국의 전쟁은 무려 20년간이나 진행된 것이다. 전쟁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묵살되었다. 뉴욕타임스는 통킹만 사건의 전모를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논조로 의혹을 제
[용인신문]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언행이 논란과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칭송했다. 광복 후 월북해 김일성의 남침을 돕고 장관직(국가검열상·노동상)을 누린 인물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찬양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원봉 덕분에 민족의 독립운동 역량이 커졌고, 국군의 뿌리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선 “대통령이 6·25로 북한 훈장까지 받은 사람을 치켜세워 논란을 키우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에 앞서 4일 청와대는 국가유공자·보훈가족 초청 행사에서 나온 참석자의 핵심 발언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한국전쟁 때 전사한 김재권 일병의 아들(유복자) 김성택씨는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6·25, 천암함, 서해교전, 연평해전 등은 북한의 공격이자 테러였다. 그런데도 북한은 단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았다. 사과도 없이 화해나 평화를 말한다면 그것은 위선이고 거짓 평화다.” 문 대통령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는 김씨 발언 중 “정부의 유해발굴 사업으로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됐다
나무와 까치 이상호 높은 나뭇가지에 세 들어 사는 새 세도 안 내고 집짓고 새끼 기르며 살기가 영 민망한지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까치발로 조심조심 걸어드는 새 그 마음을 아는지 나뭇가지도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걸 쭉 지켜보는 하느님도 말없이 따뜻한 어둠을 펴서 함께 덮어준다 -------------------------------------------------------------------------- 한국 시사의 도저한 흐름 속에서, 이상호 시인은 서정의 문법을 내면화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변용시킨 우리 시대 뛰어난 서정 시인입니다. 그의 여덟 번째 시집 『마른 장마』(시로여는세상, 2016)에 담긴 시인의 말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지향점을 만나볼 수 있지요.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 마음이 더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시심의 물줄기가 점점 가늘어지는 탓이리라. 두렵다. 발길 드문 산속 조그만 옹달샘 같은 이마저 고갈될까 문득문득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보다 우리의 눈길이 머무는 지점은 ‘시가 마음에 차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김정남 평론가는 시집 해설「오래 삭힌 슬픔으로 빚은 금빛 노래」
이은규의 시로 쓰는 편지 하우스 오브 카드 / 신혜정 손 안 대고 코를 풀 방법을 찾느라 코가 흐르는 것도 까맣게 모르고 이사 가서 쓸 세탁기를 고르느라 빨래가 쌓인 것도 잊어버려 이제는 더 이상 시를 못 쓸 것 같다고 말하다가 어느새 시가 오는 것도 잊은 채 그만 아아, 가습기를 선물한 남자애를 좋아했네 비 오는 줄도 모르고 창문을 꼭꼭 닫아둔 채 신혜정 시인의 전언에 귀 기울여봅니다. 시 속의 우연적인 상황은 일련의 사건의 반영이 아닌데, 이는 이 상황들이 일종의 내적 규칙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언뜻 시적 주체의 선택적 태도는 비본래적. “세탁기를 고르느라/빨래가 쌓인 것도 잊어버려” 정작 입을 옷이 없는 생활. “이제는 더이상 시를 못 쓸 것 같다고 말하다가/어느새 시가 오는 것도 잊은 채 그만//아아”. 망각의 망각, 상실의 상실은 일상이라는 몽타주를 통해 결국 삶으로 환원되는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끊는 일 혹은 이어가는 일, 실재의 윤리는 여기서 구축되겠지요. 자신의 환상을 실현하기 위해 완전히 몰입할 준비가 된 누군가에게 일체의 윤리적 존엄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쓰는 행위 속에서
밤은 누군가의 역 / 김학중 밤은 누군가의 역 순진하게 내려와 앉으며 정차하고는 지나간 이름들이 자라 나와 내리는 모든 바닥들 바닥에 시간이 뿌려두고 간 낱알들이 살이 올라 바람 부는 쪽으로 아무렇게나 서걱거려도 좋은 시간 바닥에 앉아야 기다림이 익지 아무 곳이고 역이 되지 나지막이 다들 내려주고 남는 바닥이야 잠드는 역을 떠나는 막차들은 불을 끄고 천천히 떠나가고 이제 남은 바닥은 흐릿하게 순진한 깊이 마감이 임박한 오늘에게 시간만이 데려다줄 수 있는 안식을 주는 깊이 아직 그날인 누군가 그대 그대로 붙잡아도 어둡기만 한 대답들이 충만해지는 가만히 내려앉아 등 뒤가 되어주는 누군가의 역 등으로 다가가는 일이 밤이라니 그대가 그대로 이날이었다니. -------------------------------------------------------- 이 겨울, 어느새 우리는 누군가의 역으로, 밤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김학중 시인의 「밤은 누군가의 역」에 잠시 머물러 볼까요. 그는 “삶이 스스로의 삶을 두드리던 그 힘을 위하여 산다는 것이 창세인 시대를 위하여 아무런 선언 없이 선언을 완성하는 언어를 위하여 이것들이 다만 시작으로 무너질지라도. 괜찮다”라는 문
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사막등대 / 김종경 별밤에도 불을 지펴 실크로드 순례자들에게 어둠 속 길을 안내하던 사막의 오아시스 가끔은 사형을 집행하던 절체절명의 전탑이었던 구원과 죽음의 등불이 동시에 타올랐던 사막에도 등대가 있다 --------------------------------------------------- 김종경 시인의첫 시집『기우뚱, 날다』(실천문학, 2017)를 기다린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의 시편들을 읽으며 체 게바라의 선언을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불가능한 꿈을 갖자!”라는 문장은 문학의 길에 대해 시사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를 통해 살펴보면 “별밤에도 불을 지펴/실크로드 순례자들에게/어둠 속 길을 안내”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 도저한 진정성이 ‘사막 등대’로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과 혁명의 공통점은 불가능한 것을 꿈꾼다는 것, 그를 통해 점진적으로 가능성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리얼리스트 김종경 시인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바로 오고 있는 문학과 혁명의 시간일 것이다. 마치 저기서 “사막에도 등대가 있다”는 시적 전언처럼. 이은규 시인 yud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진수미 턴테이블을 느리게 회전하는 오보에 선율은 연주자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주지 않네. 허나 소리를 삼키는 소리를 볼 때, 개미소리로라도 울어야 한다네. 목소리는 무엇입니까. 더 큰 것이 큰 것을, 큰 것이 작은 것을, 작은 것이 그보다 작은 입술을 감춰버릴 때, 자신의 진열대에서 말없이 천칭을 꺼내보는 자여. 저울은, 평등은 무엇입니까. 차라리 비대칭의 지워진 얼굴을 들고 뛸까요. 마구 편향된 날개처럼 돌아가는 세계, 프로펠러여 -------------------------------------------------------- 가을, 시 속에 등장하는 일그러진 얼굴을 그려봅니다. 나아가 들리지 않지만 존재하는 소리들에 귀 기울여 볼까요. 발화하는 존재의 최대 문제는 무언가 우리의 “작은 입술을 감춰버릴 때” 발생합니다. 시인의 존재증명은 시적 발화를 통해서만 가능한데 말이지요. 그럴 때 우리는 시인과 같이 “차라리 비대칭의 지워진 얼굴을 들고” 뛰고 싶은 상태가 됩니다. 저울도 평등도 사라진 세계, “마구 편향된 날개처럼 돌아가는 세계” 내에서 존재의 현기증은 체화되겠지요. 어느새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