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속이 확~ 풀리는 ‘미역국’ [용인신문] 매년 생일마다 꼭 먹는 미역국, 산모가 출산 후 가장 먼저 먹는 음식이기도 한데요.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피를 맑게 해주어서 산모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건강식으로도 아주 좋은 국입니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미역국으로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어 누구나 끓일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대로 끓이기는 어렵더라구요. 외식으로는 생소한 메뉴인데, 고정관념을 깨고 몇 해 전부터 하나둘씩 미역국 전문점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매장마다 손님도 많고 체인점들도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용인, 동천동에 위치한 ‘일호점미역’을 소개해 드릴게요. 주소는 수지구 동천동 (고기리)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로변이라 찾기는 어렵지 않아요. 주차공간도 매장 바로 앞에 제법 넓지만 식사시간에는 복잡해서 주차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안 그래도 인기 많았는데 ‘맛있는 녀석들’ 이란 프로그램 방송 이후에는 한층 더 인기가 높아져 피크타임에는 웨이팅이 있어요. ‘일호점미역’에는 브레이크가 없으니 조금 조용한 식사를 원하시면 식사 시간을 살짝 피해서 방문하는 것도 좋겠지요? 매장은 일반적인
[용인신문] 해방되던 날 늦은 오후! 해가 막 질려는 동경 시내의 어느 언덕길을 어떤 한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혼자 미친 사람처럼 무어라고 중얼거리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뒤 딸아 가던 김소운(金巢雲)선생은 궁금하여 가만히 다가가 엿들었다. 그 할아버지가 눈물 흘리며 중얼거린 소리는 “조선아! 조선아! 너 어디 갔다 이제 왔느냐! 조선아! 너 어디 갔다 이제 왔느냐!”였다. 이 얘기를 전해 준 김소운선생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본에 머물며 집필한 자신의 유명한 <목근통신(木槿通信)>에서 “내 어머니는 레프라(문둥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어머니를 클레오파트라와 바꾸지 않겠습니다.”라고 조국에 대한 애타는 목마름을 절규하였다. 이름 모를 노인은 해방으로 조선을 되찾은 기쁨을 노래 한 것이요, 김소운 선생은 되찾은 조국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 것이다. 조국이 비록 헐벗고 굶주리고 반 토막이 난 채로의 더러운 문둥이 같은 조국이지만 자신에게는 “어느 극락정토(極樂淨土)보다도 더 그리운 어머니의 품”이라고 외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이 조국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있었을 때에 조국을 되찾는데 앞장섰던 백범(白凡)김구(金九)선생은 조국의 미래를 얘
[용인신문]
[용인신문]
[용인신문] 절기(節氣)에 쓰인 60갑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중에 경자(庚子)라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이 년(年)으로 왔을 때, 우린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알아야 한해의 인간 세상을 조망하며 제 일을 도모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볍씨는 늦봄에 심고 보리와 밀 씨는 늦가을에 심으라는 말처럼, 계절과 사물의 성질을 잘 알아야, 올바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우리는 믿어 왔다. 그리고 그렇게 뭘 좀 알고 있어야 철 좀 들은 것처럼 처신할 수 있는 것이다. 경자(庚子)년을 흰쥐의 해라고 한다. 마치 지난 기해(己亥)년이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는 것처럼, 열두 띠의 동물과 천간(天干) 오행의 색깔을 붙여 만든 말이긴 하지만, 거기엔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경자(庚子)라는 단어는 계절의 때와 시간에 붙여진 이름이지 동물에 붙여진 이름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도 신통하게 황금돼지의 해엔 멧돼지의 포상금이 돼지 열병 덕에 20만 원이나 되어, 정말 돼지가 황금으로 둔갑한 것처럼, 엽총을 든 포수들에게 대박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세상천지에 다 일어났을 리도 없고, 분명 많은 일반
[용인신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0년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을 500% 올린 50억 달러를 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6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2019년 한국이 부담한 방위비 분담금은 1조389억 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으름장도 서슴지 않는다. 주한미군의 1년간 주둔비용은 약 20억 달러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50% 가까이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사용하고 있는 기지는 물론 무료다. 기지 사용료를 포함하면 절반이상 한국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는 전 세계 미군기지중 최대 규모로 1468만 평방미터(450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여의도의 5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이다. 평택 미군기지 건설-이주비용은 고스란히 한국이 부담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100% 수용한다고 가정하면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2.5배를 우리가 부담하는 셈이다. 올해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방위비 분담금 대폭인상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용인신문]
[용인신문] 사람에게 이름을 붙이는 것과 같이 땅에도 이름을 붙인다. 사람들이 이름으로 서로를 구분하듯이 땅에도 이름을 붙여 편리하게 찾아보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명 속에는 당시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이 녹아있다. 얼마 전까지 김량장동 남구의 골목길을 ‘석농길’이라 불렀다. 이 명칭이 붙은 것은 김량장동 남쪽 노고봉 산록에 독립운동가 석농 유근 선생의 묘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거리 부근 도로 이정표에는 ‘석농길’이라는 표지판도 있었다. 석농(石儂) 유근(柳瑾, 1861~1921) 선생은 언론인이며 독립운동가로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서 태어났다. 독립협회에서 활동하였으며 만민공동회를 주도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1898년 4월에 황성신문을 창간하고 주필이 되었다. 1905년 11월에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자 이 신문에 을사 오적을 꾸짖는 논설 ‘시일야방성대곡’을 실었다. 이 일로 언론계를 떠나 잠시 교육활동과 민족의 역사서 편찬에 전념하였다. 1907년 황성신문 사장으로 추대되었지만 경술국치로 신문은 폐간되고 만다. 한편으로 선생은 대종교의 국내 책임자로 남도본사를 이끌며 해외 독립운동을 지원하였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한성 정부
맛있고 푸짐한 ‘오리능이백숙’ [용인신문] 육류 중에서 몸에 좋기로 으뜸이라는 오리고기. 소고기는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찾아서 먹으라는 이야기도 들어보셨죠? 피로회복, 해독작용 및 갱년기,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오리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아예 못드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크림도 오리고기 먹은 지 몇 해 안되었는데 냄새에 민감해 잡내가 조금이라도 나면 잘 먹지 못하는데요, 갈 때마다 맛있고 푸짐하게 먹고 오는 오리백숙집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호는 ‘한터시골농장’, 위치는 처인구 양지면 비교적 한적한 도로에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주차장도 넓고, 본관, 별관까지 있는 큰 규모의 식당입니다. 분위기 좋은 원두막 느낌의 개별 룸은 황토방으로 좌식과 테이블 취향대로 선택 가능해서 더 좋았습니다. 고기 메뉴는 오리와 닭 그 외에도 삼겹살 등이 주문 가능하고 함께 곁들이면 좋은 전과 전병 도토리묵이 있어요. 시그니처 메뉴인 능이 오리백숙을 주로 주문하는데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오리와 궁합이 잘 맞는 수북한 부추 위에 몸에 좋은 귀한 능이버섯이 자리잡고 있어 보기에도 건강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7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판타지 바람의 열두 방향 ◎ 저자 : 어슐러 K. 르귄 / 출판사 : 시공사/ 정가 : 14,000원 “내 판타지 작품 중에 슈퍼히어로를 다룬 것은 한편도 없다. 마법사가 등장하더라도 그들 역시 보통 사람처럼 실수를 하고 고난을 겪는 존재로 그려진다. 나는 내 판타지 작품이 가능한 한 현실적이길 바란다. 현실 그 자체가 이미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작가 르귄의 말이다. 현실을 비판하는 생생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들. 특히 최근 세계가 열광하는 방탄소년단의 <봄날> 뮤직비디오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그의 작품에 왜 많은 사람들이 빠져드는지 단 한 편의 작품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실력뿐 아니라 의식있는 젊은이들이라는 칭송을 받는 방탄소년단이 이 단편집의 <오멜라스를 떠나며>를 모티브로 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그의 문학이 보여주는 세계관은 어떤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다채로우면서도 사회적 함의를 지녔다. 고독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파리의 4월’에서부터 총 17개의 단편들에는 인간복제, 태양이 없는 삶, 현실의 권력 앞에 고뇌하는 과학자, 낙원같은 도시 오멜리아의 희
[용인신문] 선거는 항상 나를 흥분 시킨다. 오래전 기억 때문이다. 1992년 대선 당시, 행정병인 필자는 군 부재자 투표를 독려했다. 인사계와 함께 본부중대원들의 정치적 입장을 확인했다. 정작 문제는 필자의 투표였다. 그때까지 부재자 투표용지가 부대에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중대 전원의 투표 참여가 필요했기에 단 한표였지만 상징성이 컸다. 기다리던 투표지는 선거 당일 도착했다. 군인이었지만 울진읍 선거관리위원회 지정장소에 가서 일반인들과 함께 투표를 하고 왔다. 당파성을 보여주지 않고, 소신 있는 한 표를 행사한 것이다. 여전히, 선거철마다 당파성을 보여야만 한다. ‘무관심이 가장 강력하다’,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 무관심이 기권을 전제로 한다면 더욱 심각하다. 개인이 가진 기본적인 권리마저 포기하게 만든 정치권력의 교활성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언론들도 교묘하게 거드는 형국이다. 기성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를 원하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구분하는 것, 그렇게 만든 정치와 정치인을 바꿔야 하는 이유이다. 후보의 이력에 대해 우리의 태도는 불감증에 가깝다. 여러 번의 선거에서 나를 좌절시킨 것은, 당선될 수 없는 이
[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