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니 비스타 소셜 클럽 이기영 오래된 악사들과 귀에 익은 째즈와 스끌벅적한 서른 아홉 체 게바라와 스물 일곱의 이상이 있다 부르주아적 시가를 피우는 이상과 노동자의 술 모히또를 마시는 체 게바라 절인 청새치와 코히마르 해변에 뜬 붉은 달을 말하면 어린 여인들의 앳된 입술과 꼬치니로cochinillo에 대해 입맛을 다신다 혁명은 주방장이 추천한 부에니 비스타 소셜 오늘의 아기 통돼지 바비큐보다 못하고 달아나지 못한 열 세 명의 아해들은 가난한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는 마술사의 입속으로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 -나는 알토 쎄드로에서 마르카네로 가고 쿠에토에 도착한 후에는 마야리로 가 인생에 흐르는 힘 어쩔 수 없다네* 시인도 못 되고 내일의 혁명가는 오늘의 혁명을 모르는 불온한 승객들은 이 밤 또 어디로 다 흘러가나 그와 그가 감쪽같이 사라진 오, 쿠바! *‘찬찬’의 노래 가사 중에서 이기영은 세계를 열광 시킨 ‘부에니 비스타 소셜 클럽’의 히트곡 ‘찬찬’를 흥얼거리며 이 시를 썼을 것이다. 쿠바 혁명 후 부르조아 음악은 사라졌고 대중을 사로잡던 뮤지션들은 구두닦이가 되거나 담배 공장의 노동자가 되거나 무직자로 전락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할 때 이 말은 꼭 정치적 용어만은 아닐 터, 인성의 시작점이 수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가의 정치를 일러 수신에서 시작되지만 인성이 그 출발점이라하는 거다. 인성의 드러남은 늘 바름에 있고, 그 바름을 벗어날 때 비로소 치(恥)로 계도를 하는데 여기서 자기 검열인 스스로가 얼굴이 빨개지는 형벌이 내려진다. 사람이 부끄러운 짓 이전에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 치(恥)의 계도에서 오는 자기검열이 주는 형벌인 셈이다. 사람만이 갖는 성품이다. 그러나 짐승은 자기검열 따위는 없다. 그래서 짐승은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저런. 짐승만도 못한 놈’ 이란 말이 예서 시작 된다. 맹자가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하루는 맹자께서 방황하는 그의 고제(高弟) 고자에게 말한다(맹자위고자왈孟子謂高子曰). 산비탈의 좁은 길도(산경지혜간山徑之蹊間) 사람들이 오고간다면 탄탄한 길이 되지만(개연용지이성노介然用之而成路) 그마저도 없다면(위간불용爲間不用) 띠 풀이 자라서 길을 막아버리나니(즉모새지의則茅塞之矣), 지금 고자 네 마음이 그렇다(금모새자지심의今茅塞子之心矣). 이를 좀 더 쉽게 풀어놓은
최은진의 BOOK소리 131 완벽한 기억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저자 : 데이비드 발다치 / 출판사 : 북로드 / 정가 : 13,800원 며칠 후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에게 ‘울트라 수퍼 기억력’이 생긴다면? 한번쯤 다들 꿈꿔봤을 이 능력을 마다할 수험생은 없을 듯하다. 철학자 피히테는 ‘기억이 없다면 세계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 우리 모두에게 기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자꾸 깜빡깜빡하는 일이 많아진 갱년기 주부들, 서서히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리는 질병인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들에게도.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memory man’인 이 책의 주인공을 만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전개되는 속도감과 독창적인 캐릭터들 덕분에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스릴러물. 우연한 사고로 인해 과잉기억증후군을 갖게 된 남자. 그 능력으로 유능한 경찰로 거듭나 맹활약을 펼치게 되었지만, 그의 완벽한 기억력은 축복에서 저주로 바뀐다. 아내와 딸이 무참히 살해된 현장을 목격한 그 날부터…. 나락에 떨어진 에이머스 데커의 삶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 아픈 과거는 그의
<용인신문>
내 사랑이 그렇다 오봉옥 1 내가 구름을 걷고 싶은 건 순전히 고 기집애 때문이었다 온종일 졸래졸래 따라다니던 열 세 살 고 기집애 우린 구름 속에 집을 지어놓고 꿈꾸듯 흘러 다녔다 난 서울로 가자했고, 고 기집애는 무인도로 가자했다 (.......) 3 새우처럼 구부리고 자는 늙은 아내의 맨발이 섧다 무슨 가슴 앓이를 하고 살았기에 밭고랑처럼 발바닥이 쩌억 쩍 갈라진 것이냐 구멍 난 팬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여자 늘어지 뱃살을 애써 감추며 배시시 웃는 여자 살갖 좀 늘어진들 어떠랴 엄니 가슴팍처럼 쪼그라들고 늘어진 거기에 꽃무늬 벽지 같은 문신 하나 새기고 싶다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더 높이 날아올랐을 텐데 들판을 통통 튀어 오르는 가젤의 발거름 처럼 가볍고 신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을 텐데 가여운 그 여자 팔베개를 해주려 하니 고단한 숨을 몰아쉬면서도 내 팔 저릴까 가만히 밀어내고 있다 오복옥에게 여자는 구름을 걷게 하고 꽃무늬벽지같은 문신 하나 늘어진 젖가슴에 새기고 싶게 만든다. 열세 살의 고 기집애가, 생략되었지만 스물아홉 숨어지낼 때 그와 몰래 만나던 처녀였고 지금의 맨발이 섧은 늙은 아내다. 한 사내의
선비가 치국을 꿈꾸는 계절이 가을이다. 물론 치국에 이르는 길은 수신과 제가가 먼저 선행 된다. 요즘이야 개나 소나 치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판국에 수신이나 제가라는 말이 무슨 의미나 있겠나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서는 여전히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들먹인다. 이는 곧 유학(儒學)에서 강조하는 올바른 선비의 길. 이기 때문이다. 이를 줄여서 수제치평(修齊治平)이라 한다. 대학(大學) 경 1장과 전 10장을 비롯 대학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천하에 뜻을 둔 선비가 가장 먼저 할일은 뭘까. 어려서는 소학으로 삼절(三節)<쇄소응대진퇴지절灑掃應對進退之節>, 사도(四道)<애친경장융사친우지도愛親敬長隆師親友之道>를 익히고, 16세인 방년(芳年)에 이르면 대학으로 수제치평(修齊治平)을 이루는 공부를 한다. 그래서 삼절사도를 일러 수제치평(修齊治平)<개소이위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본皆所以爲脩身齊家治國平天下之本>의 기본이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천하라고 하는 것이 뜻만 세웠다고 해서 거머질수 있는 것은 아닐 터. 천시(天時)가 맞아야 하고 그에 따른 인시(人時)가 따라줘야 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천하를 거머쥔 자들의 신(新) 춘추
<용인신문>
현 소선거구제 '승자독식' 부작용 다양한 표심 공정하게 반영 한계 거대 양당 공고해져 '기득권 정치' 독일 연방의회 총의석수 '7-9명' 여성 . 청년 등 '진입장벽' 낮춰야 여야는 10월24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첫 번째 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경기고양갑/3선)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정개특위는 지난 7월26일 국회본회의에서 구성안이 통과되었으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극한 대립으로 3개월여를 허비하다 이날 가까스로 출범했다. 정개특위는 선거구 획정과 같은 제한적인 범위를 넘어 정당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등 1988년 제13대 국회에서 채택된 소선거구제를 근본적으로 개정할 계획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으로 1노 3김이 대결한 지역구도의 산물이다. 3김 시대를 주도한 당시 YS, DJ, JP는 각각 부산경남, 호남, 충청을 장악하고 소선거구제와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의원을 배정하는 선거방식을 채택하였다. 20대 국회에서 선거제도가 완전히 바뀐다면 소선거구제는 30여년 만에 퇴장하게 된다. 그동안 언론에서 선거제도 개편에 관한 보도는 많았으나 아직 다수의 유권자는 무엇이 핵심 쟁점인지 명확하게 인식하지
최은진의 BOOK소리 130 식(食)과 생(生)의 숭고함에 관하여 먹는 인간 ◎ 저자 : 헨미 요 / 출판사 : 메멘토 / 정가 : 16,000원 지금은 그야말로 탐식을 넘어 폭식의 시대다. 필사적일만큼 치열하게 먹어대면서도 건강식이나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우리들. 단 한 번도 한 끼 식사에 대한 인문학적인 사색 따위는 하지 않고 그저 먹어왔던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어줄, 미식 예찬의 반대쪽에 있는 책. 전쟁, 기아, 재해 같은 분쟁 속에서 하루하루 끼니를 잇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날마다 넘쳐나는 음식을 마주하는 우리에게 강펀치를 날린다.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시인, 소설가인 헨미 요는 대인기피증에 걸린 자신을 위해 여행을 하게 된다. 생(生)의 음식을 찾아 세상을 떠돌며,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거기에 얽힌 사연들을 담았다. 여행 전 그는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어떤 얼굴로 먹고 있을까, 또는 얼마나 못 먹고 있을까? 배고픔을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하루하루 음식을 먹는 당연한 행위를 어떻게 의식하고 있을까, 또는 의식도 못하고 있을까?’같은 문제를 인식한다. 무엇보다 포식에 익숙해진 자신의 혀와 위가 못마땅해졌고, 호강에 겨워 흐트러지
국회의 교육부 국정 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과 행태가 공개되어 파장이 일파만파다. 5년간 무려 1800여개 유치원에서 5900여 건의 크고 작은 비리가 적발됐다. 부적절하게 사용된 돈만 269억 원. 이번 사태가 사회적 공분을 불러온 이유는 단 한 가지,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비리 유치원도 문제지만, 세금을 제멋대로 유용토록 방치해온 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리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 사립 유치원에 매년 2조원 이상 세금 지원을 하면서도, 부적절한 집행이 적발되어도 형사처벌은커녕 환수조차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반면, 어린이집은 지원금이 보조금 명목이라 위법시 형사처벌 대상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이해불가의 영역이 아닐 수 없다. 논란의 배경엔 불편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오래된 먹이사슬 경쟁구조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입법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에 대한 두 집단의 다양한 정치로비 또한 치열했던 게 사실이다. 초저출산시대에 접어들면서 ‘교육’과 ‘보육’이라는 경계위에서 자칫 ‘어린이 장사’라는 상업적 이해관계를 고착화시켜왔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현행법상 유치원은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 같이 김명수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잎과 이슬과 바람 황무지 흙먼지 별빛의 언어 대지와 지평선 새들의 말 물결은 뭍으로만 차지 않지만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 기슭에 휩쓸리는 파도같이 세계는 그대 앞에 펼쳐졌건만 부서진 파도는 되밀려가네 허공에 입맞춘 타는 그 입술 메마른 입술이 입 맞춘 허공 병사들, 병사들 모든 병사들 언제나 무거운 물음같이 원망(遠方)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 어제도 오늘도 모든 병사들 @김명수는 자연의 모든 소리들을 듣고 있다. 아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시인은 그걸 의심한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는 무엇이며 타는 입술이 입 맞춘 허공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는 광활하여 기슭에 휩쓸리는 파도처럼 격렬한 투쟁이 있을 것이고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 쉬 잠들지 못하는 역사의 출렁임이 있을 것이어서 심상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통했다고 믿는 민족 간의, 국가 간의, 계층 간의, 자연과 인간 간의 불화는 무엇이란 말인가? 시인의 고민은 그러므로, 세계적인 크기를 갖는다. 이와 같은 불화의 뒤에 병사들이 있다. 불화가 깊을수
2018 발견! 경기동네서점展'에 함께하는 동네서점 ‘생각을담는집’이 오는 27일 ‘김종경의 시로 읽는 우리 동네 용인’이라는 주제의 시낭독회를 개최한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10월26일부터 11월 4일까지 매주 금,토,일에 진행, 경기도내 21개 서점이 참여한다. 용인시 원삼면 사암리에 위치한 동네서점 겸 북카페인 ‘생각을담는집’은 27일 오후2시부터 4시까지 개막 및 메인행사로 용인 출생의 김종경 시인을 초대해 ‘우리 동네 용인의 시’를 함께 읽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동네주민들은 물론 용인에 살고 있는 작가 중에 김윤배 시인, 청소년 동화작가로도 유명한 이상권 소설가 등이 참여하고, 시전문지 <더 포지션> 발행인 차주일 시인도 함께할 예정이다. 부대행사로는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만든 김종경 시인의 영상시를 상영하고, 동네 주민들도 시낭송에 참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과함께’라는 남성중창단이 축하곡 ‘위대한 약속’등을 선사할 예정이다. 생각을담는집 대표 임후남 시인은 “2018발견! ‘경기동네서점전’에 함께 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책읽기 좋은 가을 정취에 맞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