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용인과의 첫 인연은 함박눈이 꽤나 내렸던 1985년 1월27일. 그날은 바로 내 인생의 반려자가 된 용인사람을 처음 만났던 날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4년을 용인에서 살았다. 용인은 이제 사랑하는 제2의 고향임에 틀림없다. 오히려 친정인 서울길이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다. 마평동 신혼시절, 용인 5일장이면 장터를 오가며 용인살이를 익혔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차츰 이웃을 사귀며 새 인생을 시작했다. 정말 힘들었던 만학의 꿈을 이룬 곳도, 용인문협·용인문화원과의 인연으로 인간관계의 신뢰를 쌓아 온 곳도 용인이다. 돌아보니 인간관계라는 큰 재산을 축척하게 만들어준 곳도 용인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무엇보다 용인사람이 되어 가장 기쁘고 보람된 것은 내가 전력을 바쳐온 일터 ‘반딧불이’이가 있다는 것 때문이다. 중앙공원이 자리한 노고봉을 매일 바라보며, 사계절 자연의 변화를 가까이 체험하는 나름의 축복도 누리고 있다. 시간이 허락할땐 용인의 산하를 드라이브코스 삼아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긴다. 곱든 고개를 넘어 사암저수지를 조망하며, 농촌테마파크를 들러, 원삼막걸리 양조장과 백암 순댓국까지…이런 용인은 나에게 아름다움과 맛이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용인신문]단국대학교는 지난 26일 오전 죽전캠퍼스 난파음악관 콘서트홀에서 제17대 장호성 총장 이임식과 제18대 김수복 총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수복 신임 총장은 개교 이래 첫 동문 총장이자, 선출 방식도 법인 임명제에서 간선제로 전환해서 뽑힌 첫 번째 총장이다. 임기는 2019년 8월 26일부터 4년이다. 이날 총장 이·취임식에는 장충식 이사장 등 대학 관계자와 백군기 용인시장을 비롯한 정춘숙 국회의원, 황준성 숭실대 총장, 유병진 명지대 총장, 초머 모세 주한 헝가리 대사 등 정치, 교육, 주한 외교 사절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신임 총장은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후 1985년 교수로 부임했다. 천안교무처장, 예술대학장, 천안부총장을 역임했다. 시인이기도 한 김 신임 총장은 한국문예창작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수석부회장을 지냈고, 현재 한국가톨릭문인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신임 총장은 취임사에서 “대학 핵심사업인 IT, BT, CT, 외국어교육 등 4대 특성화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시대의 교육환경 혁신을 위해 ‘스마트 크리에이티브 캠퍼스’를 조성, 통일시대의 리더 역할을 수행할 전
[용인신문] 추석이 지났다. 어스름이 일찍 내려앉기 시작했다. 탄천을 걷기 위해 집을 나섰다. 어느덧 횟수로 3년. 늦은 나이에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다니기 위해 용인으로 이사를 왔다. 7년 전.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중이었다.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때문에 5년이라는 시간을 병과 싸워야 했다. 다행히 약으로 치료되었지만, 약의 부작용은 사람(여자)으로서 견디기 힘든 심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얼굴은 호빵맨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다 끊어졌다. 건강과 함께 나의 40대가 사라졌다. 나의 배움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가을 단풍이 예쁘게 내리는 날. 딸 아이가 내 손을 잡았다. “탄천 걸어 볼까, 엄마.” 밖의 공기는 시원했다. 천천히 아이의 손을 잡고 걸었다. 탄천 변으로 내려가는 길의 벚나무에서 단풍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붉은 노을과 함께하는 용인의 탄천은 장관을 연출했다.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었고, 매미 소리가 조그맣게 들렸다. 하천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했고 유유히 걷고 있는 왜가리의 모습은 여유로웠다. 산들바람에 갈대와 억새풀이 하늘거리고, 창포, 애기부들, 줄 등 수생식물이 즐비했다. 탄천 변에는 이름 모를
[용인신문]용인시가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용인8경 선정자문단’을 구성, 올해 2월부터 자문단 회의와 현장답사·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용인8경을 재정비했다. ‘용인8경’ 재정비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환영한다. 이제 ‘용인8경’은 △1경:석성산 일출(동백동) △2경:광교산 사계(신봉동) △3경:기흥호수공원(공세동) △4경:용인농촌테마파크와 연꽃단지 △5경:용인자연휴양림(모현읍) △6경:조비산 조망(백암면) △7경:가실벚꽃(포곡읍) △8경:어비낙조(이동읍)로 새롭게 태어났다. 본 기자도 참여한 선전자문단은 오랜 시간 토론과 현장답사 등을 거쳐 기존 8경 중 곱든고개와 용담조망, 선유대 사계, 비파담 만풍을 제외지로 결정했다. 대신 새 후보지 가운데 기흥호수공원, 농촌테마파크와 연꽃단지, 용인자연휴양림 등 세 곳을 추가 지정했다. 용인8경은 2003년 처음 제정되었으니 16년 만에 재정비된 것이다. 용인은 전국에서도 가장 빠른 도시환경 변화를 겪었다. 인구는 무려 3배 이상 급증했고, 지도가 수차례 바뀔 만큼 변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재정비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관광자원들도 많이 생겨났다. 용인8경을 처음 기획했던 2002년 당
[용인신문]얼마 전 부산에 살고 있는 용인 출향인사들을 만났다. 이따금 고향 용인을 찾아올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했다. 자가용보다 고속버스를 많이 이용하는 그들의 한결 같은 소망은 기존 공용버스터미널 이전과 버스노선 개선 요구였다.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면 목적지인 집은 처인구에 있는데, 왜 기흥구 수원·신갈IC를 거쳐서 되돌아와야만 하느냐는 볼멘소리다. 대부분의 상행선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그런데 서울방면 기흥IC를 지나 수원·신갈IC로 나오기 때문에 무려 1시간 이상을 되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상하행선 진출입로인 수원·신갈 IC 옆 신갈오거리 인근 버스정류장도 간이버스정류장에 불과하다. 그나마 만들어진 임시정류장도 고속도로 밑이라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이다. 100만 도시의 교통인프라라고 하기엔 믿지 못할 일들이다. 기존 처인구 용인공용버스터미널에는 공항·고속·시외·시내버스까지 4종류가 수십·수백 개의 도시와 마을을 오가고 있다. 다행히 서울과 수도권을 드나드는 광역버스는 명지대, 단국대, 경희대 등 대학캠퍼스 부지를 터미널 겸 종착지로 이용 중이다. 반면, 서부권의 분당선 연장선 전철과 경전철 환승으로 미흡하나마 전철시대가 개막됐다. 이
[용인신문]지난 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하며 최고시속 189km를 기록하며 지나갔다. 다행히 용인지역에서는 큰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없었지만 곳곳에 상흔이 남았다. 사진은 7일 죽전동 신세계 백화점 앞 탄천 변에 뿌리가 뽑힌 채 쓰러져 있는 버드나무. 8일 아침, 산책 나온 시민들이 쓰러진 나무를 돌아가고 있다. <본지 황윤미 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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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살살 녹는 ‘양념 갈매기살’ 엄지척! [용인신문]몇 달 전에 처인구에 위치한 갈매기살 맛집 ‘갈매기 사랑’을 소개했는데요, 기억하시나요? 이번에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한 ‘성남 숯불 갈매기살’이야기해 볼게요. 위치는 기흥구 보정동. 이름은 ‘성남 숯불 갈매기살’. 눈치 채셨겠지만 시작은 성남에서1985년부터 영업하다가 보정동으로 이전했는데 이름은 그대로 ‘성남 숯불 갈매기살’을 사용하셨데요. 보정동으로 이전한지도 벌써 14년 정도 되었다는데, 10여년 전처음 방문했을 때는 주변에 음식점도 거의 없이 외진 곳이었는데 지금은 유명한 맛집들이 제법 위치한 외식타운 모습이 되었네요. 가까운 곳으로 한 번 더 이전해서 현재 위치로 옮긴 건 1년8개월 되었답니다. 크림은 원래 매장보다 깔끔하고 주방도 오픈 형이라 훨씬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혹자는 예전 분위기가 훨씬 운치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평일 저녁시간에도 손님들로 가득한 곳이라 식사시간에는 얼마간의 웨이팅은 감안하셔야 해요. 넓은 주차장도 쉬이 복잡해지는데, 만차가 되어도 편하게 주차할 수 있게 안내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가격은 1인분 200g에 15000원. 조금씩 상승된 가격이긴 하지만 다른 고깃집과 비
봄 눈 전동균 걷다보니 구포시장 국밥집이었다 백년은 된 듯 허름했다 죽은 줄 알았던 김종삼(金宗三)씨가 국밥 그릇을 나르고 있었다 얼굴이 말갰다 눈빛도 환했다 여전히 낡은 벙거지를 쓰고 있었다 설렁탕이며 해장국이며 깍두기를 딱딱 제자리에 갖다주었다 뜨건 국물을 가득 부어주었다 공손하였다 두 병째 소주를 시키자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왼쪽 벽을 가리켰다 ‘소주는 각 1병’ 삐뚤삐뚤 아이 글씨였다 전동균 시인의 이번 시집은 존재와 부재, 순간과 영원, 소통과 불통, 삶과 죽음 등, 대립적 시각으로 일상의 실존적인 사실들을 독자 앞에 제시한다. 「봄눈」은 삶과 죽음을 상상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넘나들며 노래한 시다. 죽은자인 김종삼을 호명하는 것으로 상상의 공간은 긴장감이 감돈다. 허름한 국밥집에서 홀 서빙을 하고 있는 김종삼은 살아 있을 때와 다르지 않다. 말간 얼굴과 환한 눈빛, 그리고 벙거지를 쓰고 있는 모습의 김종삼은 전동균 시인에게 각인되어 있는 생전의 모습이다. 딱딱 각을 맞춰 늘어놓은 반찬이며 뚝배기 가득 부어주는 국물이며 공손한 태도며 살아 있을 때의 김종삼이다. 그러나 김종삼은 두 병째 소주를 시키자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오래 살아 좋은 시를
[용인신문] 서울에서 분당으로, 분당에서 용인 수지로 이사 온지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타지에 살면서도 친구들과 또는 혼자 드라이브하면서 봄이면 호암미술관 벚꽃길을 찾았고 가을이면 에버랜드 단풍길을 찾았었다. 가까운 곳에 이토록 아름다운 갈 곳이 많다는 것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돌아오는 길에는 어김없이 용인의 다음을 기약하곤 했던 것이다. 산과 숲이 많은 아름다운 용인의 자연환경은 팍팍한 도시에 살던 사람들에게 영원히 살고 싶은 곳으로서 끌리는 매력이 대단하다. 이런 자연 환경은 나의 삶도 크게 변화 시켜놓았다. 들어 올 때는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들어왔었지만, 가부장적인 가정의 아내로 살아오는 동안 잃어버렸던 자아와 열정을 돌려주고 수 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나를 깨우쳐 온전하고 큰 의미인 문학과 시를 찾아주고 나의 감성을 따뜻하게 품어 준 곳이다. 그 중심에는 잠깐 바람만 쏘이고 와도 좋을 곳, 발길 닿는 곳곳의 명소인 에버랜드 가는 길과 갖가지 테마파크와 휴양림,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자작나무 찻집 가는 길 등의 서정적인 풍광과 도시하고 가까우면서도 옛 고향에 돌아와 있는 듯, 인정과 배려와 따뜻함이 몸에 밴 따뜻한 용인사람들이 있다. 용인수지에
[용인신문]춘추시대 진(晉)나라 영공(靈公)은 7세 나이에 제위에 올랐으나 실권은 조(趙)씨 집안에 있었다. 20세가 되었음에도 조 씨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방탕이 고작이다. 자신을 권좌에 앉혀준 1등 공신 조돈은 상국의 지위에 있으면서 간언을 넘어 통제 하려고만 했다. 분노한 영공은 조돈을 죽이고자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영공의 끊임없는 살해 음모에 위기를 느낀 조돈은 마침내 국경까지 도망하는데 성공한다. 국경만 넘으면 더 이상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으리라 하고 넘으려는 순간 병권을 쥐고 있던 사촌 조카인 종제(從弟) 조천(趙穿)의 역모로 영공을 복숭아밭에서 살해 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경을 넘을 이유가 없어진 조돈은 궁궐로 돌아와 상국으로서 업무를 보는데 태사(太史) 동호(董狐)가 국가 기록 문서에 이렇게 필주(筆誅)<붓으로써 벌을 내림>한다. 조돈(趙盾) 도원(桃園)에서 주군 진영공 이고(夷皐)를 시해하다. 조돈이 기겁하며 삭필을 요구하자 동호 왈, “대감께서 직접 영공을 시해하지는 않았지만 대감은 상국의 지위에 있었고, 국경 안에서 있었으며 영공이 살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궁에 와서는 범인도 처벌하지 않
[용인신문]국민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 한데는 국가경제 부흥의 수혜자로 국민에게 있을 일정량 마음의 빚이 어느 정도 작용했으리라. 이러한 국민적 정서는 박근혜를 대통령에 오를 수 있도록 한 표를 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은 그에 대한 마음의 빚은 청산된 거다. 그 이 후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선 예쁨도 제게서 나고 미움도 제 할 탓이다. 문제는 국민이 부여해준 권리와 의무를 성실히 임하지 못했고, 과정에서 국민은 촛불을 들었으며 결과는 국민으로부터의 외면이 탄핵이라는 경천동지할 사태로 이어졌다. 지금은 법정에서 검찰의 꾸지람과 재판장의 판결문을 들어야 하는 옹색한 처지가 됐다. 그 중심에 촛불 최대의 수혜자 문재인 현 대통령이 있다. 작금의 문재인 대통령은 그야말로 초나라의 노래로 가득 찬 사면초가다. 그중 하나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한 도덕적 갈등의 냄새다. 거짓말로 얻은 진심은 언젠가는 진실 앞에 드러나게 되어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그의 첫 일성은 서해맹산(誓海盟山)이다. 이 말은 듣기에 따라서 무척이나 날선 말이다. 전쟁을 앞둔 장수에게서는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말이지만 법무부장관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