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산화서聚散花序* 송재학 수국 곁에 내가 있고 당신이 왔다 당신의 시선은 수국 인 채 나에게 왔다 수국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잠깐 숨죽 이는 흑백사진이다 당신과 나는 수국의 그늘을 입에 물 었다 정지 화면 동안 수국의 꽃색은 창백하다 왜 수국이 수시로 변하는지 서로 알기에 어슬한 꽃무늬를 얻었다 한 뼘만큼 살이 닿았는데 꽃잎도 사람도 동공마다 물고 기 비늘이 얼비쳤다 같은 공기 같은 물속이다 * 수국의 꽃차례는, 꽃대 끝에 한 개의 꽃이 피고 그 주위 가지 끝에 다시 꽃이 피고 거기서 다시 가지가 갈라져서 그 끝에 꽃이 핀다. 송재학은 꽃차례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 미시적 풍경에 대한 그의 애정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서정적 이미지의 운용에 남다른 미학을 보여온 그는 수국의 꽃차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나는 지금 수국 곁에 있다. 수국의 공간을 고유한 나는 이미 수국이기도 하다. 수국에 시인의 시선이 머물기 시작하면 시인의 서정이 투사된 것이어서 수국과 시인은 등가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공간에 개입되고 있는 사람이 당신이다. ‘당신의 시선은 수국인 채 나에게 왔다’고 노래하는 것으로 보아 당신은 오면서 수국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43 1만 년 성의 역사를 민낯으로 마주하라. 에로틱 세계사 ◎ 저자 : 난젠 & 피카드 / 출판사 : 오브제 / 정가 : 18,000원 몰랐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섹스에 병적 아니, 광적으로 집착해왔다는 사실을. 또 1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현재 우리보다 더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적극적이었다는 걸. “동굴 벽에 포르노그래피를 그렸고 파피루스에 음담패설”을 썼던 호모사피엔스의 1만 년 동안의 성 연대기. 인류가 역사에 남긴 수많은 유물과 문헌, 사건, 사례를 보여주면서 1만 년 동안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속되어 온 인류의 성 문화를 심도 있게 조망한 책. 독일의 젊고도 뜨거운(?) 저널리스트 그룹인 난젠&피카드의 발칙하고도 유쾌한 성이야기. 그들은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요즘엔 욕정을 억누르는 자들이 교무실이나 풍기 단속반 혹은 사제관에 있지 않고, 우리의 머릿속에 있다.”고. 인류의 출현부터 철기시대, 헬레니즘 로마 시대, 중세,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시대, 혁명의 시대, 세계대전과 학살의 시대, 냉전 시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남긴 문헌과 예술 작품 등에서 유추 또는 확인할 수 있는 당대의 성 풍속을 중
용인을 상징하는 ‘용인8경’이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시 관광과는 이를 위해 선정 자문단을 구성했고, 이미 2차례 회의를 한 상태다.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재선정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었기에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용인8경’은 지난 2001년 본지에서 용인시에 제안, 용인시가 민·관 전문가들을 포함한 10여명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렇게 구성된 ‘용인8경 선정위원회’는 2년여에 걸친 시민 추천과 후보지 답사 등을 통해 2003년 5월9일 최종 확정 발표했다. 이때 선정된 8경이 △성산일출(구성) △어비낙조(이동) △곱든고개와 용담조망 △광교 설경(수지) △선유대 사계(양지) △조비산(백암) △비파담 만풍(모현) △가실 벚꽃(포곡) 등이다. 당시 본보에 따르면 시는 난개발 오명을 씻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8경 후보지를 추천 받았다. 또 선정 위원들은 후보지역의 4계절 풍경을 답사·확인한 후 최종 심의를 통해 결정했다. 아울러 용인8경을 확정 발표하면서 사진공모전을 비롯해 표지판·포토존을 설치하고, 진입로와 편의시설을 확충은 물론 8경 확정지에 대한 경관훼손 방지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정부와 SK하이닉스가반도체클러스터 조성부지로 발표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에서 민심이 읽혀지고 있다. 당초 120만평에서 15만평을 추가 편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력반발하고 있다.또한 농촌지역임에도개발 호재를 노린 부동산만 무려 30여개가 늘어났다고 한다.여느때 같으면 모내기가 한창이어야 할시골마을에 불어닥친 개발광풍이 언제 끝날지 궁금하다. 사진은 지난 17일 오후 원삼면 일대.<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깔끔한 돼지국밥에 부추무침 척~ ‘환상궁합’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기흥구 수원·신갈IC 근처에 위치한 토박이 밀양 돼지국밥입니다. 보통 돼지국밥이라고 하면 냄새 때문에 꺼리는 분들이 많은 음식! 아무리 잡내를 잘 잡았다고 해도 살짝 냄새가 나기 마련이라 크림도 거의 찾지 않는 음식인데 토박이 돼지국밥은 워낙 추천도 많이 해주시고 혹여 국밥에서 냄새가 나 못 먹더라도 일품 등갈비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습니다. 큰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고 간판도 아주 커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주차는 매장 바로 앞 가능하고 식사시간에는 복잡하다고 하는데 주차관리 잘해주셔서 걱정 없겠더라고요. 언제 오픈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여기저기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고요.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해서 피크 타임에는 신발 분실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소문난 맛집답게 메뉴는 선지 해장국, 돼지국밥, 부추수육, 숯불등갈비 네 가지로 아주 단출해요. 모든 테이블마다 커다란 등갈비 화로가 놓여있어서 돼지국밥만 먹으러 가도 등갈비까지 저절로 주문하게 되겠더라고요. 처음 방문이라 시그니처 메뉴 두 가지 돼지국밥과 숯불 등갈비 주문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배추김치, 무김치, 백김치, 동치미 네 가지와 돼
국내 최대 규모의 식물자원보고인 용인 한택식물원에서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지난달27일부터 한 달간 우리 야생화와 세계 각국의 희귀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봄꽃 페스티벌이 열린다. 자연 속에서 계절 따라 식물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한택식물원은66만㎡의규모에 36개의 테마정원, 1만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축제 시작 하루 전인26일엔 김재현 산림청장과 수목원 관계자들이 다녀갔다. 사진은한택식물원 튤립 정원.<글/사진: 김종경 기자>
나무 아래 고요히-오규원 선생님을 그리며 임후남 소나무인가, 굴참나무인가 발목에 달고 있는 작은 번호표만 보느라 미처 그것들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 이젠 돌아가야지 다시 길을 물어 와야지 앞으로도 뒤로도 젖은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맞아도 아픈 것은 나무가 아니라 비다 그래도 나무들아, 누가 그를 잠재우고 있느냐 돌아서서 소리치려는데 그의 이름이 빙긋이 웃는다 이름표를 가슴에서 찾아야지! 큰 소나무가 이름표 하나 달고 물기 머금은 몸을 열어 제 집에 잠든 그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진흙투성이 내 신발을 닦아주고 있다 임후남은 오규원의 서울예대 제자다. 스승의 수목장지를 찾아가 나무에 매단 번호표를 확인하는 중이다. 나무의 발목에 스승의 번호표는 달려 있을 것이지만 나무들은 번호표를 선듯 내어놓지 않는다. 제자의 안타까운 마음은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길을 물어 와야지’에 이른다. 그렇게 다시 오르는 영혼들의 숲에는 ‘앞으로도 뒤로도/젖은 나무들이/길을 가로막는다’. 젖은 나무는 스승의 은유일 것이다. 스승은 제자의 눈물을 차마 볼 수 없어 되돌려 보내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 나무들은 비에 젖어 숙연하고 스승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용인신문>
원양이 불량한 자세로 공자를 맞았다<원양이사原壤夷俟>. 이 모습을 본 공자는 말한다<자왈子曰>. 어려서는 껄렁껄렁하더니만<유이불손제幼而不孫弟> 커서는 이룬 게 없으며<장이무술언長而無述焉> 늙어서도 죽지도 않으니<노이불사老而不死> 저런 걸 도적이라 한다<시위적是爲賊>. 이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본 본 자공은 이렇게 후주를 달면서 문장을 끝맺는다. 선생님께서는 작대기로 원양의 정강이를 툭툭 치셨다<이장고기경以杖叩其脛>. 이 글은 논어 헌문 편 46문장에 나오는 전문이다. 공자가 일생을 살면서 제자를 포함해 한 인간을 이 지경까지 몰아 부친 경우는 논어 499문장 중 일곱 문장쯤에 달하는데 그중 단연 압권일 것이다. “네깟 것이 논어를 알기나 하랴” 라며 이등박문에게 소리쳤다는 고홍명의 말 중에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는 독설이 있다 한다. 공자가 원양에게 했다는 헌문46문장의 말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는 않으리. 얼마나 막돼먹고 돼먹지 못했으면 나무 작대기로 정강이를 툭툭 쳐가면서까지 이렇게까지 했을까. 이와 같은 일이 공자의 그 사건이 있은 지 장장 2500년이 훨씬 지난
선거법 개정과 함께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설립’과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패스트트랙(긴급처리제도)’이 국회에 상정됐다. 국회는 본회의까지 330일 이내에 상정된 안건을 법률로 제정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의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 공수처 설립과 검찰개혁입법이 실현되면 검찰 권한은 축소된다. 조직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검찰의 반발도 극심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공수처설립’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상정된 것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평검사들도 검찰의 권한 축소에 조직적인 저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검사’는 개개인이 독립된 ‘준사법기관’이다. 제1공화국 이래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경찰을 지배해 왔다. 수사권의 검경 분리는 줄곧 필요성을 절감해왔고, 논의되었으나 번번이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흐지부지 되었다. 검찰의 권한은 정보기관과 군부의 권력을 압도한다. 정치권도 검찰의 눈치를 살핀다. 심지어 정권도 검찰의 칼날 앞에 자유롭지 못하다. 정권 초기에는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만 말기가 되면 그동안 축적된 정보로 칼을 휘둘러 왔기 때문이다. 검찰 권한이 이처럼
<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