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최근 용인시 처인구 운학동과 호동 일대에서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이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수도권 주민들을 위한 상수원 보호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환경부는 그동안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경안천 양안을 수변구역으로 지정, 근본적인 오염원인 농지매입을 꾸준히 해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 사업만큼은 4대강 사업과는 달리 크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특히 팔당상수원 발원지인 운학동 호동 일원이 그동안 잡목들로 우거진 수변구역 매입토지를 ‘수변생태벨트’로 정비한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강청이 몇 년 전부터 수백억 원을 투입, 상수원 일대를 수변생태벨트로 조성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단 환경론자가 아니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용인시 입장에서는 엎드려 절을 해야 할 판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가 나서서 예산을 투입해서 공원부지를 매입하고 조성하는 판에 도심에서 인접한 환경생태공원을 한강청이 국비를 들여서 만들어주니 말이다. 용인시는 이미 공원일몰제 때문에 수천억원대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경험이 있다. 당장 공원 가치가 없는 곳까지 녹지보전 명분을 내세워 혈세를 쏟아부
[용인신문]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은 경안천 수변구역인 처인구 운학동과 호동 일원 20만485㎡(6만여평)에 수변생태벨트를 조성 중이다. 그러나 용인시와는 무관하게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돼 완공 후 주민편의시설 등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청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수질보전, 홍수조절, 야생동물보호, 지하수 보호 등을 위한 생태복원사업 일환으로 ‘운학동‧호동지구 수변생태벨트’ 프로젝트를 시작, 일명 ‘유유자적 힐링에코벨트’를 조성 중이다. 하지만 수변생태벨트만 조성될 뿐 기존 산책로와의 연계성 검토나 주차장 및 주민편의시설 확보 등은 고려하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용인시는 현재 이 같은 사업에 대해서는 용인지역임에도 한강청 고유업무라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현재 운학동・ 호동・ 해곡동 일원은 팔당상수원 발원지인 경안천 상류지역으로 산책로와 자전거 라이딩 코스로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하지만 현재도 산책로 이용객들을 위한 화장실이 한 곳밖에 없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한강청에 따르면 운학·호동지구 수변생태벨트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생태조사와 실시 설계를 마쳤고, 우
우수 안도현 그리운 게 없어서 노루귀꽃은 앞니가 시려 바라는 게 없어서 나는 귓불이 발갛게 달아올라 내소사 뒷산에 핑계도 없이 와서 이마에 손을 얹는 먼 물소리 안도현은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 둘 수 있게 되었다』는 『북항』 이후 8년 만의 시집이다. 그는 후기에서 ‘무지몽매한 자일수록 시로 무엇을 말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는 ‘누군가 불러주는 것을 받아 적는 것이고, 그가 말하려는 것을 대신 말해주는 사림인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서정 시인이다. 안도현이 ‘시는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고 한 말은 감동과 세공의 과정을 거쳐 시가 태어난다는 걸 일깨우는 말이다. 「우수」는 순수 서정시다. 그가 말한 감동과 언어의 세공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지금 내소사 뒷산에 와 있다. 양지 바른 곳에 노루귀꽃이 피었던 것일 게다. 우수는 2월 하순쯤인데 노루귀꽃은 4월 초순쯤 피는 꽃이니 아마도 서둘러 봄 햇살을 보러 나왔을 것이다. 그러니 앞니가 시렸을 것인데 그 이유가 그리운 게 없
[용인신문] 인구 100만이 넘는 자치단체는 한 명의 부시장을 더 둘 수 있습니다. 수원과 고양, 그리고 용인시가 해당됩니다. 민선시장들은 그동안 제2부시장을 외부 인사를 임용하는 게 상례였는데 용인시장은 시청출신 공무원을 제2부시장으로 발탁했습니다. 정치인 출신이나 외부인사가 발탁된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었고 신선한 일이지요. 정규수 신임부시장은 과장시절 저와 함께 일했던 공직자입니다. 용인시에서 일할 때입니다. 시장의 부름을 받고 시장 실엘 들어가자마자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며칠 전, 찾아왔던 시의원과 민원인이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그 민원인이 시의원과 함께 사무실을 찾아왔었지요. 그리곤 다짜고짜 “담당과장, 계장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민원을 잘 살펴 달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조성린과장과 함께 아파트를 짓겠다는 현장을 돌아보았지요. 사업대상지 대부분이 산이나 계곡인데 한 여름이고 가뭄이었는데 곳곳에 샘이 솟아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아파트를 지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비지땀을 흘리며 현장을 돌아보고 내려왔더니 민원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생각엔 적지가 아닙니다.”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잔하고
[용인신문] ‘무상(無常)’이란 말이 있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더욱 익숙한데, 사람이 살면서 항상 같지 않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최근 처인구의 변화에서 ‘무상’을 절감한다. 10년 전에 수지구, 기흥구의 도시화를 목격하며 이젠 ‘용인’은 처인구에 국한될 수밖에 없겠구나 생각하였다. 용인은 조선 초기에는 용구현과 처인현의 합체요, 일제 강점기에는 용인군과 양지군을 합친 지역이다. 지금의 용인시내 권역은 지역의 정통성을 말살하려는 식민지 정책에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역참과 주막이 도로에 있었을 뿐인 곳에 백년도 안 되는 기간의 변화를 수용하면서는 인구 100만 도시의 중심 시가지로 형성되어 있다. 한 때 원삼면 두창리에는 초등학교 분교가 있었는데, 현재 국내 최대의 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있다. 요즈음 모현읍과 포곡읍에서는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변했다.”는 말을 실감한다. 길조차 없었던 곳에 고가도로가 교차해서 설치되고 있다. 산속 깊숙이 전원주택이 밀집해 있고, 집단주택이 건설되고 있다. 옛날엔 나루터가 있었고, 숲이 무성했다는 고림리 지역엔 1만 세대의 아파트가 조성되고 있다. 이젠 처인구에서도 ‘용인’은 볼 수 없겠구나 싶다. 토박이를 자처
[용인신문] 취할 때도 버릴 때도 백성들과 더불어 이익을 생각한다(취거여민동리取去與民同利). 이 말은 중국 한漢나라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설화집說話集 설원 제이권 신술편臣術篇2문장에 탕湯 임금이 재상 이윤伊尹과의 대화 중에 나온 얘기다. 상촌象村신흠申欽(1566~1628)의 손자이자 선조宣祖임금의부마駙馬낙전당樂全堂신익성申翊聖(1588~1644)셋째 아들 춘소春沼신최申最(1619~1658)가 랑천현감狼川縣監(현 강원도 화천)으로 있으면서 자주 인용하여 랑천고을 백성들은 어린아이까지 이정도 문장쯤은 모두가 외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 중 하나다. 이 말의 출전은 예기禮記 제27장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는 애공문어공자왈哀公問於孔子曰에서 공자의 답변에서 나온 말로 이여민동리以與民同利라하여 백성과 함께 함으로써 이득도 같게 한다는 말이다(훗날 맹자의 여민동락與民同樂은 여기서 비롯된다). 이 말을 투전판 고주孤注(노름꾼이 밑천을 다 걸고 마지막 승패를 걸다)하듯 고주古註를 단 인물이 다산인데 그의 강진유배 때 쓴 경세유표經世遺表 서문에는 이렇게 풀어쓴다. 법을 고칠 수 없고(법지불능개法之不能改), 제도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제지불능변制之不能變) 목민관(벼슬아치) 본인
[용인신문] 용인시가 용인종합운동장을 (가칭)센트럴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처인구 민심이 들썩거리고 있다. 시가 뒤늦게 (가칭)센터럴파크 조성과 처인구 공공시설물을 재배치하겠다는 민심 달래기용 카드를 내밀었지만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처인구민들은 그동안 종합운동장에 터미널이 이전할 것으로 믿고 있었다. 주민들은 기존 터미널이 중앙시장과도 거리가 멀고, 경전철 역사와도 접근성이 떨어져 불편을 호소해왔다. 건물 또한 낡을 대로 낡아서 안전등급도 최하위다. 특례시를 바라본다는 110만 대도시 용인의 관문이라기엔 너무나도 초라하다. 뿐만아니라 처인구청사는 어떤가? 청사 면적은 물론 주차장도 협소하고, 안전등급마저 D등급을 넘나드는 수준이다. 그런 상황에서 터미널과 공공청사 부지로 거론돼온 종합운동장을 허물고 갑자기 평지형 공원을 만든다는 소식에 나 역시 놀랬다. 무엇보다 시가 타당성 용역검토 결과, 600억 원대의 추가비용이 들어서 어렵다는 해명은 처인구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니 처인구 홀대론이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닌가. 뉴욕의 센터럴파크는 용인종합운동장 500배 크기다. 더군다나 요즘 세상엔 바다를 메꿔 땅을
막국수, 코로나에 지친 입의 호사 [용인신문] 용인에는 유명한 맛집, 숨은 맛집들이 곳곳에 많은데요, 이번에는 수많은 맛집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 용인 맛집 순위를 정한다면 1등 자리에 올려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기리 막국수’ 이야기입니다. ‘장원 막국수’로 한번 글을 썼었는데 지금은 장소도 이전하고, 상호도 ‘고기리 막국수’로 바뀌어 다시 한번 소개하려고 합니다. 세월이 어찌나 빠른지 이전 한지도 벌써 일 년이 다 되어 가네요. 아담하고 나지막한 예전 매장이 정겨워 없어진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있었어요. 본관과 신관으로 그냥 나뒀으면 했던 아쉬움도 깔끔한 새집을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마냥 반가웠습니다. ‘고기리 막국수’는 웨이팅과 주차 때문에 늘 좀 힘들었어죠. 이젠 웨이팅은 여전하지만 주차는 4주차장까지 생겨서 많이 편해졌습니다. 웨이팅 리스트는 카카오 플러스 친구 추가로 올려놓는 방법은 변함없고,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웨이팅 상황을 알려주니 등록만 해 놓으면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다른 일을 볼수도 있어 편리합니다. 코로나에도 끄떡 없이 사람이 계속 북적였는데요, 그래서 체온 측정 카메라와 투명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하는 등 더 철저하게 신경을 쓰더라
[용인신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에서 확진자가 속출, WHO가 홍콩독감(1968)과 신종플루(2009)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재앙은 제2차, 3차 유행으로 번지고 있으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비포코로나(B/C)와 애프터코로나(A/C)로 시공간을 분리할 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잠정적 시나리오 역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위기는 반드시 지나가겠지만 한치 앞 조차 예측하기 힘든 게 오늘의 현실이다. 블룸버그 선정 세계 1위 미래학자 제이슨 셍커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팬데믹으로 유례없는 충격을 입은 지구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셍커는 미래의 일자리와 직업, 교육, 건강관리, 공급망, 금융, 통화정책, 부동산 등 불황의 미래까지 구체적으로 예측, 진단하고 있다. 결국은 코로나 19 이후 미래에 닥칠 위험을 대비하라는 메시지다. 구체적으로 ‘일자리 미래’는 원격 근무의 서막을 예고했고, 교육은 온라인 3가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또 재택근무가 에너지의 미래를 바꾼다는 것과 금융의 미
[용인신문]
우연한 슬픔 채지원 종이꽃 같은 하르르한 슬픔 쩡쩡 울어대는 노동의 한낮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흰 속곳 같은 애무도 더 이상 보이지 않는데 이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나 햇살 내비치는 창가에 앉아 후드득 소나기 기다리는 때 채지원은 서울에서 나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2008년 『문학과 의식』으로 문단에 나왔다. 그녀의 이번 시집에는 가난했지만 소중했던 젊은 날의 추억이 새롭게 살아나고 시를 향한 순연한 집념이 펼쳐진다. 유성호가 ‘시인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충실하게 되새기면서 그 시간이 남긴 흔적과 문양이 시인의 존재론임을 노래한다’고 한 말은 옳다. 「우연한 슬픔」은 고요한 시간에 놓인 화자가 느끼는 종이꽃 같은 하르르한 슬픔에서 출발한다. 노동자들의 쩡쩡한 목소리와 기계음들도 쉬고 있는 고요한 시간, 애무도 보이지 않고 이슬도 어딘가로 사라져 보이지 않는 창가에 내비치는 햇살이 더욱 고요한 시간, 화자는 소나기를 기다린다. 후드득 내리는 소나기가 고요를 깨뜨리며 화자를 현실로 돌아오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천년의 시작> 간 『판타스마고리아』 중에서. 김윤배/시인
작가 김근중, 김길후, 오정현, 김진우, 김호성, 성태진, 이이남 2020년9월15일(화)~11월1일(일)까지 미디어아트 등 43점 [용인신문] ‘브이센터 더 라이브 뮤지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Forever is now Over’展>을 지난 9월 15일부터 오는 11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근중, 김길후, 오정현, 김진우, 김호성, 성태진, 이이남 등 예술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7팀의 중진들이 참여한다. 전시 내용은 회화,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 꾸며져 더욱 흥미롭다. 관람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주중엔 임시 휴관하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주말 오프라인에서도 회차별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기획을 맡은 임수미 독립 큐레이터는 “코로나 19로 어려움에 처한 오늘날 상황에서 상상력 가득한 예술의 힘으로 치유의 예술을 펼치고자 한다”면서 “관객에게는 힐링을, 참여 작가들에게는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재난 속에서도 예술의 영원한 가치와 상상력의 힘을 믿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모든 것이 소멸하고 사라지고 있는 이 소멸의 시대에서 아직도 우리에게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