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이 그렇다 오봉옥 1 내가 구름을 걷고 싶은 건 순전히 고 기집애 때문이었다 온종일 졸래졸래 따라다니던 열 세 살 고 기집애 우린 구름 속에 집을 지어놓고 꿈꾸듯 흘러 다녔다 난 서울로 가자했고, 고 기집애는 무인도로 가자했다 (.......) 3 새우처럼 구부리고 자는 늙은 아내의 맨발이 섧다 무슨 가슴 앓이를 하고 살았기에 밭고랑처럼 발바닥이 쩌억 쩍 갈라진 것이냐 구멍 난 팬티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여자 늘어지 뱃살을 애써 감추며 배시시 웃는 여자 살갖 좀 늘어진들 어떠랴 엄니 가슴팍처럼 쪼그라들고 늘어진 거기에 꽃무늬 벽지 같은 문신 하나 새기고 싶다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더 높이 날아올랐을 텐데 들판을 통통 튀어 오르는 가젤의 발거름 처럼 가볍고 신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을 텐데 가여운 그 여자 팔베개를 해주려 하니 고단한 숨을 몰아쉬면서도 내 팔 저릴까 가만히 밀어내고 있다 오복옥에게 여자는 구름을 걷게 하고 꽃무늬벽지같은 문신 하나 늘어진 젖가슴에 새기고 싶게 만든다. 열세 살의 고 기집애가, 생략되었지만 스물아홉 숨어지낼 때 그와 몰래 만나던 처녀였고 지금의 맨발이 섧은 늙은 아내다. 한 사내의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 같이 김명수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잎과 이슬과 바람 황무지 흙먼지 별빛의 언어 대지와 지평선 새들의 말 물결은 뭍으로만 차지 않지만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 기슭에 휩쓸리는 파도같이 세계는 그대 앞에 펼쳐졌건만 부서진 파도는 되밀려가네 허공에 입맞춘 타는 그 입술 메마른 입술이 입 맞춘 허공 병사들, 병사들 모든 병사들 언제나 무거운 물음같이 원망(遠方)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 어제도 오늘도 모든 병사들 @김명수는 자연의 모든 소리들을 듣고 있다. 아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시인은 그걸 의심한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는 무엇이며 타는 입술이 입 맞춘 허공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는 광활하여 기슭에 휩쓸리는 파도처럼 격렬한 투쟁이 있을 것이고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 쉬 잠들지 못하는 역사의 출렁임이 있을 것이어서 심상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통했다고 믿는 민족 간의, 국가 간의, 계층 간의, 자연과 인간 간의 불화는 무엇이란 말인가? 시인의 고민은 그러므로, 세계적인 크기를 갖는다. 이와 같은 불화의 뒤에 병사들이 있다. 불화가 깊을수
국경을 넘는 일 임경섭 살아 있는 한 넘지 못할 국경 한군데쯤 누구나 가지고 있지 그러나 넘으려 하지 않는 국경은 누구에게도 없네 세 살 난 쿠르디는 가족과 함게 난선이 된 조각배를 타고 에게해의 광활한 국경을 넘고 있었다 우리 단지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시끄럽게 교문을 들어서고 있을 즈음이었다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가족들은 배를 타고 전쟁이 없는 세상, 그리스로 가기 위해 에게해를 건너고 있었다. 배의 난파는 아마도 정원을 초과한 난민들의 승선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 살 난 아일란 쿠르디의 시신이 터키의 해변에 밀려와 잠자듯 누워 있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지 3년이 되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한 게 없다. 여전히 참혹한 내전은 계속되고 있고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배에 오른다. 수 천 만명에 이른 난민을 받아준다는 국가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일란 쿠르디가 에게해에서 죽음을 맞고 터키 해안으로 밀려오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가방을 메고 시끌벅적하게 교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난민은 남의 나라의 먼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제 난민이 남의 나라의 먼 이야기가 아니다. 제주도에 와 있는 500여명의 예멘 난민은 우리의 이야기다
너의 화엄 박 철 화엄을 읽었다 한 시절 매달린 경(經)의 끝이 잊으라, 였을 때 억울해 너에게 편지를 쓴다 삼년간 벗이었던 화정공원의 물푸레나무 그마저 옹두리 만들며 스스로 물러서니 구청 직원은 곧 베어버리겠다 말한다 또 잊으라는 것이다 산 위에 오르면 장엄하던 눈 아래 세계도 골목길에 들어서 쉽게 잊혀지고 그게 모두 내 허물인 듯 내일은 일없이 이종사촌이나 찾아가봐야겠다 사랑도 나무도 읽지 말고 담아야 할 것을 한 시절 바라보며 화엄을 잃었다 박철이 잃은 것이 정말 화엄인가? 화엄은 범어로 간다뷰하로 잡화, 즉 여러 가지 꽃을 말하는데 장엄함을 이른다. 여기서 잡화는 불타와 보살이 많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그러나 박철이 읽은 것은 화엄경이다. 화엄경은 부처님의 깨달음을 보살들의 입장에서 설명한 경전이다. 경전의 가르침을 박철은 ‘잊으라’는 명제로 새긴 것이다. 삼년간 벗이었던 화정공원의 죽어가는 물푸레나무도 잊으라는 것이며, 산 위에 오르면 눈 아래 보이던 장엄한 세계도 잊으라는 것이다. 잊는다는 것은 기억에서 지운다는 것이며 존재의 의미를 삭제하는 것이다. 박철은 어떤 존재던 존재의 의미를 삭제 할 수 없는 시인이어서 잊어야 한
◉인간 김현 생명력을 주관하는 열세번째 천사는 고요하고 거룩하다 밤이 되면 잉크를 쏟는다 영혼에 동공을 만드는 것이다 저기 저 먼 구멍을 보렴 너에게로 향하는 눈동자 가슴의 운명은 빛으로 쓰인다 생명은 태어나고 죽음으로 끝이 난다 열네번째 천사는 주관한다.◉◉ ◉ 인간은 온다. 내일의 비는 떨어지므로 인간적이다. 비 맞는 인간은 인간다워지기 위해 젖은 몸에서는 따뜻한 김이 솟고 그때에 인간의 다리란 참으로 인간의 것이다. 가령, 광장에서 물대포가 쏘아질 때 패배의 무기는 무기력하고 인간은 젖은 채로 서서 방패가 된다. 무기를 막지 않는다. 무기를 넘보지 않는다. 이 또한 인간이 가진 눈동자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생명은 비인간적이다. ◉◉ 비가 그치고 빛이 떨어질 때 인간은 마땅히 고개를 드는 것이다. 고해 하는 인간에게 목은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가. 가령 인간은 물대포 앞에서 천사를 상상할 수 있고 평화를 그릴 수 있으며 종말이 멀지 않았음을 기록 할 수 있다. (.....) 김현은 독특한 시형식을 보여준다. 각주처럼 제시한 글까지도 시문이다. 그는 성소수자였으며 사회적 고통을 함께 나누는 시인이어서 세월호 사건처럼 인간의 비인간적인 사회
베누스 푸티카 박연준 옛날, 옛날, 옛날 (뭐든지 세번을 부르면, 내 앞에 와 있는 느낌) 어둠을 반으로 가르면 그게 내 일곱살 때 음부 모양 정확하고 아름다운 반달이 양쪽에 기대어 있고 아무도 들어오려 하지 않았지 아름다운 틈이었으니까 (........) 어느 여름 옥상에서 어떤 감정을 알게 됐는데 떠난 사람들의 길고 축축한, 잠옷이 펄럭이는 걸 보았지 사랑이 길어져 극단까지 밀고 가다 견디지 못하면 지구 밖으로 밀려나는구나 피가 솟구치다 한꺼번에 증발하는구나 후에 책상 위에서 하는 몽정이 시,라고 생각햇다가 나중엔 그의 얼굴을 감싼 채 그늘로 밀려나는 게 사랑, 이라고 믿었지만 일곱 살 옥상에서 본 펄럭이는 잠옷만큼은 무엇도 더 슬프지 않았다고 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모든 면에서 가난해졌다 박연준은 주술적인 모티브를 통해서 베누스 푸티카(정숙한 여자)의 세계로 들어간다. 어둠을 반으로 가르면 그곳에 한낮이 있어야 하지만 일곱 살의 음부와 아름다운 반달과 아무도 들어오려하지 않는 아름다운 틈이 있을 뿐, 정숙은 일곱 살의 비너스의 초상이다. 옥상에서 본 것은 죽음의 실체다. 떠난 사람의 길고 축축한 잠옷은 죽은 자에 대한 은유다. 피가
화음을 어떻게든 박라연 어머니! 겨울이 코앞이네요 저는 세상이 모르는 흙, 추운 색을 품어 기르죠 길러낸 두근거림을 따서 바칠게요 개나리 다음엔 수선화 그다음엔 꽃잔디로 붉게 채워질 때쯤 눈치 챌까요? 꽉 찬 이 두근거림을 여울진 꽃잔디에 목이 더 길어진 수선화는 군락으로 번지며 나비처럼 날아요 시름을 찾아내 바꿔치기하죠 (.......) 화엄은 너무 멀겠죠? 화음이라도 어떻게든 보여주려고 사람 몸에 꽃을 보낸신 것 나팔꽃 채송화 분꽃으로 와서 가늘고 낮은 야근하는 손을 잡는 것 그 마음 그대로 가을에 넘겨 줄래요 눈시울 붉어지면 백일홍을 보면서 느껴요 가을의 꽃은 가장 먼 곳부터 두근거리는 가을 햇살인 것 근심을 씨앗으로 바꾸는 저 해바라기와 그늘 아래서는 세상을 더는 욕하지 않을래요 어머니! 박라연은 폐가와 무덤의 수가 마을 사람 수보다 점점 많아지는 산골마을로 이사 해 살고 있다. 폐가의 벽을 뚫어 창을 내고 토라진 땅을 삽질하고 호미질 해 일구어 꽃 천지로 바꾸었다. 「화음을 어떻게든」은 그 꽃밭의 이야기다. 그녀가 호명하는 ‘어머니’는 백수를 누리고 계신 시어머니일 것이지만 이 시에서는 대지로 읽힌다. 대지가 주는 기쁨과 감동과 감사와 두근거림이 곳
국수집 연가 김종경 허기진 수화를 주고받던 젊은 남녀가 잔치 국수 한 그릇 주문하더니 안도의 눈빛 건네고 있다 하루 종일 낯선 시선을 밀쳐내느라 거칠어진 손의 문장들은 국수 가락처럼 풀어져 때늦은 안부에도 목이 메어오고 후루룩 후루룩 국숫발을 따라 온몸으로 울려퍼지던 저 유쾌한 목소리들 세상 밖 유배된 소리들이 국수집 가득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면 연탄난로 위에 모인 이국의 모국어들도 어느새 오랗게 익어갈 것이다 혹여, 누구라도 이 집이 궁금해 찾아가려거든 낮달 같은 뒷골목 가로등 몇 개쯤 무사히 통과해야 하고 또다시 막다른 슬레이트 집 들창문을 엿보던 접시꽃 무리지어 손 흔들 것이니 누군가의 발자국보다 개 짖는 소리가 먼저 도착해 온 동네를 흔들어 깨울 때 푸른 문장들을 뽑아 내는, 오래된 연인의 단골 국수집. 김종경의 시세계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과 멀리 있지 않다. 그의 시편이 감동적으로 읽히는 이유다. 언론인이며 사진작가고 용인 문화의 파숫꾼이기도 한 그는 20여 년 전에 동인『용인문학회』를 창립하고 이끌어 왔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용인지역에 머물지 않는다. 첫시집 『기우뚱, 날다』에서 우리들을 아프게 하는 수많은 질문은
모서리의 빛 조은 높고 맑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곧 헐릴 집들의 뼈대가 삐걱이는 순간의 생일 축하 구근 같은 기억을 되살리는 마른 나뭇잎들 귀에 익은 발소리로 골목을 구른다 노래는 빗물이 새는 지붕을 넘어 허물어지는 담을 넘어 가난한 이웃들을 몰아낸 곰팡이 군락을 넘어 탄생과 소멸을 한곳에서 이룰 오래된 집들은 넘어 한 번은 아쉬워 다시 또다시 소멸의 모서리에 탄생의 순간 같은 힘이 쏠린다 조은은 재개발지구의 곧 헐릴 것 같은 남루한 집에서 들려오는 높고 맑은 생일 축하 노래가 마치‘소멸의 모서리에 탄생의 순간 같은’생성의 기운이 퍼져나가는 풍경을 서럽도록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마른 잎들은 익숙한 소리로 골목을 굴러다니며 줄줄이 숨겨진 기억들을 되살리는 것으로 쓸쓸한 풍경을 보여준다. 생일 축하 노래는 한 번으로는 아쉬워 부르고 또 부르는데 재개발지구의 황량한 모든 것들을 넘는다. 빗물이 새는 지붕과 허물어지는 담과 곰팡이의 군락과 탄생하고 죽어나가기도 한 오래된 집들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될 이주민들은 생일 축하 노래로 새로운 힘을 얻는 것이다. 김윤배/시인
살롬 2 정한아 웃지 않는 여자 거지 김태희가 나는 좋아 김태희는 만두가게 청년들이 붙여준 이름 밤새 축구 보고 감자탕집에서 나오다 만난 김태희 역전 벤치에 양반다리로 앉아 해돋이를 보고 있었네 집이 없는 김태희 신들린 김태희 만두가게 청년들이 사주는 만두를 먹고 웃지도 울지도 않고 옛 구로공단 근처를 종일 길고양이처럼 배회하는 김태희 정치와 무관한 김태희 미학과 무관한 김태희 쓸데없이 많이 웃어서 무서운 사람들 속을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돌아다니는 여자 만두가게 청년들 대신 멍청한 낙하산 지배인을 욕해줬다는 김태희 (............) 그러다 몹시 추운 날에 누가 준 목도리에 장갑 차림으로 눈앞에 불켜듯 나타나는 김태희 자기만의 복지체계를 가진 김태희 온 세상이 자기 집인 김태희 만두 값으로 잠언을 지불하고 모든 사람과 반말하는 김태희 하나님과도 반말할 김태희 종교와 무관한 김태희 교회에서 자는 신들린 여자 웃지 않는 여자 거지 김태희가 나는 좋아 김태희는 만두 가게 청년들이 붙여준 이름 정한아는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만두집 청년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했을 것이다. 정신병자인 김태희를 돌보는 갸륵한 청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유희경 어떤 인칭이 나타날 때 그 순간을 어둠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어둠을 모래에 비유 할 수 있다면 어떤 인칭은 눈빛부터 얼굴 손 무릎의 순서로 작은 것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내며 드러나 내 앞에 서는 것인데 나는 순서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사실은 제 멋대로 손 발 무릎과 같이 헐벗은 것들을 먼저 보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인칭이 성별과 이름을 갖게 될 때에는 나는 또 어둠이 어떻게 얼마나 밀려났는지 계산해보며 그들이 내는 소리를 그 인 칭의 무게로 생각한다 당신이 드러나고 있다 나는 당신을 듣는다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 유희경은 신촌에서 시집전문서점‘윗트 앤 시니컬’을 운영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시집을 찾는 독자들이 있다는 반증이다. 그는 출판사에서 10여 년간 편집 일을 하다 퇴사하면서 서점을 운영하리라, 그것도 시집만을 파는 서점을 운영하며 독자들에게 좋은 시집을 권하리라 생각했다. 그의 희망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들에게 잠시 신이었던」은 유희경의 신성 모독의 언어이며 인간에 대한 불신의 메시지다. 인간관계 속에서 인칭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어떻게 불리느냐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경 우리의 친구가 밤길을 건너다가 죽었고 뒤로 너의 애인이 죽었고 이사 간 자매가 와서 새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간다 배달된 것들을 찾으러 오겠다고 한다 배달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오래 그 집에서 1학년이었고 (............) 벌레를 떼어내듯이 놀아난 기분 아침도 없이 또 시간 가운데 새들이 왔다 소리가 먼저 와서 알 수 있었다 그날의 새는 앵두나무에 있었다 저요 저요 나도 있었다 나는 적극적으로 과거가 된다 황혜경은 이미 과거에 가 있다. 첫연의 죽음은 현재의 죽음이 아니다. 이사 간 자매가 다녀간 집은 그녀의 유년의 공간이어서 오랫동안 1학년에 머물고 있다. 적극적으로 과거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그녀의 현재는 영원한 잠에 들기 위해 수면제를 사 모으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새들은 언제나 소리로 먼저 오고 앵두나무에 깃들면서 유년의 기억을 선명하게 되살린다. 그녀는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은 퇴행적 기제를 지니고 있다. 현실이 팍팍하면 팍팍 할수록 과거의 찬란했던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심리적 기제며 이루어 질 수 없는 희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