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예로부터 이런 말이 전해 내려왔다. “낙천적인 여성이 임신도 잘하고, 순풍순풍 아이도 잘 낳는다.” 미신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들여다보면 허투루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낙천적인 사람은 스트레스에 덜 휘둘리고, 고비가 닥쳐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마음의 완충 장치가 단단하여 작은 자극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오늘날 연구는 이러한 태도가 실제로 임신과 출산의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임신은 생명의 신비를 품은 특별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여성에게는 중대한 도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몸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호르몬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임신부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동반자다. 문제는 이 스트레스가 단순히 엄마의 기분에 머물지 않고,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까지 직접적인 흔적을 남긴다는 점이다. “엄마가 편해야 아기도 편하다.” 임신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말은 이제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 뒷받침된다. 엄마의 정서적 안정이 곧 태아의 몸과 마음을 형성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용인신문 | 사이버스페이스 시대, 우리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일상 곳곳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는다. 휴대폰 하나로 은행 업무와 쇼핑, 학습과 소통까지 해결되는 오늘날, ‘편리함’은 더 이상 희소한 가치가 아니라 생활의 기본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디지털 문명의 최전선에서 ‘낡은 것의 귀환’이라 불리는 뉴트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단순한 복고(Retro)와는 다르다. 복고가 과거의 양식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뉴트로는 옛것을 현재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변용한다. 예컨대 카세트테이프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 도트 그래픽을 차용한 최신 모바일 게임, 아날로그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은 필터 앱은 모두 뉴트로의 산물이다. 과거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추억의 매개체가 되고,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이국적인 ‘새로움’으로 다가간다. 뉴트로 열풍은 무엇보다 인간의 감각적 갈망을 드러낸다. 디지털 기술은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그만큼 차갑고 무균질적인 느낌을 준다. 반면 아날로그적 경
용인신문 |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만든 극우 성향의 민간 역사교육 단체다. 이 단체는 제주 4·3과 여순 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군경의 민간인 학살을 ‘방사선 치료’에 빗대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서술이 들어간 아동용 도서를 공공기관에 추천해 비치하게끔 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해 왔다. 리박스쿨이 논란이 되자 국사편찬위원회는 이들의 추천 도서가 “역사 왜곡이 있다”는 공식 검토 결과를 내놓았다. 이런 책이 아무런 제동 없이 어린이 손에 전달된다면, 그 영향은 단순한 논란을 넘어 세대 전체의 역사 인식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용인시 공공도서관에도 현재 리박스쿨 관련 도서가 22권 비치돼 있다. 적은 수로 보여도, 인접 도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수치다. 광주·전남·제주 등 여러 지역이 이미 폐기나 열람 제한을 결정했고, 안양과 파주에서도 시 차원의 조치가 이어졌다. 반면 용인시는 별다른 대응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표현의 자유 논쟁을 넘어, 리박스쿨 도서 유지 여부는 사실 검증과 공적 책임의 영역이다. 아이들이 공공도서관을 신뢰하고 배우는 내용이 허위라면, 공공기관이 직접 거짓을 가르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용인신문 | 엄마가 들려주는 음악, 읽어주는 동화, 속삭이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는 믿음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 잘 되라고’ 시작한 태교가 오히려 태아와 엄마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아기의 입장을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음악 태교다.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아기가 똑똑해진다는 속설은 이미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그럼에도 많은 임신부들이 이어폰이나 스마트폰을 배에 붙여놓고 아기에게 직접 소리를 들려준다. 문제는 태아의 귀는 성인의 귀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성숙한 청각은 갑작스러운 고주파나 불규칙한 리듬에 성인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 산모는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선율”이라고 믿지만, 정작 아기에게는 “갑자기 쏟아지는 불쾌한 소음”일 수 있다. 엄마의 선의가 아이 입장에서는 ‘평화로운 콘서트홀’이 아니라 ‘시끄러운 공사장’이 되는 셈이다. 태아에게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환경이 뇌 발달에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 다른 함정은 반복
용인신문 | 임신과 태교가 엄마만의 몫일까? 놀랍게도 아빠의 표정 하나, 한숨 소리 하나가 아기에게도 전해진다. 임신부의 뇌는 배우자의 감정에 유난히 민감해져서다. 공감 회로가 활짝 켜지면서 남편의 퇴근 후 표정, 대화의 톤까지 그대로 흡수한다. 그러니 아빠가 매일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엄마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도 함께 치솟는다. 실제로 독일의 한 연구에서는 아빠와 엄마의 코르티솔 분비 패턴이 서로 맞물려(linkage) 있을수록 아이의 인지 기능 발달이 더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아빠가 늘 불안하고 엄마와 생리적 공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아이의 발달 지표가 낮아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실험 결과는 놀랍다. 부부 싸움이 잦은 가정의 태아는 심박동이 더 불규칙해지는 현상이 보고됐다. 세상 빛을 보기도 전에 부모의 갈등을 ‘심장으로 듣는다’는 얘기다. 더구나 임신 중 배우자의 무관심은 산모를 외롭게 만들고, 그 외로움이 우울감으로 번지면 결국 아기에게도 부정적인 흔적을 남긴다. 최근 산모의 정서적 고통이 태아 뇌 영상에서 해마와 소뇌 발달 지연, 백질 연결성 변화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백질은 뇌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고
소파에 앉아 음악 듣는 것보다 천천히 걷기 아기 뇌 발달 도움 용인신문 | 창문을 열면 아침 햇살이 거실로 쏟아진다. 한 손으로 둥근 배를 쓰다듬고, 다른 손으로는 CD 플레이어에 모차르트 음반을 넣는다. 배 속 아기가 천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책상 위에는 임신부 태교 일기장이 펼쳐져 있고, 벽에는 부드러운 파스텔 그림이 걸려 있다. 집 안은 조용하다. 그러나 이 고요한 풍경 속에 결정적으로 빠져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움직임이다. 의학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태아의 뇌 발달을 돕는 가장 과학적인 태교는 다름 아닌 엄마의 발걸음이다.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는 것보다, 신발끈을 매고 골목을 천천히 걸어 나가는 것이 아기 뇌 발달에는 더 직접적인 자극이 된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임신부가 움직이기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혹시 아기에게 무리가 가지 않을까?”라는 걱정 때문이다. 외래에서 만난 한 산모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는 아기가 혹시 잘못될까 봐 집 밖에 잘 안 나가요.” 그러나 과학적 근거는 정반대다. 가벼운 운동은 태아의 뇌와 몸에 분명한 이득을 준다. 첫째는 혈류의 힘이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산모의 심장이 강하게 뛰고 혈액순환이 활발
용인신문 | 미술사 속에서 ‘아나모르포즈(anamorphosis)’는 조금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개념이다. 이는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특정한 각도에서만 제 모습을 드러내는 기법을 뜻한다. 한 방향에서 보면 기괴하게 일그러진 형상이지만, 시선을 달리하면 그 속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 나타난다. 16세기 화가 한스 홀바인의 회화 대사들 속 해골은 정면에서는 알아보기 어렵지만, 옆으로 비스듬히 바라보면 선명하게 떠오른다. 관람자는 그림을 단순히 ‘보는 자’가 아니라, 시선을 이동하며 적극적으로 ‘발견하는 자’가 된다. 아나모르포즈의 원리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이버스페이스 문화와 묘하게 닮아 있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정체성과 관계, 정보와 소통은 언제나 다층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SNS 계정을 정면으로만 바라본다면, 화려한 여행 사진과 꾸며진 일상만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러나 각도를 달리해 그 사람의 댓글, 좋아요 패턴, 혹은 때때로 흘리는 짧은 문장을 관찰하면, 그 이면에 숨은 불안과 고독, 또 다른 욕망이 드러나기도 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의 자아란 본래 아나모르포즈처럼 ‘각도에 따라 달리 보이는 존재’인 셈이다. 아나모르포즈의 특
용인신문 | <특별사설> 이재명 대통령 첫 한미정상회담에 부쳐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의 강행군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귀국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하면서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내란 수습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를 통해 내란 특검을 비롯한 3대 특검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국내문제는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그러나 트럼프 발 관세 태풍은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일견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EU를 필두로 한 동맹국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세워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회귀했다. 이로 인해 국제 교역질서는 무너지고 WTO 체제는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일단 관세율 15%(철강은 50%)라는 성적표를 받으며 선방했다. 이러한 가운데 열린 한미정상회담은 관세 협상을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시험대이자 향후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재명 대통령은 최선을 다했고, 일단 트럼프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피스메이커, 나는 페이스 메이커…”이재명
용인신문 |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인간의 정체성 구성 방식은 근본적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소셜 미디어 환경은 현실 세계에서의 자아와 구별되는 디지털 자아를 형성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좋아요’ 버튼과 같은 상호작용적 장치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디지털 자아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인정과 정체성 확인의 주요 통로로 기능한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시물에 부여되는 ‘좋아요’는 단순한 수치적 반응이 아니라, 개인이 타인으로부터 사회적 신뢰와 평가를 받았음을 경험하는 구조적 장치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감정 상태와 자기효능감을 조절하며, 디지털 자아는 외부의 피드백을 통해 점차 형성되고 강화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층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며, 사회적 승인과 소속감을 향한 심리적 욕구가 디지털 상호작용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좋아요’가 제공하는 경험은 보상회로 활성화와 밀접히 연결된다. ‘좋아요’를 받는 순간 뇌의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며, 이는 보상 체계의 활성화를 통해 쾌락 경험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된 연구들은 소셜 미디어 상에서의 상호작용이 음식 섭취
용인신문 | 21세기 디지털 환경의 심장부에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거대한 가상 네트워크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의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이 지식과 경험을 결집해 하나의 지적 생태계를 형성하는 장(場)이다. 특히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가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출현에 최적화된 이유는 바로 참여자 모두가 동등한 권력과 발언권을 행사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전통적인 지식 생산 체계에서는 ‘전문가’와 ‘비전문가’라는 경계가 명확했다. 지식은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서 생산되고, 다수의 대중은 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이러한 위계가 약화되거나, 경우에 따라 완전히 해체된다.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가상 공간에서는 사용자의 사회적 지위, 학력, 경력, 심지어 연령마저도 정보 교환 과정에서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발화자는 오직 자신의 아이디어와 논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의 설득력으로만 평가된다. 이러한 구조는 ‘정보의 민주화’를 가능하게 한다. 사이버스페이스에서는 누구나 동등하게 정보와 의견을 게시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전문가와 일반인
용인신문 | 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관통하며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가상공간은 단순한 정보의 저장소나 통신의 도구를 넘어서, 관계와 정체성, 공동체 형성의 주요한 무대로 기능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관계망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스페이스의 공동체는 물리적 접촉 없이도 사람들을 연결하며, 공유된 관심사나 목적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형성된다. 과거에는 공간의 근접성과 시간의 일치를 전제로 관계가 맺어졌다면, 오늘날의 관계는 가상의 공간과 디지털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여 전개된다. 전 세계의 다양한 이들이 하나의 목적 아래 협력하거나, 콘텐츠를 중심으로 감정을 공유하고, 나아가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특히 플랫폼 기반의 상호작용은 소속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채팅방, 스트리밍 방송, 댓글과 실시간 반응 시스템은 사용자들 사이에 지속적인 소통을 가능케 하며,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서는
용인신문 |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개인보다는 조직이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가 중요하며, 이는 구성원 간의 내적 조화를 바탕으로 하나의 유기적인 공동체로서 기능할 때 발휘된다. 수직적 관계를 넘어 부문 간 수평적 교류와 협력이 이뤄질 때 조직은 보다 생명력 있는 유기체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건강한 공동체야말로 건강한 사회의 단단한 기반이 된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가가 벌써 수면 아래에서 분주하다. 평온해 보이는 호수 위 오리의 치열한 발길질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각자의 셈법이 한창이다. 저마다 “내가 되어야 지역이 발전한다”고 외치지만, 그 외침이 과연 시민을 향한 진심인지, 아니면 자기합리화를 위한 자가당착인지 되물을 때다. 진정한 정치는 자기 확신을 소리 높여 외치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를 냉정히 성찰하고 시대와 시민 앞에 진실되게 서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나는 왜 시장이 되려 하는가?”, “도의원, 시의원으로서 충분한 자질과 역량이 있는가?”, “지난 임기 동안 시민 앞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이 근본적인 물음에 정직하게 답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