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전 세계의 금융시장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서학 개미들과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새벽에도 잠 못 들고 미국의 동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매달 있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생산자, 물가지수(PPI)발표와 미국 금리발표, 미국 연준 FOMC 의사록 발표까지 신경 써가며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작 우스갯소리로 우리나라 한은 총재 이름은 몰라도 파월은 모두 다 안다고 한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이 어떻게 타결되나가 전 세계인 투자계좌의 잔고에 영향을 미치니 우리는 세계인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 사진기자>
청혼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귀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진은영은 1970년 대전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외 3편을 발표하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혼」은 ‘오래된 거리처럼 익숙해진 너에게 함께 살겠다고 고백을 하는 것으로 설레는 문을 연다. 어린 시절의 맹세와 술래였던 시간들을 다 돌려주는 것으로 청혼을 받아드리는 여자의 순정이 애틋하다. <문학과지성사> 간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중에서. 김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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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남사읍 한숲시티 인근 공터에 강아지 운동장 신설을 청원합니다. 한숲시티 인근에는 잡초로 무성하게 버려진 땅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숲시티 7단지를 지으려는 곳 주변은 공터로 방치돼 있습니다. 한숲시티 인근 상권은 이곳 주민들만 이용하는 터라,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공터를 활용해 강아지 운동장을 만들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상권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아지 운동장을 크게 지어 중‧소형견과 대형견 놀이터가 분리된 공간을 만들면, 용인시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입니다 . 인근 수원에는 이미 시에서 운영하는 강아지 운동장이 있습니다. 앞으로 200만 평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면 이마저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강아지 운동장을 조성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 의회까지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반도체는 당장의 현안이고 장기적으로는 결론이 내려진 문제다. 반도체는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국에 추월당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한국의 주변 정세나 세계적인 경제구조의 변화를 고려하면 우리가 내세울 만한 원천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구는 14억이고 인접한 인도의 인구도 비슷하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까지 더하면 40억에 육박하거나 넘어섰다. 유라시아대륙의 나라들은 이제 누가 뭐래도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러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적당히 비위를 맞추면서 시간을 끄는 방법밖에 뾰족수가 없다. 정부는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의 압박은 2024년 대선 국면에 진입하면 흐지부지될 것이다. 미국은 덩치가 큰 만큼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것도 느리다. 얼마 전 G7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초청으로 다녀왔다. 그런데 G7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당사국 중 G7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하여 한 나라도 없다. G7에 목
[용인신문] 국정을 운영하거나 백성을 목민하거나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은 성장 과정이 깨끗해야 하고 평소의 생활이 흠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어떤 일에 의혹의 여지를 남겨 둬서도 안 된다. 사흘이 멀다 하고 법원 문턱을 제 안방 들락이듯 하고, 하루 벽두부터 새로운 의혹들이 쏟아져 나온다면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부덕의 소치 임에 틀림없다. 도대체 어떻게 살았길래 그런 의혹이 불거져 나온단 말인가. 나랏일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아내와 처가와 측근을 말하는 게 아닐 터, 곧 백성이다. 백성을 지킨다는 것은 압박감이 심한 일이 분명하다. 특히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더욱더 그렇다. 그래서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곧고, 또 곧아야 한다. 일찍이 남송 때 학자 여본중의 문도였던 임지기는 ‘논맹강의’를 하면서 맹자의 말을 조금 쉽게 풀어 말한다. 태어날 때 받은 선한 바탕을 흐리지 않는 사람이 그런 자리에? 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그런 자리는 백성을 이끄는 자리이다. 그리하여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나라에 도가 있든지 없든지 상관없이 무조건 백성을 위해 멸사봉공을 한다. 논어 위령공편에 이르길, “곧 도다.…
[용인신문] 지구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우박, 돌풍 등 자연재해는 이미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농지감소와 생태계 교란 등은 전 세계적인 식량안보 전략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에 들이닥친 태풍 힌남노는 기후 위기의 단편적인 예로, 다수의 인명 피해는 물론 결실을 앞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줌으로써 우리의 추석 밥상머리 물가 상승에 날개를 달게 했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기후 위기 대응 식량안보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농작물 재배법을 개발해 왔다. 자연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인위적인 환경 조절을 통해 안정적인 농작물 생산을 목적으로 식물공장(수직농장)이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다. 식물공장(plant factory) 또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1960년대 유럽에서 유리온실 등의 시설재배가 대규모 공장식 농업에다 네덜란드식 수경재배 시스템과 미국에서 시작된 다단의 재배 배드에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에 힘입어 현대식 ‘식물공장’으로 발전해 왔다. 식물공장(수직농장)은 농작물을 통제된 일정한 시설 내에서 빛과 온도, 습도는 물론 이산화탄소 농
[용인신문] E.M. 포스터가 쓴 Aspects of the Novel(한국 도서명 『소설의 이해, 』)에서 ‘이야기 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을 차용한 도서 제목 『호모 픽투스의 모험』. 저자는 스토리텔링이 인류를 진보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면보다 광기로 이끈다는 부정적인 견해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스토리텔링의 대상은 주로 대중이다. 미디어는 대중의 뇌리에 스토리텔링을 암시적으로 은유적인 방법으로 각인한다. 대중은 미디어 속 이야기의 인물이 가상인 것을 알면서도 그 인물에 자신을 투영해서 받아들인다. 스토리텔링에 노출된 대중은 그 속에 담긴 의도대로 때로 부족의 사명에 부응하거나 종교적인 신념을 갖기도 하고 정치적인 입장을 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대중이 자아 소멸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낸 이의 의도를 따른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보편적인 이야기의 구도인 악과 선의 대결에서 선의 승리이다. 보편적인 이야기의 구도는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정치의 현장에서, 역사의 기록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허구임을 설명한다. 미국 의회에서 벌어진 대통령의 연설과 시선에 담긴 스토리텔링은 정치에 함의된 이야기 방식을 알게 한다.
[용인신문] 민주정치에서 중요한 덕목은 법을 어겼느냐, 어기지 않았느냐를 묻고 따지기 전에 그보다 더 앞서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 얼마만큼 다가섰느냐일 것이다. 국민의 정서나 감정선을 넘어서는 것은 비록 그것이 칭찬일 찌라도 위태롭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야당 존재의 첫 번째 덕목은 선명성이다. 여기다가 개혁을 주장한다면 그야말로 주머니 털어 먼지 안 나게 살아야 한다. 옥중에 죽어갔던 어느 시인의 시구를 들지 않터라도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야 하는 게 특히 야당 정치인의 숙명이다. 집권 여당에서 몇억이 어떻고 저떻고 해도 그건 맘먹기에 따라서 하룻밤 뉴스거리도 안 될 수 있지만 야당에서 단돈 100원어치 떡볶이를 얻어먹었다 치자. 이건 다음 날 되면 100억이 되어 뉴스를 도배할 수 있는 휘발성을 갖는다. “기껏 떡볶이만 먹었겠어?” 하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이건 돌이킬 수가 없는 거다. 사실 여부를 따지기 전에 이미 여론은 한방에 돌아선 거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말이다. 야당이란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서 삐끗했다 하면 그 한 사람의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야당 전체가 도매금으로 풍비박산이 나지 않으
[용인신문]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을 빌어 제목을 정한 이 산문집은 오묘한 사랑의 이야기이다. 때로 행복한 결말로, 때로는 슬픈 순간에 막을 내리는 연극 무대. 그곳에 펼쳐진 사랑을 길어와 하나의 새로운 생애를 엮어냈다. 산문집은 아홉 연극에 작가 자신의 삶을 까메오처럼 엮어 넣어 새로운 공연을 산문집에 펼쳐놓았다. 연극을 해설하지만 문학을 이야기하며 삶을 거쳐 철학적 사유에 이른다. 작가가 소개하는 연극은 400년 이상 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으로부터 2019년에 무대에 오른 루비 래 슈피겔의 《마른 대지》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아우른다. 국내 작품으로는 배삼식의 《3월의 눈》이 소개되었다. 필자는 무대에 펼쳐지는 사랑의 이야기에 분노하고 아파하고 안타까워한다. 역사적 사회적 사실보다 사랑에 더 몰입한다. 삼각관계, 엇갈린 사랑, 아픈 사랑, 분노의 사랑. 어떤 사랑도 간절하고 애틋해서 파멸에 이를지라도 결국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야 만다. 연출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인물 소개도 흥미롭다. 배우의 사진은 독자를 연극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배우의 출연작을 소개하고 있어서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에 연극 포스터와 간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