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 의회까지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반도체는 당장의 현안이고 장기적으로는 결론이 내려진 문제다. 반도체는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중국에 추월당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한국의 주변 정세나 세계적인 경제구조의 변화를 고려하면 우리가 내세울 만한 원천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구는 14억이고 인접한 인도의 인구도 비슷하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동남아까지 더하면 40억에 육박하거나 넘어섰다. 유라시아대륙의 나라들은 이제 누가 뭐래도 세계 경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어 있다. 그러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 적당히 비위를 맞추면서 시간을 끄는 방법밖에 뾰족수가 없다. 정부는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미국 의회의 압박은 2024년 대선 국면에 진입하면 흐지부지될 것이다. 미국은 덩치가 큰 만큼 결정된 것을 집행하는 것도 느리다. 얼마 전 G7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 대통령도 기시다 총리의 초청으로 다녀왔다. 그런데 G7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당사국 중 G7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미국을 포함하여 한 나라도 없다. G7에 목
[용인신문] 용인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이해 나온 언론으로 본 ‘용인 30년’. 이 기록물의 출판을 추진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처음 계획은 양장본 2~3권 분량으로 연초에 출판하려 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물가상승 등 출판환경이 녹록지 않아 축소를 거듭하던 중 700페이지 1권(500권 한정판)으로 마무리했다. 어려운 가운데 작업을 추진한 결과, 5월 15일을 발행일로 ISBN을 받아 인쇄소로 넘긴 상태다. 돌이켜보니 지난 30년의 영욕(榮辱)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지역 언론이 30년 세월을 꾸준하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유력 중앙 일간지들도 대부분 적자에 허덕인다. 지역 신문 사정은 필설(筆舌)로 형용조차 힘들다. 그런데도 30년의 세월을 꾸준히 정진할 수 있었던 원천은 그동안 용인신문사 임직원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노력, 거기에 꾸준히 용인신문을 애독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시민들 덕분이다. 토머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정부 없는 신문을 선택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신문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다. 사
[용인신문] 내년 4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용인시민은 4개 선거구에서 4명의 국회의원을 뽑게 된다. 그중 용인갑(처인) 선거구는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다. 최근 정찬민 의원이 항소심에서 7년 형을 받으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 위기에 처하자 초미의 관심지가 됐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정찬민 의원 뒤를 이어 수성에 성공할 필승의 카드를 물색 중이다. 민주당을 탈당해서 현재 무소속인 양향자 의원과 김희철 전 육군소장, 또 용인 출신인 윤재복 (사)국민화합 이사장, 김상수 시의원 등 다양한 인물들이 자천타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우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비롯해 권인숙 현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부산경찰청장을 지낸 이상식 씨, 용인 출신으로는 우제창 전 국회의원과 엄교섭 · 오세영 전 도의원 등이 신발끈을 졸라매고 있다는 소식이다. 민주당 역시 이화영 지역위원장이 구속돼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다. 용인시는 인구가 110만 명에 육박하면서 외지인 대비 토박이 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처인구는 용인 정치 1번지로 서부지역에 비하면 토박이 비율이 높은 편이다. 객관적으로 능력이 검증된 지역 출신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용인신문] “정치를 하려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 플라톤의 말이다. 당시 그리스의 평균수명은 25~30세였다. 알렉산드르 대왕이 32세에 죽었으니 플라톤의 말대로 정치인이 되려면 최소한 50세까지는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플라톤은 81세까지 건강하게 살았다. 플라톤이 30년을 준비해야 비로소 정치할 자격이 있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이 정치라는 것을 웅변한 것이다. 플라톤 말대로 정치인이 되려면 먼저 건강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 다음에는 기본적인 철학을 갖춰야 한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을 망라한 지식이 필수조건이다. 아울러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어야 한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테네가 외침을 받았을 때 선두에 서서 싸운 병역의 의무를 다했는가이다. 아테네가 외침을 받았는데도 전장(戰場)에 없었다면 그 사람은 기본적인 자격이 없다. 플라톤이 철인정치(哲人政治)에서 주창한 ‘30년 준비 기간’을 적용하면 한국에서는 정치할 자격을 갖춘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든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인은 전문 직업인이다. 고액의 연봉을 받고, 다수의 보좌관과 비서진을 둔 독자적인 입법기관이기도 하다. 심지어 지방정치인도 중앙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던 당
[용인신문] 미국의 대표적인 정보기관이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을 상시적으로 도·감청 해왔다는 언론보도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관은 4월 1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청 의혹과 관련하여 ‘국가안보를 지키는 데 필요한 일’이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NSC 고위 관료가 우방국에 대한 도청을 당당하게 인정하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미국 정부의 우방국 도·감청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영국의 가디언지를 통하여 ‘미국 정부에 의한 국내외 도·감청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폭로하여 세상이 발칵 뒤집혔었다. 스노든은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인 미국 NSA(국가안보국)의 1급 프로그래머였다. 스노든은 NSA가 미국의 우방국은 물론 국내 시민까지 광범위하게 감시해왔다는 것을 폭로하고 망명길에 올랐다. 스노든은 FBI에 의해 1급 수배자가 되었고 체포되어 기소되면 종신형이 확실했다. 미국은 국가기관 종사자의 내부자고발에 대해 국가반역죄를 적용하여 엄하게 처벌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스노든은 에콰도르로 가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가 여권이 취소되어 환승지인 모스크
[용인신문] ‘풍문으로만 떠돌던/ 수몰 지구 편입설이 끝내/ 신문 귀퉁이를 장식했다 //대를 이어온 고향 마을// 늙은 이장은 술만 취하면/ 대추나무에 매달린 스피커로/ 뽕짝을 흘려보냈다/ 마을 주민들은 눈치를 보며/ 흉흉한 민심을 읽고// 수몰 아니면 화장터와 납골당/ 쓰레기매립장과 소각장/ 군부대와 사격장이/ 들어온다는 불온한 소문이/ 유령처럼 떠돌았다/ 부동산 뚜쟁이들의 잦은 출몰로/ 마을 곳곳에/ 붉은 말뚝이 박히고// 부동산 광풍이 지나가자/ 호수공원을 낀 신도시가 들어섰다/ 수백 년을 이어온 원주민들만/ 뿔뿔이 흩어지고// 지금도 꽃비가 내리는/ 봄날이면/ 고향 마을 하늘을 바라보며/ 망향제를 지낸다는/ 웃픈 이야기’ ‘수몰의 역사’라는 나의 졸시다. 여기서 수몰 지구는 1964년 착공해서 1972년에 준공된 처인구 이동읍의 ‘이동저수지’다. 나머지 소재들 역시 용인의 개발 과정과 풍경을 소재로 했다. 용인지명 600년 역사상 가장 큰 토건 사업이었을 ‘어비리(송전) 저수지’. 이때 처음 수몰민들이 생겨났다. 지금은 각종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 레저·문화 공간으로 거듭나 상상이 안 되지만. 최근엔 인근 지역에 정부 주도의 국가산업단지인 반도체 클러
[용인신문] 용인특례시가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제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는 2021년 특례시 지정을 앞두고 새 도시브랜드를 제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발표 직전 용인신문이 도시브랜드 제정 절차와 결과물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백지화됐다. 도시브랜드는 해당 도시만의 고유한 역사와 사회적 자산 및 정체성을 알리는 전략적 수단으로 도시의 ‘가치 value’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글로컬 시대에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도시브랜드를 제정하는 이유다. 용인시는 민선 3기였던 2004년 도시브랜드를 ‘에이스(ACE) 용인’으로 제정했다. 그러나 민선 4기(세계최고 선진용인), 민선 5기(함께하는 행복한 용인), 민선 6기(사람들의 용인), 민선 7기(사람중심 새로운 용인), 민선 8기(용인 르네상스)에 이르기까지 도시브랜드 ‘에이스 용인’은 사라지고, 4년마다 바뀌는 ‘시정이념’이 도시브랜드를 대신해왔다. 역대 재선 시장이 없었던 용인시였으니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시정 구호가 도시 전체를 도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 년 동안 조례로도 제정된 도시브랜드를 공무원들조차 모른다. 역대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정 구호 교체비용만도 수억~수십억 원이
[용인신문]용인시가 세계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거듭날 전망이다. 2019년 원삼면에 120조 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결정에 이어 2023년 이동‧ 남사면 일대에 국가 첨단산업단지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청사진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42년까지 3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직‧간접적 생산 유발 효과는 700조 원, 고용효과는 160만 명이다. 처인구 이동읍과 남사읍 일대 710만㎡(215만 평)에 조성되는 국가 첨단산업단지는 삼성전자가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건설하고, 국내외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150여 곳이 입주한다. 최근 공사 첫 삽을 뜬 SK하이닉스에 이은 낭보는 용인특례시가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반도체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가능케 한 셈이다. 용인시민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내 관계 기관들도 환영 성명서와 플래카드를 게시하는 등 들뜬 분위기다. 반도체 도시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온 이상일 시장은 반도체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추진단을 구성했다. 행정절차 전반과 사업 대상지의 주민들이나 기업들의 보상과…
[용인신문] 윤석열 정부는 강제 징용피해 제3자 배상이라는 해괴한 방법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 1905년 을사늑약부터 1945년 8.15해방까지 40년간 우리나라를 강점해온 식민 지배에 대해 완전한 면죄부를 받게 된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 힘도 국민의 여론을 듣고 있을 터인데 이토록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한겨레신문 3월 8일 자 <김누리 칼럼>은 윤석열 정부 1년을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거대한 퇴보’라고 규정했다. 김누리 교수의 칼럼을 간략하게 인용한다. “독일 방송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지적인 장르는 코미디다. 특히 공영방송 코미디 프로는 정치의식의 수준을 보여준다. 한국에도 그런 프로가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1년은 정치 코미디의 황금기였을 것이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코미디 소재를 제공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왕(王)자 손바닥, 천공 스캔들, 바이든-날리면 참사, 도어스테핑 사고, 이준석-유승민-나경원 사태까지 그야말로 코미디의 연속이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1년을 퇴행과 역행의 연속이었다고 진단했다. 첫째 신자유주의의 부활, 둘째 수구의 귀환, 셋째 냉전의 회귀, 넷째 역사의 퇴행으로 윤 정부
[용인신문]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진중권 교수는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역대 최악의 기념사였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기념사 중에 논란이 되었던 부분인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대목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일본에 국권을 들어 바치는데 앞장섰던 매국노 이완용이 “우리가 힘이 없어 일본에 합방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던 것과 맥락이 같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일본과 동반자 관계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왜 하필이면 다른 날도 아니고 ‘3.1절 기념식’에서 강조했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3.1절 기념식에서 ‘일본과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탄된 것은 세계사의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가 아니다. 당시의 세계정세는 제국주의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이 약탈적으로 벌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식민사관으로 무장한 식자(識者)들은 일제에 병탄 된 책임을 내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