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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과학자가 증명하는 다정함의 효용

 

 

[용인신문] 제목만으로 봐서는 사적인 에세이의 느낌이 다분하다. 내용을 읽어보니 철저하게 실험으로 증명하는 과학의 이야기이다. 그간 ‘적자생존’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이야기들이 실험과 함께 제시된다. 적자생존의 논리가 다윈의 주장이 아니었다는 것도 새롭다. 여러 단원에 걸쳐 다양한 동물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다정함으로 인해 생육·번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 그런데 인간은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으로 스스로를 망가뜨린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동물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번역도 읽기에 편안한 편이다. 인류사와 거시 역사에서 찾는 관계의 결과들도 흥미롭다. 역사책에서나 봤을 서사들이 내부에 사회심리학적으로나 인류학의 관점에서 비교하여 설명하는 것을 읽는 과정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책이나 교육의 중요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스포츠를 즐겨야 하는 이유도 흥미롭다. 특히 나랏일을 하는 분들에게 더욱 필요한 도서이다.

 

사실 시장경제나 자유경쟁 체제라는 말 속에는 상대를 적으로 상정하고 이겨야 한다는 전제를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 대선 정국도 반복의 극단을 가고 있다. 학창시절, 인간들의 경쟁으로 소외현상이 일어난다고도 배웠다. 카프카의 『변신』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보면서 그 생각은 더욱 강화되었다. 하지만 대안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그 대안을 과학적 근거를 이용해 제시한다. 무엇보다 필자와 번역자가 문제현상을 지적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전달되는 책이다. 트럼프 집권기에 원고가 완성되어 글을 잘라내야 하는 아픔이 있었다니 이 도서는 그만큼 현실과 접점이 많을 거라는 기대를 해도 좋다. 저자의 글 말고도 역자의 글이나 감수자의 글까지 꼭 필독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