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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개나리’, 열매는 왜 보기 힘들까?


(용인신문)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이유미)은 한반도 특산식물인 ‘개나리’에 대해 일부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는 데 도움을 주는 설명 자료를 배포하였다.

식물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명이 정해진 과정을 알면 쉽다. 하나의 학명에는 역사와 이야기, 식물종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관점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나리’의 학명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에는 먼저 괄호 안에 미국인 레더(Alfred Rehder), 그리고 맨 뒤에 일본인 나카이(Nakai)까지 두 명의 외국 식물학자가 등장한다. 이것은 레더가 먼저 학명을 제안하였고, 이후 나카이가 학명을 수정하였다는 뜻이다.

개나리는 구상나무 명명자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 아놀드 수목원의 한국 채집 담당 윌슨(Ernest H. Wilson)이 한반도에서 심어 기르던 개체를 수집하여 미국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아놀드 수목원의 레더는 윌슨의 수많은 채집품 중 하나인 개나리를 키워보니 동북아시아 내륙(중국)에서 자라는 ‘의성개나리(Forsythia viridissima Lindley)’와 유사하여 그것의 변종(Forsythia viridissima Lindley var. koreana Rehder)으로 1924년 명명하였다.

레더가 명명한 1924년에 앞서, 나카이는 이미 1923년 미국 아놀드 수목원을 방문하여 레더, 윌슨과 함께 한반도의 개나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후 1924년 레더는 한반도 특산식물이며 의성개나리의 변종으로서 ‘개나리’의 학명을 제안하였으나, 그 후 1926년 나카이는 “한반도의 개나리는 개나리류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식물이다.”라고 표현하며 변종이 아닌 종으로서 한반도 특산식물 개나리의 학명을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로 제안하였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나카이의 제안을 수용하여 ‘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라는 학명을 쓰고 한반도 특산식물로 다루고 있다. 각 지역에서 수집한 다양한 개나리류를 관찰할 수 있었던 아놀드 수목원 레더의 시각을 존중한다면 개나리의 학명은 달라질 수 있지만 한반도 특산식물인 것은 변함이 없다.

한반도에는 ‘만리화’, ‘산개나리’, ‘개나리’ 등의 개나리류가 기록되어 있는데 특이하게도 모두 한반도 특산식물이다. 개나리류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심어 길러온 중요한 식물이다.

동북아시아 내륙에 자생하는 의성개나리와 당개나리(Forsythia suspensa (Thunb.) Vahl)는 각각 일본과 중국의 정원에서 심어 기르던 개체들로부터 학명이 명명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 두 종은 현재 거의 모든 개나리 품종의 조상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 지역에 자라는 의성개나리는 1700년대 말 일본의 정원에서 키우던 개나리류를 기록한 것으로서, 과거에도 이미 개나리류들의 많은 품종이 존재했고 동북아시아 전체적으로 재배품 또는 원종의 교류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개나리와 만리화 모두 아주 오랫동안 일본에서 길러온 것으로 추정하는 기록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