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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 해외 출장 ‘국제 망신’

술 60병 들고 출국… 말레이시아 공항 세관에 ‘적발’
국제교류 명분 ‘초청장’ 요청… 도시 이미지 ‘실추’

[용인신문] 자매도시 교류를 명분으로 4전 5기 해외연수를 떠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대량의 주류를 반입하려다 현지 공항 세관에 적발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 자매도시를 방문하며, 소주와 선물용 주류 등 무려 60병에 달하는 술을 몰래 반입하려다 적발된 것.

 

다행히 국제교류 의전을 위해 현지 공항에서 마중을 나온 해당 국가 관광청 직원 등이 나서 벌금을 내는 수준으로 마무리 됐지만, 외유성 해외연수로 도시 이미지 실추 등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들 시의원들은 올해 초부터 터키와 일본 등 수 차례 해외연수를 시도하다, 시 담당부서를 통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에 초정장 발송을 요청해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더욱 확산 되고 있다.

 

자매도시 교류를 명분으로 한 ‘국제교류’ 형식의 방문을 하면서, 상대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에티켓 조차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시의원들은 올해 시의회에서 진행된 4차례의 해외 연수를 모두 특정 여행사에 몰아준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의회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황재욱‧남홍숙‧장정순‧황미상‧신현녀‧이윤미‧김병민‧이상욱 의원과 시의회 직원 4명, 시 국제교류 담당부서 직원 2명 등 14명은 지난 15일부터 4박 6일 간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를 방문했다.

 

방문목적은 용인시 관광 발전을 위한 공무 국외출장으로, 관광산업 벤치마킹 외에 2017년 이후 끊긴 교류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취지다.

 

이들 시의원들은 해당 도시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방문하면서 ‘외유성’이라는 비난을 비껴갈 명분도 마련했다.

올해 초부터 터키와 일본, 유럽 등 다수의 해외 출장을 시도했지만, 터키 지진과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금 논란, 1인당 270여만 원의 자부담 비용 등으로 출장지를 변경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안팎에서 ‘외유를 위한 해외 출장’이라는 비난이 나오자, 시 담당부서를 통해 자매도시인 코타키나발루시에 초청장을 요청했다.

 

시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가기 위해 ‘외유성’ 비난을 피할, 명분용 ‘초청장’인 셈이다.

 

△ 적발 피하려 술 나눠 담기까지 했지만

이렇듯 어렵게 명분까지 만들어 진행된 시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코타키나발루시 공항 도착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공항 세관에서 이들이 가져간 주류 60병이 적발된 것. 관광업계에 따르면 이슬람문화권인 말레이시아는 주류 반입에 대해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관광객 1인당 1L로 제한하고 있다.

 

시의원들은 대량의 술을 갖고 출국하기 위해 각자의 여행 가방에 준비한 술을 조금씩 나누어 넣는 등 대비했지만, 입국 과정에서 모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주류 반입이 적발된 경우 공항에서 3~4시간 이상 억류돼 고초를 겪게된다.

 

하지만 이들 시의원들은 국제교류 명목의 ‘초청장’을 받아 방문한 덕에, 현장에 마중나온 관광청 직원들의 도움으로 벌금만 지불한 뒤 입국할 수 있었다.

 

함께 출국한 한 관계자는 “갖고 간 술 중 일부는 현지 대한민국 영사와 자매도시에 전달할 선물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물용 주류만 갖고 갔을 경우 말레이시아 세관의 허용 범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 특정 여행사 일감 몰아주기

한편, 올해 시의원들의 공무국외 출장은 모두 특정 여행사와 계약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터키를 방문하려다 지진으로 취소돼 위약금을 물은 사례까지 합하면 총 5건의 시의원 공무국외여행 주관여행사가 모두 A업체인 것.

 

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시의원들은 각 연구모임 또는 정당별로 싱가포르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등으로 공무 국외 출장을 다녀왔다. 또 이들 4건의 해외 출장 주관 여행사는 모두 한 곳에서 진행됐다. 공무 국외여비로 집행된 예산만 총 1억 5700여 만원 규모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원들의 공무 국외 출장의 경우 의원 1인당 배정된 국외 여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원 개개인이 여행사와 계약하는 형식”이라며 “별도로 여행사를 선정해 계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즉, 시의원들이 특정 업체에 5건의 계약을 모두 몰아준 셈이다.

 

지역 여행업계 내에서는 A여행사에 대한 시의회 일감 몰아주기 배경에 용인지역 특정 고등학교 출신 다선 시의원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시의원은 “앞으로 시 집행부에 대한 행정감사 등에서 수의계약 건에 대해 지적 할 수 있게느냐”며 “시의원으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용인시의회  '용인특례시 관광발전을 위한 의원연구단체' 의원들이 코타키나발루시 사바주 관광청을 방문한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들 시의원들은 올해 초부터 터키와 일본, 유럽 등 4전 5기의 시도 끝에 자매도시인 코타키나발루시에 초청장을 요청해 받은 후 지난달 15일부터 4박 6일간의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국제교류를 명분으로 한 출장에 술 60병을 갖고 입국하려다 현지 세관에 적발돼 용인시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