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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70

   
최은진의 BOOK소리 70

모든 건 다 날씨 탓이다?고 우기면 된다!

날씨의 맛

◎ 저자 : 알랭 코르뱅 / 출판사 : 책세상 / 정가 : 16,800원



영국 유학생들이 한 번씩은 다 겪게 된다는 우울증, 그 이유의 상당부분은 날씨 때문이란다. 사람들은 만나면 날씨로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일기 쓸 때도 날씨는 필수요소로 배웠고 편지의 자연스러운 인사말은 날씨로 하라고 배웠다. 우리 선조들은 그날의 일기에 따라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했다. 그건 터무니없는 미신이 아니었다. 근거 있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종합한 경험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알랭 코르뱅을 비롯한 열 명의 학자들이 날씨에 대한 사람들의 감성 변화를 추적했다. 날씨와 인간 감정에 관한 폭넓은 정보와 에피소드가 담긴 책이다.

비, 햇빛, 바람, 눈, 안개, 뇌우…….이런 기상현상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섬세한 감각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된다. 일상에 무뎌진 감성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게 해주고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새롭게 해석하게 해 주는 매개체가 날씨인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기상학적인 관점에서 본 날씨 이야기라기보다 개인의 감정이나 느낌에 관한 섬세한 관찰과 묘사에 관한 것이다. 기후 변화에 따라 감정이 예민한 인간은 ‘기상학적 자아’가 강하기 때문. 고대부터 현대까지 유럽 각 국의 사례들은 물론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과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날씨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 깊이 있게 파헤치고 있다.

날씨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줄 책. 다 읽고 나면 내 마음의 움직임이 날씨에 따라 어떻게 요동치는지를 관찰하는 버릇이 생길 지도 모른다. 우울할 때 털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여기 있다. 이 모든 건 다 날씨 탓이라고, 단순히 날씨 탓이라고 우기면 된다. 사람 탓 안 해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사실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영국에선 우울증을 처방하기 전 독서를 먼저 권한단다. 우울할 때 효과적인 약이 독서라니 영국의사들 처방을 한번 믿고 우선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