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최은진의 BOOK소리 63

   
최은진의 BOOK소리 63

진실은 우리 모두 거짓말쟁이라는 것!

우리는 10분에 세 번 거짓말한다

◎ 저자 : 로버트 펠트먼 / 출판사 : 예담 / 정가 : 15,000원


부모가 되고 아이에게 거짓말은 정말 나쁜 거라고 가르쳤는데, 그토록 순수하던 내 아이의 입에서 첫 거짓말을 듣는 순간 너무 놀라 아이를 다그치기도 하고 밤새 고민해봤던 경험, 부모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러는 우리도 사실은 밥먹듯이(가끔이 아니다!)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말하는 책이 있다.

30년간 거짓말을 연구한 심리학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거짓말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친다. “거짓말에 관해 당신이 믿는 것은 모두 거짓이다.”라며 “마음의 가면 속에 감춰진 진실”에 다가설 수 있게 도와주는 훌륭한 거짓말 지침서(?)라 할 수 있겠다.

10분에 세번 거짓말이라니! 조금 과장하면 입을 열 때마다 거짓말이 줄줄 따라서 나온다는 것인데, 이게 철저한 실험에 의한 데이터라니 놀랍다. 또 거짓말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의 친분과 소통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며, 거짓말로 누군가를 속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다는 사실 등 거짓말에 관한 통념이 뒤집힌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진실을 알게 되는 걸 회피한다는 사실. 앞서 말한 아이들의 거짓말 또한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발달과정이란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부터 유명인들의 거짓말에 깔려 있는 심리를 객관적인 심리학가의 관점에서 다룬다. 한때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 씨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종교계, 학계, 예술계에 만연한 학력 위조의 문제점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걸 보면 괜히 부끄러워진다.

아이뿐만 아니라 동물도 속임수를 쓰고, 심지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는데 그러면서 우리가 얻으려는 것이 뭘까? 살면서 거짓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확실한 거짓말쟁이가 틀림없다. 인간의 거짓말 심리와 거짓말 문화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저자에 따르면, 어쨌든 우리는 거짓말을 필요로 하고 백퍼센트 정직한 사회는 불가능한 꿈(원치 않는 꿈인가?)이지만, 그렇다고 정직의 미덕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요점은 “정직하려는 노력과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는 배려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