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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48

   
최은진의 BOOK소리 48
무소유를 향한 부처님의 역습!
부처님의 부자수업

◎ 저자 : 윤성식 / 출판사 : 불광출판사 / 정가 : 15,000원

대중들에게 비친 불교는 한마디로 모든 것을 버리고 비워야 한다는 이른바 무소유의 종교이다. 그런데 여기 그 무소유를 향한 상식의 틀을 확 깨주는 책이 있다. 경제, 경영, 회계, 행정의 ‘전방위 스페셜리스트 학자’로 불리는 고려대 윤성식 교수는 돈과 욕망 앞에서 정직해지자는 말로 이 책을 시작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처님이 정말 이렇게 현실적이고 세속적이었나 싶겠지만 생로병사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출가한 부처님은 “죽음의 고통보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며 중생들을 향해 열심히 돈을 벌어서 행복한 생활을 유지하라고 하셨단다.

우리의 불교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출가자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부처님은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재가자들에게 올바를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하셨단다. 돈 앞에서 정직해져야 하며( 1장), 어떻게 돈을 벌고(2장), 어떻게 쓸 것이며(3장), 살기 좋은 세상은 어떠한지(4장)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5장)를 담았다. 돈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보고자 무소유와 힐링에 솔깃해지는 우리,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로 자위해보지만 여전히 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아닌가. 돈과 행복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깨지 않으면 우리가 절대 행복해 질 수 없느니 먼저 돈과 욕망 앞에서 정직해지잔다. 돈과 소박한 삶, 즐거움과 가치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한번 찾아보시라.

요즘 서양에서도 동양의 불교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 치열한 자본주의 속에서 삶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가 불교적 삶에 담겨있다고 믿는 저자는 먼저 욕망을 직시하고 나와 세상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한다. 명품에 집착하며 쇼핑에 열과 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속물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 부처님은 이런 식으로 죽비를 휘두르신다.

“젊어서 도를 닦지 않고 재산도 모으지 못하면 빈 못을 속절없이 지키는 늙은 따오기처럼 쓸쓸히 죽는다.”-『법구경』. 그들은 어떤 면에서 욕망에 정직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