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이미상시인의 엄마들이 읽어야 할 영어동화

Owen / KEVIN HENKES

이미상시인의 엄마들이 읽어야 할 영어동화

Owen / KEVIN HENKES


   
드디어 3월, 새 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엄마도 아이도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을 때입니다. 초등 첫 입학 자녀를 둔 엄마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하지만 엄마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서 ‘ 잘 적응할 수 있을까 ’ 하는 기대만큼의 불안감도 있게 마련입니다.

케빈 헹크스(Kevin Henkes)의 동화는 생쥐 캐릭터(Mouse books)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주로 취학 전후의 아이들이 주인공인데요. 동화 속 꼬마들은 밝고 사랑스럽지만 한 가지 결함(?)을 갖고 있답니다. 그 결함들을 지혜롭게 해결해가는 것이 케빈 헹크스 동화의 특징입니다.


   
《Owen》은 꼬마 생쥐 ‘Owen’ 이야기입니다. Owen은 곧 학교에 가야하는데 엄마 아빠는 걱정이 하나 있습니다. 오웬이 아직도 아기 때의 담요‘Fuzzy'를 끌고 다니기 때문이지요. 잠 잘 때도, 놀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식탁에서도, 치과에 갈 때도... 어디든 따라다니는 이 담요는 얼마나 냄새나고 더러울까요.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초코우유, 아이스크림....... 온갖 것이 묻어있는 얼룩얼룩한 담요를 보며 오웬은 “Fuzzy likes what I like” 말하며 오히려 흐뭇해합니다. 오웬은 학교에 가야하는데 ‘Fuzzy'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니 엄마 아빠는 걱정할 수밖에 없겠지요.

   
참견 많은 이웃의 족집게 아줌마(Mrs, Tweezer)는 담요를 떼어놓을 수 있는 비법을 엄마 아빠에게 알려줍니다. (이런 오지랖아주머니들은 미국도 마찬가지네요) 엄마 아빠는 족집게 아줌마가 알려준 방법을 시도했지만 어떤 요법도 오웬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결국 엄마 아빠는 단호하게 오웬에게 말합니다. “Can't bring a blanket to school, 학교에 담요를 데려갈 수는 없어” 그렇지만 오웬은 “I have to bring Fuzzy to school, 반드시 담요를 학교에 데리고 가겠다”고 우깁니다. 아빠는 떼쓰는 아들에게 더 강력히 “No” 합니다. 오웬은 울기 시작합니다. 엄마 아빠는 오웬을 달래지만 울음은 그치지 않습니다.

   
그때 “ I have an Idea” 엄마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답니다. 담요와 헤어지지 않고 학교에서도 놀림 받지 않는 방법. 그야말로 완벽하고 멋진 훌륭한 아이디어입니다. “It was an absolutely wonderful, positively perfect, especially terrific idea.”

   
엄마는 당장 담요를 조각조각 작게 잘라 박음질을 합니다. 노란 담요 ‘Fuzzy’ 는 바로 작은 여러 개의 손수건으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그렇게 Fuzzy 는 버려지지 않고 ‘Little Fuzzys’가 되어 오웬이 가는 곳 어디든 다시 따라다닐 수 있게 되었답니다.

   
아이가 애착하는 물건을 엄마가 버렸을 때, 그 상실감은 40대 가장이 파산했을 때의 심리상태와 맞먹는다고 합니다. 작가도 이런 아동심리를 알기에 아빠가 “N0” 라고 할 때 뭉크( E·Munch)의 그림 ‘절규’를 벽에 걸어둔 것입니다. 담요에 얼굴을 묻고 우는 오웬의 등 뒤에 걸린 그림 뭉크의 <절규>는 바로 오웬 입니다.

내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엄마입니다. 오웬의 부모님은 오지랖아줌마의 말에 휘둘리며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묘안을 찾아낸 것은 엄마였습니다. 무조건 "No" 라는 강압적인 방법을 고수하지 않고 지혜로운 해결방법을 찾아낸 것이지요.

   
케빈 행크스의 동화는 그늘이 없습니다. 그의 동화는 어른관점의 도덕과 교훈을 만들지 않고 늘 아이 편에 서 있습니다. 한두 가지 문제점이 없는 아이들이 이 세상에 과연 있을까요.


1994년 칼데콧을 수상한 이 동화는 국내에 《내사랑 뿌뿌》로 번역되었습니다. Fuzzy를 “뿌뿌”로 한 것인데 뿌뿌는 “Poo (응가)” 와 비슷해서, 저는 이 책의 독후 활동으로 담요의 새로운 이름 짓기를 해보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신나서 기발한 이름들을 반짝반짝 창조해 냅니다. <책 제목 바꿔보기> <새로운 이름 짓기>는 아이들에게 창작의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유아기 아이들이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을 사물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로 느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웃고 조잘대며 종일 인형과 노는 아이들, 인형이 아프면 같이 아파하며 인형에게 자신을 투영하기도 합니다. 인형의 감촉, 이불의 냄새, 촉발하는 마음의 느낌을 살아 숨 쉬는 생물로 인식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엄마가 아이 물건은 더럽다고 낡았다고 쓰레기통에 처넣는다면?......아, 정말 좋은 엄마 노릇하기 쉽지 않습니다.


TIP
작가의 웹사이트 www.kevinhenkes.com - 작가의 인터뷰, 동영상, 독후활동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책

1 Chrysanthemum
2 Jessica
3 Little white Rabbit
4 OLD BEAR
5 Kitten's First Full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