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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30년 근속 공직자에 ‘금 3돈’ 찬반 논란

시, 77명에 120만원 상당 기념패
유진선 시의원 “혈세 낭비” 주장
공직사회 “너나 잘하세요” 반발

[용인신문] “태어난 지 1년이면 금 한 돈인데, 30년 공직 업무에 금 3돈이 많은 것이냐?”. “본인(시의원)들에게 들어가는 세금은 혈세낭비 아닌가”. “국민의 절반쯤은 시의원 존재 자체가 혈세 낭비라 생각한다”.

 

30년 장기근속 공직자에게 금 3돈이 포함된 120만 원 상당의 재직기념패를 제작해 주는 예산과 관련, 유진선 시의원의 발언으로 시 공직사회와 시의회 내부가 들썩이고 있다.

 

공직사회는 30년 근속에 대한 직원 복지를 혈세 낭비로 몰아붙였다며 격앙된 모습이고, 시의원들은 해당 예산을 승인한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시민 눈높이를 모르는 사람들’로 폄하했다는 목소리다.

 

유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제27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30년 장기근속 모범 공무원 77명에게 120만 원 상당의 금을 주는 예산을 편성한 것은 낡은 관료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의 혈세로 120만 원 상당의 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시민 눈높이에 맞는 포상과 복지제도 개선책을 찾아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장기근속 공직자 격려 차원에서 30년 근속 공직자에게 금 3돈 상당의 재직기념패를 제작해 줬다. 하지만 최근 금값이 상승하면서 재직기념패 제작 가격도 120만 원 상당으로 편성하게 됐다.

 

공직자들은 유 의원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공직자들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며 유 의원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반발심도 드러내는 모습이다.

 

유 의원의 발언이 사실상 용인시에서 30년 근속한 공직자들에 대한 복지를 혈세 낭비로 치부한 셈이기 때문이다.

 

고위 공직자(4급) A씨는 “박봉으로 시작한 공직자로, 용인시에서 30년 간 헌신한 공직자들의 명예를 시의원 한 사람이 말 한마디에 ‘혈세 낭비’를 만들어 놨다”며 “3500명이 넘는 공직자들이 용인시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지금도 어떤 희생을 감내하고 있는지는 안중에 없이 정치 놀음만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 공무원 노조도 성명을 내고 유 의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는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용인시 공무원들은 유기동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해 그 개에게 물리기도 하고, 구제역과 조류독감 때 수많은 가축을 살처분하기도 했으며 민원의 폭언과 폭력에 견디다 못해 자살한 동료의 장례를 지켜보기도 했다”며 “30년간 성실히 일하고 퇴직의 길에 기념패를 주는 것을 ‘낡은 관료문화’라는 유 의원의 말을 시민들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자치·예결위 시의원, “부글부글”

시의원들도 유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쾌한 모습이다. 유 의원이 ‘시민 눈 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 예산을 동료 의원들이 승인해준 꼴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와 추가경정예산안 예결위에 활동한 의원들은 “결국 3선 의원인 본인의 생각만 옳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이다.

 

한 초선 시의원은 “본인 주장에 대해선 상임위 존중을 외치던 분이, 자신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이유로 상임위에서 판단하고 결정한 것을 폄하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유 의원 역시 초선과 재선을 거치면서 매번 재직기념패를 받고 있지 않는가?”라며 “4년 재직한 시의원들이 받는 것은 로맨스고 30년 근속 공직자들에게 주는 것은 불륜이라는 말이냐”고 비꼬았다.

 

한편,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지급된 8대 시의회 의원들의 재직기념패 제작에 1개당 42만 6000원이 소요됐다. 즉 30년 근속 공직자 재직기념패 120만 원을 지적한 유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임기 후 42만 6000원 짜리 기념패를 받은 것이다.

 

지난 19일 열린 용인시의회 제272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유진선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