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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영화이야기

<영화 이야기-3> 대부(Godfather)

[용인신문]

<영화 이야기-3> 대부(Godfather)

영화 대부는 1972년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제작하였다. 대부(Godfather)는 마리오 푸조 원작소설을 각색하여 영화로 만든 것이다. 소설 대부는 1969년 출간되어 65주간 베스트 셀러 1위에 오른 작품으로 북미에서만 2,600만 부가 팔렸다. 영화 대부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가 각색했다.

 

대부는 1973년 제45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말론 브랜도는 미국의 인디언 박해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수상을 거부했다. 말론 브랜도는 1955년 27회 아카데미에서 워터프론트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여 2회 수상자가 되었다. 비록 수상을 거부하여 트로피는 가져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蛇足>-제27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회상속의 연인’에 출연한 그레이스 켈리가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갈채’라는 이름으로 상영되었다. 수상식에서 말론 브랜도는 트로피가 좋았는지, 그레이스 켈리의 미모에 넋이 나가서였는지 모르지만 연신 싱글벙글했다.

 

대부는 600만 달러라는 저렴한 제작비를 들여 2억 4천 6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말론 브랜도와 함께 주연을 맡은 알 파치노는 5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았다.

대부는 1997년 미국 영화연구소(AFI/American Film Institute)가 선정한 ‘위대한 영화 100선/選’에서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에 이어 3위에 올랐고 2007년에는 2위에 랭크 되었다.

시민케인이 1위에 선정된 것은 미국 영화인들의 공식처럼 굳어졌다. 미국인에게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을 물으면 에이브러햄 링컨을 들듯이 영화인들은 시민케인 콤플렉스에 걸려있다고 보면 된다. 습관처럼 굳어진... 마치 시민케인을 꼽지 않으면 영화를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될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20여 년 전 한국의 영화인들은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32~1986)의 사실상 유작(遺作)인 1986년도 작품 희생(sacrifice)을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 필자도 보았는데 완전 수면제 영화였다. 무려 10여 회의 도전에 끝까지 보기는 보았는데 무엇 때문에 가장 위대한 영화로 꼽혔는지 그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 일종의 유행이었던 것 같다. 필자는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작품 중에는 1972년 발표된 솔라리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유는 단 하나 희생보다 난해하지 않아서다. 노스텔지어도 보았는데 난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는 자기만 보려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는 것이었다.

 

영화 대부는 정말 잘 만든 영화다. 필자는 70~80회 가까이 보았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세 번째 영화 이야기로 대부를 소개하기 위해 예의상 한 번 더 보았는데 극중에서 ‘마이클 꼴레오네’가 루이스 레스토랑에서 ‘버질 솔로조’와 뉴욕 경찰국 형사반장을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형사반장에게 맞아서 퉁퉁 부은 왼쪽 뺨으로 불안한 시선으로 갈등하는 알 파치노의 연기가 일품이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다. 늙은 형사반장 이름이 ‘맥클루스키’인 것 같은데(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 이름 외우기가 가장 어렵다) 목과 이마에 총알을 맞고 널브러져 죽은 형사반장 눈꺼풀이 깜박이는 것을 순간적으로 보았다. 해수욕장 모래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대부는 1973년 당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자리에 있던 국제극장에서 개봉되었다. 1977년 역시 국제극장에서 재개봉되었다. 화면 비율은 1:1.66의 와이드 화면이었다. 대부는 2010년에도 재수입되어 상영했는데 세 번 모두 흥행에 성공하였다. HD DVD로 발매되면서 필자는 특별판을 구입하여 틈만 나면 보았다. 최근 4K UHD로 리마스터링한 블루레이 DVD가 발매되었는데 대부 3편 에필로그 마이클 꼴레오네의 죽음도 수록되었다. 대부 3편은 재편집이라고 할 만큼 약간 손보았는데 화질은 대부와 대부-2편보다 훨씬 좋다. 같은 UHD인데도 확연히 구분될 만큼 선명하다. 다시 오리지널 대부로 돌아가자.

 

대부는 내가 가장 많이 본 작품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벤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옛날 옛적 미국에> 닥터 지바고, 마지막 황제, 인도차이나, 지옥의 묵시록(감독판) 같은 작품도 최대 10회 정도 보았는데 대부는 봐도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요즘은 DVD로 보는 것도 귀찮아서 올레 TV UHD 버전을 구매해놓고 볼 정도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대중성까지 고려하면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대부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는 “내가 그에게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겠다”(I’m gonna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일 것이다. 고명딸 코니의 결혼식에서 극중 조니 폰테인의 부탁에 답하는 장면이다. 조니 폰테인은 유명한 가수이자 영화배우인데 ‘프랭크 시나트라’가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는 돈 꼴레오네 역의 말론 브랜도가 조니 역의 알 마르티노에게 사내 녀석이 징징거린다면서 What can I do? What can I do? 라면서 뺨을 토닥이며 잘 해결 할 테니 밥이나 잘 챙겨 먹으라는 대사와 코믹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영화는 장의(葬儀) 사업자인 보나세라(살바토레 코르시토)가 돈 비토 꼴레오네에게 청탁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탈리아어로 돈은 대명사로서 존경의 의미로 상대를 높이는 호칭이다. 남자친구와 데이트 나갔다가 겁탈에 대항하다가 턱뼈와 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딸의 복수를 청탁하는 보나세라...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자신의 딸을 짓뭉개버린 놈들을 죽여달라고 한다. 돈 꼴레오네는 당신이 나에게 평소 존경의 태도를 보였다면 놈들은 벌써 뒈졌을 거라고 말한다. 평소에는 무시하다가 아쉬우니까 청탁이냐는 힐난이다. 보나세라는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손등에 키스하고 돈이라 높여 부르며 청탁한다. 돈 꼴레오네는 사례는 필요없고 우정의 선물이라면서 양아들 톰 하겐(로버트 듀발)에게 사건처리를 지시한다.

 

다음 청탁자는 순전히 존경하는 마음으로 축의금을 전달하고 초청해준 것에 감사하기 위해 찾아온 루카 브라시다. 구척장신의 거구인 루카 브라시는 마피아 세계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해결사다. 말하자면 정보기관의 암살전문의 블랙요원과도 같은 인물이다. 루카는”따님의 결혼을 축하하며 첫 손주는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길 바란다“는 덕담과 함께 축의금 봉투를 건넨다. 아들 선호하는 것은 한국이나 이탈리아나 똑같다. 결혼식 날 하객의 청탁을 들어주는 것은 시실리의 오랜 풍습으로 마피아가 그 전통을 굳건하게 이어오는 것 같아 좀 묘한 아이러니를 느꼈다. 루카 브라시는 ‘돈 꼴레오네’가 지시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솔로조와 타탈리아 패밀리에 의해 살해된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성씨에서 알 수 있듯 이탈리아계다. 각본을 쓴 마리오 푸조, 알 파치노를 비롯해 말론 브랜도와 로버트 듀발 다이앤 키턴을 제외한 대부분의 출연진이 이탈리아계다. 대부의 제작비가 당시로서는 저렴한 6백만 달러밖에 들지 않은 것은 출연진이 열정 개런티만 받고 출연한 덕분인 것 같다. 말론 브랜도는 톱스타답게 1백만 달러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 파치노 5만 달러를 제외한 다른 출연진의 출연료는 알려진 바 없다. 아무튼 대부는 50년 전 영화라기에는 스토리나 촬영기법이나 톱클래스인 영화다. 밖에서는 화사한 햇볕 아래 결혼식이 진행되고 서재 겸 응접실에서는 살인 청부를 포함한 온갖 청탁이 이루어지는 명암(明暗)의 대비로 대부가 범상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25분에 달하는 결혼식 장면이 끝나고 비행기가 착륙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극 중 톰 하겐이 조니 폰테인의 청탁을 수행하러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잭 월츠를 만나서 조니를 출연시켜 달라는 정중하게 부탁했으나 일언 지하에 거절당한다. 여기서 관객들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의 실체를 보게 된다. 워낙 유명한 장면이라 그 내용은 생략한다. 조니 폰테인은 소원대로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영화 제작자는 조니에게 공들여 키운 여배우이자 정부(情婦)를 뺏겼는데 영화 제작자는 하워드 휴즈고 배우는 에바 가드너라는 풍문이 파다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유명한 바람둥이였는데 염문설이 나돈 스타들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시나트라는 당시 할리우드의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의 여러 상대 중 한 남자이기도 했다. 먼로는 시나트라의 잠자리 테크닉은 어땠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조(뉴욕양키즈의 전설적인 강타자, 조 디마지오)만은 못했어“라고 하여 졸지에 밤일 잘못하는 남자가 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영화 대부는 돈 꼴레오네가 버질 솔로조의 제안(마약 사업의 뒷배를 봐 달라는...)을 거절하고서 피격당하는 장면과 마이클 꼴레오네가 형사반장의 수작으로 경호원이 철수한 병원에서 문병 온 이탈리아 청년(빵집 사위인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과 총이 있는 것처럼 솔로조의 부하들을 기만하는 장면 등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 씬의 연속이다. 마이클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슬로조와 형사반장을 처단하고 시칠리아 팔레르모 마피아 보스에게 의탁한다. 니노 로타가 작곡한 영화음악 ‘아폴로니아를 위한 테마’가 시칠리아 풍경을 배경으로 흐른다. 아폴로니아를 위한 테마는 대부의 메인 주제곡이기도 하다.

니노 로타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난 작곡가이자 지휘자로 1954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의 주제곡을 작곡했다. 원래 클래식 음악 작곡가였던 니노 로타는 길의 주제곡으로 더욱 유명해졌고 150여 곡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1968년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과 알란 드롱의 ‘태양은 가득히’의 주제음악도 니노 로타의 곡이다. 대부의 주제곡은 여러 버전으로 이름있는 가수들이 앞다투어 불렀다.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가 가장 유명하다. 니노 로타는 대부로는 아카데미 음악상은 받지 못했으나 1974년 대부-2로 음악상을 수상했다.

 

대부에서 케이 아담스(다이앤 키턴)와 코니 꼴레오네 카멜라 꼴레오네(비토의 처)에 버금가는 비중으로 등장하는 신인 여배우가 있다. 아폴로니아 역에 캐스팅된 영화제작 당시 19세였던 시모네타 스테파넬리다. 디자이너로 성장한 그녀가 다른 영화에도 출연했는지는 나의 정보에는 없다. 코폴라 감독은 아폴로니아 역에 프란코 체피렐리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21세의 올리비아 핫세를 염두에 두었으나 순전히(?) 제작비를 줄일 의도로 시모네타 스타파넬리를 캐스팅 했다는 설도 있다. 올리비아 핫세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출연할 당시 16세였다. 필자를 비롯한 4~50대 이상의 영화팬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올리비아 핫세를 기억한다. 그녀가 21세의 나이로 대부에 출연했더라면 등장하는 장면은 덤으로 늘어났을 테고 성숙한 올리비아 핫세를 영화팬들은 보았을 텐데 필자로서는 아쉬운 감정이 든다.

시모네타 스타파넬리도 이탈리아인인데 아무래도 그리스 혈통이 믹스된 것 같다. 아폴로니아의 아름다운 자태는 대부 에필로그 컷에서 마이클의 회상 장면에도 등장한다.

 

영화에서 마이클의 보디가드 파브리지오로 나오는 배우가 인상적인데 안젤로 인판티라는 이탈리아 배우다. 마이클을 배신하여 차량에 폭탄을 설치, 애꿎은 아폴로니아를 폭사시킨다. 정직하게 생긴 미남인 파브리지오의 배신은 다소 충격적이다. 아폴로니아는 마이클에게 자랑하려고 차에 시동을 건 순간 폭사한다. 저렇게 죽일거면 뭣하러 그리스 여신과도 같은 자태의 19세 여배우를 캐스팅했나...감독이 살짝 원망스럽기조차 했다. 대부는 제목과 180도 다르게 가톨릭 영화가 아니라 마피아를 주제로 한 범죄영화다. 아폴로니아의 죽음은 소니(산디노) 꼴레오네의 죽음에 비하면 그래도 얌전한 것이다. 산디노는 소니의 이탈리아 이름이다.

영화에서 다혈질에 형제자매에 대한 애정이 끔찍한 소니는 여동생 코니를 상습적으로 구타하는 카를로 리찌를 죽여버릴 요량으로 경호원이 제지할 틈도 없이 뛰쳐나갔다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잠복하고 기다리는 ‘에밀리오 바르지니’의 부하들에게 수백 발의 총탄 세례를 받고 절명한다. 177분의 러닝타임 중 가장 처참한 죽음 1위에 오를 만큼 소니는 형체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그야말로 벌집이 된다.

 

소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돈 꼴레오네는 톰 하겐에게 마피아 5대 패밀리 보스들의 회동을 지시한다. 미 전역에서 참가한 마피아 최고 보스들에게 돈 꼴레오네는 휴전을 제안한다. 소니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장남을 잃은 타탈리아 패밀리 보스와 화해하는 돈 꼴레오네...그 자리에서 비토는 소니를 죽인 것이 바르지니임을 눈치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화해했음에도 내 자식과 손주가 잘못되면, 그것이 설사 벼락을 맞아 죽은 것이라 해도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는 돈 꼴레오네의 발언이 인상적이다. 5대 패밀리의 휴전으로 마이클은 귀국한다. 1년 후 마이클은 케이 아담스를 찾아가 청혼한다.

감독은 마이클의 결혼식은 생략함으로써 5대 마피아가 표면적으로는 휴전했으나 언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정세를 설명한다. 수년 후 돈 꼴레오네는 마이클에게 보스 자리를 물려주고 고문으로 2선으로 후퇴한다. 똑똑한 아들이 자신과는 다른 길을 가기를 염원했던 비토는 장남의 죽음으로 삼남에게 가업을 물려줄 수밖에 없게 된다. 비토는 마이클에게 ”너만큼은 상원의원이나 주지사 같은 합법적인 세계의 거물이 되기를 바랐다“는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한다. 마이클은 갓 파더(대부)도 주지사, 상원의원에 못지않다면서 아버지를 위로한다.

 

마이클과 케이의 사이에서 장남 안소니가 태어나고 네다섯 살까지 자란다. 외동딸 메리는 아직 낳기 전인지 낳았는데 모르겠으나 좌우지간 등장하지 않는다. 비토는 고문자리에서 물러나 변호사로 돌아가게 되어 서운해하는 양아들 톰 하겐을 위로하면서 ”마이클이 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경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자상한 돈 꼴레오네로 인해 마피아를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대부는 어쨌든 공전의 히트를 하였고 진짜 마피아들이 겉으로나마 신사처럼 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 건달(사실상 조폭)이 되는 것을 낭만으로 알았던 필자의 한참 손위였던 어떤 지인은 꼴레오네 같은 보스를 모시고 마피아 생활을 하는 것을 동경했다. 폭력단체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선량한 시민이 그러했으니 마피아 같은 범죄조직은 어떠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돈 꼴레오네는 마이클에게 생생한 조언을 하면서 손주 안소니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돈 꼴레오네는 마이클에게 ”바르지니와 만남을 주선하는 자가 내부 반역자“다. 경고하면서 ‘나가면 죽음’이라고 강조한다. 늙어가면서 와인이 더욱 달다고 토로하는 비토... 바르지니를 경계할 것을 틈만 나면 주지시킨다. 마이클은 하도 많이 말씀하셔서 달달 외울 정도라고 화답한다. 비토는 마당 한 켠에 심은 토마토를 돌보며 안소니와 한가하게 장난을 치다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져 숨을 거둔다.

할아버지가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알았던 안소니가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쪼르르 달린다. 어른들에게 알리기 위해...필자는 이 장면에서 코폴라 감독이 디테일에도 철저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돈 꼴레오네의 장례식이 열리는 가톨릭 공원묘지, 마이클은 상주의 자격으로 문상객을 맞는다. 바르지니를 필두로 긴 헌화(獻花) 행렬이 이어진다.

 

마침내 영화는 클라이막스와 대단원의 결말로 치달린다. 동생 코니 아이의 대부가 되기로 한 마이클, 조카의 세례식이 엄숙하게 진행된다. 같은 시간 꼴레오네 패밀리는 5대 마피아의 보스들을 일제히 제거한다. 정부의 침대에서, 마사지를 받으면서, 회전문에 갇혀서 마이클의 정적들은 살해된다. 반대파의 총 보스인 바르지니는 경찰로 위장한 중간보스 알 넬리에게 계단을 내려오다 살해된다. 마피아 5대 패밀리의 보스들을 제거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이후 수많은 범죄영화가 나왔지만 대부의 이 장면을 넘어서는 영화는 없다.

조카의 세례식을 이용하여 범죄 세계의 패권을 거머쥔 꼴레오네 패밀리...마이클은 반역자 테시오와 매부(妹夫) 카를로도 제거한다. 마이클은 카를로에게 네가 형 소니에게 한 짓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누구의 지시였느냐고 묻는다. 바르지니 소행임을 확인한 마이클은 타탈리아, 모그린, 바르지니 등 모두를 제거했다고 말하며 네바다로 가서 자숙하라고 말한다. 카를로는 살았다 안도하였으나...착각이었다. 형제를 죽게 만든 배신자를 살려주면 마이클 꼴레오네가 아니었다. 카를로는 ‘페트로 클레멘짜’에 의해 목 졸려 발버둥 치면서 죽임을 당한다. 상당한 분량으로 세밀하게 묘사되는 카를로를 교살(絞殺)하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상황이 종료되고 분가를 허락받은 클레멘짜를 필두로 중간보스를 맡은 알 넬리, 윌리 치치 등이 마이클 꼴레오네의 손등에 입을 맞추며 충성을 맹세한다. 케이 꼴레오네(처녀적 성은 아담스)는 마피아 보스들의 몰살과 카를로 죽음의 배후가 남편이라는 것을 짐작(남편의 죽음에 흥분한 코니가 케이에게 이미 폭로했다) 하면서도 본인의 입에서 대답을 듣기를 원했다. 케이에게 마이클은 한 번뿐이라는 단서를 달아서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다“ 단호하게 부인했다. 애써 믿기로 마음 다잡았던 케이는 열린 문틈으로 패밀리 보스들의 마이클에 대한 충성서약을 보면서 절망한다. 영화는 케이의 낙담한 표정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필자는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100대 영화,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등등 거의 영화평론가 수준으로 많은 영화를 보았다. 마블 영화를 혐오하여 필자는 미국영화를 좋아한다는 말을 못 한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필자가 3대 걸작으로 꼽는 지옥의 묵시록 파이널 컷, 대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모두 미국영화다. 할리우드 영화는 확실히 재미있고 중독성이 있다. 유럽 영화들도 좋은 영화가 많지만 양적으로 미국영화에 압도되어서인지 좀 초라해 보인다. 좋은 미국영화 정말 많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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