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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어쩌다 교회가 코로나19 전파자가 됐을까

 

[용인신문] 독재자를 중심으로 저쪽 편에서는 민주화를 향한 투쟁이 있었고, 또 다른 저쪽 편에서는 독재자를 축복기도하는 교회가 있었다. 결과는 아연啞然이다. 전자는 형벌같은 고통의 나날이요, 후자는 세금감면과 세습이라는 경악驚愕할 은총이다. 그 중심에 코로나 19가 있다.

 

대한민국사회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지를 꼽으라면 아마도 두 개의 교회를 비껴가기란 어려울 것이다. 정통 기독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총재 이만희 교주가 이끄는 신천지 장막성전이 하나일 것이고, 교회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만드는 한기총 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사랑제일교회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단이 됐건 정통교단이 됐건 성경66권을 경전으로 삼는 교회가 주는 함의는 단 하나다.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눅10:25-37> 라는 물음에 예수의 답변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신천지든 사랑제일교회든 나름의 이유와 핑계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와 핑계가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네 이웃에게 해가 됐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교회는 세상에 속했으나 세상에 물들지 않는다. 다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칠 뿐이다.

 

예수께서 아이를 고치고 난 후 하신 행동은 읽는이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게 한다. 누가복음 8장 54절은 이렇게 기록한다. 이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 이땅 제일의 성경주석가 정암 박윤선 박사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 적이 있었다. 내세움도 그렇다고 드러냄도 없는. 기독자의 삶은 그러해야 한다고. 얼마나 절제되고 깊이 있는 신앙생활이란 말인가. 바로 이점이 한국교회가 소돔고모라보다도 더 세속화된 오늘의 도시속에서 성소聖所로서 존경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런데 어제부턴가 업소業所로 전락됐다. 이제는 교회를 기업이라 부른다. 어쩌다 이단이라 불리는 신천지교회와 정통교회라 불리는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 19의 확산지가 됐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19로 인한 고통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저들을 위해 너희는 부르짖으라 나는 응답하겠고<예레미야33:3>라는 말씀을 부여잡고 하나님께 목놓아 부르짖으며 기도해도 시원찮을 판에.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야훼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이사야 58:9>. 이제 한국교회는 늦은 감이 있지만 골방에서 기도하고 쉬는 죄를 범치 않을 순간이 온 것이다<사무엘살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