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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정치인 출판기념회의 음과 양…대안마련 시급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지역정가가 벌써부터 시끄럽다.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웬만한 지역 행사장까지 거물급 예비후보들이 수시로 방문람에 따라 선거분위기는 점점 고조되는 상황이다.

기초자치단체장 출마예정자들 역시 출판기념회를 비롯한 SNS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시작한지 오래됐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평생을 살면서 책 한권 내기가 절대 쉽지 않지만, 정치인들의 경우 쉽게 책을 발간하는 것처럼 보인다.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자서전 형태의 책을 내고 있다. 그것도 출판사에 위탁하거나 대필 작가를 고용해서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짜 작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대규모 출판기념회도 개최한다. 예산은 말할 것도 없고, 수천 장의 초청장을 보낸다. 이것부터가 선거 전략에 포함된 홍보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책의 수준과 내용보다는 짧은 시간 안에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수단으로써의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출판· 인쇄 분야만이라도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또 후보자 정보를 합법적으로 남보다 빨리 공론화 시킬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유명 정치인들의 경우 자서전이나 회고록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밝혀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기도 한다.

출마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책 판매 명목의 수익금을 선거비용에 포함하지 않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선 가능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웬만한 사람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면 보통 1000명 이상이 모여든다. 이들 중에는 다른 후보들과 중복되는 인사들도 많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후보들은 자신의 영향력과 세과시를 하게 된다. 그런데 너나 할 것 없이 출판기념회를 하다 보니 애꿎게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지역사회다 보니 여러 후보들로부터 출판기념회 초청장을 받게 되는 경우다. 문제는 갈수도 안갈 수도 없는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

심지어 국회 의원회관에서도 거의 매일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국회의원들도 출마 시기와 무관하게 출판기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마련하거나 지역 유권자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경우, 국회의원이나 현직 시장 또는 출마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초청장을 보내면 눈치를 안볼 수 없다 게 문제다. 그것도 한두 명이면 부담이 적겠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예정자들이 잇따라 동일한 출판기념회를 하니…. 어찌 보면 이 같은 풍속도야말로 유권자들을 권력 앞에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는 현실적으로 선거법의 한계 때문에 생긴 고육지책인 셈이다. 입후보 예정자들도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방법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 초년생이나 공천경쟁자들은 모두 기득권이 있는 현직 단체장이나 의원들과 경합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세를 과시하며 공천경합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출판기념회라고 말한다.

국민들은 그러나 선거법상 유권자들에게 합법적인 후보자 정보를 저비용으로 더 많이 알릴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수 만 명의 출마예정자들도 모두 똑 같은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