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용인신문이 만난사람

“용인은 참 매력적인 도시 … 23일 함께 달려요”

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 국민마라토너 이봉주

 

   

 

국민가수, 국민요정, 국민동생 등 … 어떤 분야에서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들에게 붙는 수식어다. 마라톤 하면 떠오르는 사람은 누굴까. 단연 국민마라토너 ‘봉달이’ 이봉주 선수다. 2년 전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은퇴했지만 여전히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마라토너’다. 지난달 31일 이봉주 선수를 만나 은퇴 후 근황과 앞으로의 인생레이스에 대해 들어봤다.


   
△ 은퇴 후 2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 은퇴 후 막연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하루하루 정신없이 지내왔다. 현역 선수로 활동할 당시에는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남들처럼 많은 것들을 해 보고 살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아마추어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선수보다 더 깊은 열정으로 마라톤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마라토너로서 이들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한국 마라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고등학교 때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20년 넘게 뛰었다. 고등학교 때 단짝 친구였던 이웅종 소장(동물농장출연)과 특별활동 시간에 중장거리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 마라톤과의 첫 인연이다. 이후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고 싶어 육상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해 후회 할 사이도 없이 노력해야 했다. 마라톤을 시작하며 세웠던 뚜렷한 목표가 오늘을 만들어 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
달리는 것을 멈추면 삶이 끝날 것 같았는데, 막상 은퇴하니 새로운 목표도 생겼고 새로운 목표를 위해 달리다 보니 항상 달리는 것 같다.
무엇보다 은퇴 후에는 더 이상 달릴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방송 및 여러 마라톤행사에서 많이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평생 달려야 할 것 같다.

   

 

△ 마라톤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없었나?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당시 과로한 운동으로 무릎부상을 당했다. 결국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고, 그때 인생에서 처음으로 슬럼프를 느꼈던 것 같다. 정말 포기 하고 싶었다.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해 더욱 조바심이 났지만, 부상으로 잠시 마라톤에서 떨어져 있었던 것이 마라톤에 대해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많은 국민과 달림이들은 이봉주 선수를 ‘봉달이’라고 부른다. ‘봉달이’ 애칭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실 썩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좀 멋진 이름을 붙여주지(웃음). 주변에서 얘기듣기로는 많은 사람들이 친근감을 가지고 좋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좋고, 국민들이 기뻐한다면 두말 할 나위가 있겠는가.

 

   

 

△ 마라톤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 내 사전엔 포기란 없다. 완주하지 못할 길이라면 처음부터 달리지 않았다.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한다. 나에게 마라톤은 직업이었다. 내가 원하던 삶도 마라톤이다. 내 직업에 충실하며 ‘프로’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렸고 그렇기에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 마라톤이 대중화 되고 있다. 초보 달림이들을 위해 조언을 해 준다면.
= 마라톤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무리할 경우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운동이다.
무엇보다 무리하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꾸준히 즐길 수 있는 마라톤을 했으면 한다.

△ 삶이 마라톤과 같다면 지금 어느 지점에 와있다고 생각하는가.
= 어려운 질문이다. 은퇴를 결심하고 참가한 마지막 대회였던 전국체전 당시에는 ‘이제 거의 다 왔구나 … ’라고 생각했다. 헌데 지금 와서 보니 이제 막 반환점을 돌고 있는 것 같다. 선수로서의 생활이 반 이었다면 이제 일반인으로 남은 삶이 반이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선수로 활동하며 각종 대회에 주인공으로 달렸다. 남은 삶은 ‘봉달이’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다.

△ 용인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용인시민들에게 한마디.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용인마라톤에 참가한다. 현역 시절 9년 동안 삼성전자에 있었으니 저 또한 용인에서 보낸 시간이 9년이다.
용인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시민여러분도 자긍심을 가지고 4월 23일 모두 함께 달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