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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김종경 칼럼]
이동-남사 국가산단·배후도시 토지수용 ‘날벼락

 

[용인신문] 이동-남사지구 국가산단 및 배후도시가 발표되자 지역주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좋은 사람들은 국가산단에 포함되지 않은 2km 이내에 땅을 가지고 있는 토지소유자(地主)와 기업이다. 이들은 국가산단이 지정되면서 지가가 최소한 5~6배 상승했다. 반면 해당 지역에 토지나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과 경영자는 공시지가로 토지수용령이 발동되기 때문에 울상이다.

 

현재 국가산단 후보지에는 510여 가구 9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소규모 농지소유 농민과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국가산단 후보지에는 70여 개의 영세기업이 있는데 이들은 토지보상금을 받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든가 아니면 폐업해야 한다.

 

토지보상금이 충분하다면 인근 지역으로 옮길 수 있지만 처인구 공시지가가 실거래가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아 보상금으로 용인지역에서 살 수 있는 땅은 없다. 이러한 사정으로 이들은 국가산단에 지정되어 토지가 수용되는 것이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다.

 

원삼면에 조성되고 있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토지수용 대가로 받은 보상금으로는 치솟은 주변 토지나 주택을 살 수 없어 이들은 대대로 살아온 고향 땅을 떠나야 했다. 이 문제는 용인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토지를 사고파는 제도가 존속되는 한 현실적인 공시지가를 유지할 책임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면적인 토지공개념 제도를 시행하여 새롭게 조성되는 국가산단의 토지는 국유화하고 입주기업에 최소한 50년간 임대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기업도 토지 매입비용을 투자비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순진한 발상이다.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고 지가가 폭등하면 토지를 담보로 장기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이런 노다지를 포기할 리 만무하다. 결국 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들은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다.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는 국가산단 지정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국가산단의 토지를 국유화하지 못할 바에는 영세기업과 소규모 자작농의 경우에는 공시지가가 아닌 입주기업이 실제 매입하는 가격으로 보상해주는 토지수용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용인지역에는 국회의원이 4명이나 있다. 이들이 앞장서야 한다. 토지보상가를 현실화하라고 요구할 명분도 충분하다. 언제까지 영세기업과 소규모 농지소유 농민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정치는 인류의 보편적인 자유와 평등을 구현해나가는 수단이다. 때문에 정치의 본령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자를 우선하는 것이다. 용인지역 국회의원 4명과 이상일 시장은 국가산단 지정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에 드러누워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