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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서민의 발’ 마을버스 경영난 ‘돈맥경화

적자 누적·물가 상승·승객 감소
3중고 허덕… 요금은 4년 ‘동결’
업계, 생존위해 ‘100원’ 인상 요구
서울시는 최근 300원 올려 대조적

[용인신문] 서민의 발이자, 대중교통 체계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 업계가 경영난 3중고로 신음, 요금 인상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4년간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누적된 적자와 버스기사 등 인력 부족, 유류비와 타이어 등 소모품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시 측의 주도로 일부 노선을 준공영제로 전환했지만, 준공영 전환 노선마저도 적자 운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 및 생활 패턴 변화 등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승객 수 역시 마을버스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마을버스 업계 측은 요금 100원 인상을 요청하고 있지만, 경기도와 용인시 등 행정기관들은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마을버스 업계 사정은 공감하면서도, 전기와 가스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이어 마을버스 요금까지 인상할 경우 주민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 용인지역에는 9개 운송회사에서 공영 2개, 준공영 62개, 민영 46개 노선 등 총 110개의 마을버스 노선 362대의 버스를 인가받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평균 운행률을 80%에 그치는 상황이다. 준공영 노선의 운행률이 100%인 것을 감안하면, 민영 노선의 운행률은 평균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 베드타운 … 텅 빈 버스 ‘어쩔 수 없이 운행’

시와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저조한 운행률은 운송기사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다수의 버스기사들이 배달업계 등으로 유출된데다, 엔데믹 이후에도 급여체계 등 처우 문제로 시내버스 업계로 유입되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서 100% 운행률을 맞춰야 하는 준공영 노선에 기사들을 우선 투입하다보니, 민영 노선의 경우 운행률이 더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저조한 운행률의 원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용인지역 특성상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승객 수가 현저히 낮아지는 것도 큰 이유다. 농촌지역의 경우 인구가 부족하고, 도심지역은 베드타운 형태다 보니 낮 시간대에 버스를 운행할수록 적자가 쌓이고 있는 것.

 

A운송회사 대표는 “민영노선이라 할지라도 낮 시간대에는 승객 몇 명을 태운채 다니기 일쑤”라며 “그럼에도 운행을 전면 중단할 수 없으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 감염 불안감 … 엔데믹에도 승객수 제자리

코로나 엔데믹 이후 승객수가 회복되지 않는 것도 마을버스 업계가 요금 인상 필요성을 호소하는 이유 중 하나다. B운송업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이 회사 총 승객수는 1659만 여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지난 2020년은 1059만 명, 2021년에는 1019만 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사실상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의 경우 1173만 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들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및 스쿠터 등 개인형 이동장치를 이용하는 생활패턴으로 변화됐고, 엔데믹 이후에도 전염병 등에 대한 불안감으로 버스 등 대중교통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코로나 3년 동안 누적 적자와 금융 비용 등을 메울수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B회사 대표는 “코로나 과정에서 약 20억 여원의 대출을 받아 회사를 운영했다”며 “하지만 엔데믹 이후에도 대출 규모는 줄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 3년새 기름값 42%‧부품비 34% ↑ … 버스요금은 ‘동결’

유류비와 인건비 및 각종 소모품 비용 상승도 마을버스 업계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마을버스 업계에 따르면 유류비의 경우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42%가 상승했다. 또 타이어의 경우 약 30%, 각종 부품비용도 34% 이상 올랐다.

 

여기에 정부의 친환경버스 전환 정책에 따른 전기버스 도입 등에 따른 비용도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충전시설 설치 및 차량가격 할부 등에 따른 이자 비용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 요금 100원 인상

마을버스 업계 측은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지난 2019년 이후 4년 동안 한번도 올리지 않은 버스요금을 ‘100원’ 인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현재 평균 1350원인 요금을 시내버스와 같은 1450원으로 인상해 달라는 것.

 

‘100원’만 인상해도 마을버스 업계 숨통이 조금이라도 틔일수 있다는 호소다. 또 준공영제에 투입되는 시 예산도 연간 10억 여원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업계 측이 요금인상을 호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 2023년 기준 용인시의 준공영제 버스노선 지원예산은 총 180억 원 규모다.

 

C업체 대표는 “4년 간 동결된 요금을 ‘100원’만 인상한다면 시 예산절감은 물론,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 업계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을버스 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정치적 시각이 아닌 현실적 시각으로 봐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최근 서울시는 마을버스 요금을 300원 인상했고, 경기도 고양시 역시 마을버스 업계 경영난 및 준공영제에 따른 적자폭 해소 등을 위해 요금을 ‘100원’ 인상했다.

 

용인시 대중교통 체계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마을버스 업계가 경영난 3중고로 신음, 지난 4년간 동결됐던 버스요금 '100원' 인상을 호소하고 나섰다. 사진은 준공영 노선으로 전환된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