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지!

 

[용인신문] 조선에는 3대 암군이 있다. 서자 출신 방계 임에도 16세에 권좌에 오른 선조는 1608년 광해군에게 영창대군을 부탁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55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재위 기간으로만 친다면 장장 41년이다. 7년간의 임진왜란으로 나라를 결딴낸 인물이기도 하다.

 

아홉 단으로 쌓은 수항단受降壇 위에 앉은 청 태종 홍타이지에게 손은 뒤로 묶고, 구슬을 입에 물고, 관을 등에 짊어지는 함벽여친銜璧輿櫬의 예와 한번 무릎을 꿇을 때마다 세 번 이마를 땅에 찧어 피를 내기를 세 번씩 모두 아홉 번을 해야 한다는 삼배구고두례三拜九叩頭禮의 욕을 당한 인조. 1790년 명군 정조가 서른아홉 나이에 수빈 박 씨에게서 득남하는데 그 아들이 훗날 승어부를 못한 조선왕조 멸망의 문을 연 임금 순조다. 나라를 망쳤음에도 백성 누구도 그런 임금을 탄핵하지 않았다. 그만큼 세상이 어두웠다는 말이다.

 

조선시대에 임금이 되는 데는 백성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임금을 먹여 살리는 것은 백성들인데 백성에게는 세금 낼 의무와 부역의 책임만 있고, 권리는 없던 셈이다. 어리숙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어두운 시대임이 분명했다. 그나마 지금은 세상이 조금은 밝아져 최소한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 정도는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하게 됐으니 다행이리라.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지방 수령을 뽑든 기준은 단 하나다. 누가 내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줄 것이냐다.

 

생전의 후광 김대중 선생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요즘의 애국자는 해외에서 1달러라도 벌어서 가져오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이를 역으로 말한다면 요즘 누가 훌륭한 대통령감인가. 국민 각자의 주머니에 돈이든 밥이든 살만큼 넣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말로만 ‘몇조’ 효과가 있다고 떠들어댄들 바늘 끝에 천사가 몇 명이 앉은들 그게 나랑 뭔 상관이랴.

 

이 정도 역량도 안되는 인물들이 대통령을 꿈꾼다면 곤란하다. “대통령은 요술 방망이가 아니다”라는 말로 면피하지 말라. 대통령 되어서도 자신의 공약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 또한 임기 만료 한 시간 전에라도 국민은 반드시 끌어내려야 한다. 그래야 지키지도 못할 공약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천박한 대권병 후보자들이 창궐치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