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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백성을 섬기는 자만이 백성의 선택을 받으리라

 

[용인신문] 맹자가 살던 시대에 현자가 셋 있었으니, 그 중 양주는 “내 몸에서 한 호리의 털을 뽑아서라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 해도 나는 하지 않겠다”고 했고, 묵자는 “내 머리 꼭대기 정수리를 갈아 발꿈치에 이르는 것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한 인물이다. 그러나 자막은 “양주도 묵적도 다 틀렸다”며 그 중간을 잡은 인물이다.

 

맹자는 이 세 현자를 이렇게 평가했다. “양주는 인仁을 해치는 자요, 묵자는 의義를 해치는 자며, 자막은 시중時中을 해치는 자이니, 이 모두는 하나를 들어 백 가지를 폐하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된 이유에 대해 맹자는 “훌륭한 임금이 나오질 않아 제후들은 방자해졌으며 처사들은 멋대로 정치를 했고,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를 휩쓸었다. 천하의 말 중엔 양주에게 귀의하지 않으면 묵적에게 귀의한다”고 말했다.

 

양주나 묵적이나 자막 이들은 개인적으로 볼 땐 나름 훌륭한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맹자는 굳이 조목조목 예를 들어 이들은 훌륭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라를 다스림에는 두 개의 축이 있다. 백성을 다스리는 군주가 있고, 군주를 가르치는 현자가 있는 것이다. 공자가 쓴 춘추를 한줄로 요약한다면 통제받지 못하는 권력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백성을 다스림에 있어 군주는 법으로 백성을 옥죈다. 그렇다면 그 군주를 누가 무엇으로 다스릴 것인가. 여기서 현자의 몫이 요구된다. 양주와 묵적과 자막 이들은 현자다. 그럼에도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한 인물이다. 맹자는 이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 시대에 백성은 나랏일에 대하여 왈천왈지 하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나라에 세금을 내야 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부했다는 현자들마저 침묵해서는 안 된다. 일찍이 공자는 논어에서 말하길 나라 다스림은 경사이신敬事而信이라 했다. 백성을 공경하고 백성을 섬기며 백성에게 믿음을 주라는 말이다. 이러지 못한 군주가 있을시에는 현자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작금의 나라는 대통령선거 막바지에 이르렀다. 거들떠도 안볼 것 같았던 민초들의 몸값이 하늘을 찌른다. 백성을 온몸으로 섬기는 자만이 백성의 선택을 받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