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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청파동 골목 편의점 ALWAYS에 가면

 

 

[용인신문]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는 사실을 이만큼 잘 전달하는 소설이 있을까? 『불편한 편의점』은 행복이 항상 내 주변에 있고, 그것을 얻기 위해 주변과 소통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색다르면서도 무겁게 전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산다는 이유로 그 가족과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만들기도 한다.

 

불편한 편의점. 사실 원래 다른 이름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곳을 그렇게 부른다. 편의점 사장님은 돈을 벌 목적으로 매장을 연 것도 아닌 것 같다. 물건도 별로 없고, 일하는 사람도,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불편한 편의점. 그곳이 불편한 이유는 그동안 애써 외면하고 부정하며 살았던 개인의 실체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곳의 밤을 지키는 비밀스런 사내는 독자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한 위로의 이야기. 음료수 한 잔이, 젓가락 한 벌이, 밥 한 끼가 지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어쩌면 판타지 일지도 모르는,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느리고 어눌한 편의점 아저씨가 말한다. “속상할 땐 옥수수…… 옥수수수염차가 좋아요.”(105쪽) 아저씨는 가장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던 아저씨에게도, 남편과 아들에 대한 희망이 꺾인 이웃에게도 옥수수 수염차를 권한다. 현실은 술로 달랠 수 없을 만큼 쓰다. 그럴 때 편의점 아저씨가 권하는 얼음을 보탠 옥수수 수염차를 마시자.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나를 압도할 땐 불편한 편의점에 들러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