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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어떻게 해야 ‘정치가’가 됩니까.


[용인신문] 공자에게는 내로라하는 제자들이 많다. 공자의 제자 중에 정치학에서 발군의 재주를 꼽는다면 ‘자로’와 ‘자공’과 ‘자장’이다. 이 중 ‘군계일학’을 꼽으라면 아마도 자장일 것이다. 공자보다 무려 48세나 어린 제자로 공자가 죽기 사흘 전까지 정치가가 되는 요체를 치열하게 묻고 또 물었다. 오로지 ‘정치’가 아닌 ‘정치가’가 되는 방법론에 관심을 두었던 스무 살 조금 넘은 어린 제자다.

 

자장이 스승께 묻는다. “어떻게 하여야 가히 정치에 종사할 수 있습니까?”. 이 물음의 요지는 간단하다.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정치가가 될 수 있느냐를 묻는 것이다. 정치 지망생이라면 이 부분을 작심하고 읽어봐야 할 대목이다.

 

자장은 공자에 대해서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던 제자 중 하나이다. 예수의 제자를 예로 든다면 사도 도마와 같은 경우다. 도마는 예수 자체를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따라는 다니되 선별해서 믿는 거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몹쓸 제자 맞다. 그럼에도 이런 몹쓸 제자가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끼친 사건 하나가 있다.

 

한번은 도마가 물었다. 여기에 대한 답변이 아마도 예수 자신도 그 말이 훗날 인류 최고의 명문이 될 줄은 몰랐으리라. 예수의 답변은 이렇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여기에 대해선 공자도 석가도 심지어 악법도 법이라며 죽어갔던 아테네의 철인도 유구무언이리라. 내가 진리라고 말한 이는 없다. 바로 이점이 도마의 위대한 점이다.

 

예수의 12문도 중에서 도마는 ‘수신파’가 아닌 ‘치국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렇듯 공자의 제자에게도 ‘수신제가파’와 ‘치국평천하파’가 있다. 수신제가파는 증자를 중심으로 노나라에서 성세를 이뤄 맹자를 낳고, 치국평천하파는 자장과 중궁을 중심으로 제나라에서 성세를 이뤄 중궁의 문하에서 순자가 나왔다. 물론 순자의 스승에 대해선 역사의 논란은 있지만 대체적으로 그 문도라는 게 통설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정치의 계절이다. 저마다 저가 적임자라며 목소리는 높이지만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침묵한다고 해서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건 어리석은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