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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백성들 맘편히 해줄 정치인을 기다리며

 

[용인신문] 논어 헌문편 14-36장에 혹자의 물음에 대한 공자의 되물음이 나온다. 내용은 이렇다. “원한을 은덕으로 갚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라고 물으니 공자는 주저함 없이 “그렇다면 덕은 무엇으로 갚으란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쉽게 말해서 “원한이 있는 사람에게 이미 덕으로 그 원한을 갚았는데, 문제는 남이 나에게 덕을 베풀었다면 그 베푼 덕에 대해서는 무엇으로 갚겠는가?”라는 말씀이다. 이 말의 출전격인 문장이 노자 도덕경 63장 은시恩始편에 보이는데 덕으로 원수를 갚으라는 말이다. 아마도 공자는 혹자의 물음에 노자의 이 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암튼 공자의 답은 노자의 말에서 확실하게 진일보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답은 이렇다. “원한은 올바름 곧 정직함으로 갚고, 덕은 덕으로 갚으라”이다.

 

벼슬을 갚아야 할 빚으로 본 것이다. 곧 은혜를 갚아야 하는 벼슬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벼슬의 높이가 어떤 위치까지 이르렀다면 그것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백성의 기운, 곧 은혜라는 것이다.

 

바로 이 은혜를 그 자리에 올라선 자는 갚아야 마땅하다는 것. 서경 우서 요전1-3장에 이런 문장이 있다. “백성들을 잘 다스려 지금껏 한 일을 모두 빛나게 하시오.”라는 글귀다. 세상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이 또 있을까마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바르고, 나라 안 백성들이 배불리 먹고 산다면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으며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중용의 蔬14-15장)라는 문장은 논어(헌문편)에 있을 필요가 없다.

 

수隋나라 학자 왕통王通의 말이다. “고래로 하늘이 만든 재앙은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작게는 향리의 목민관으로부터 크게는 군주에 이르기까지 그 중심에는 늘 백성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백성들은 크고 거창한 것을 바라는게 아니다. 하루쯤 하하호호 하면서 맘편히 사는거 그게 다다. 백성들 한번 웃게 해주는 일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