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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정치란 먼저 수고하되 게으르지 않은 것.

 

[용인신문] 정치가 그 나라 백성들과 대화하지 못한다면 둘 중 하나다. 자연사던가 고독사던가 이다. 정치란 백성들의 부음에 대한 응답이다. 정치인은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이 처한 삶의 처소에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여 주는 것이다. 그랬을 때만이 정치하는 사람에게 정치는 삶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치는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 그런데도 그 이상가는 ‘묘수가 나와야 한다’라는 것이 정치인의 숙명인 것이다.

 

정치는 백성들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줄 때 가치는 더욱 빛나는 것이다. 백성들보다 너무 앞서가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뒤처져서는 더욱 안 된다. 정치인은 백성이 갖는 도덕이나 윤리의 잣대보다 더한 바름이 있어야 하고 정치란 누군가를 위함 이 아니라 누구나를 위함이어야 한다.

 

북송 학자 육상산의 말처럼 사람살이의 질서는 정치에서 나온다. 자로가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답한다. 먼저 수고하는 것이다. 그러자 자로의 지능으로서는 다소 어려운 답인지라 이해가 안 된 자로는 다시 묻는다. 한 말씀 더 해주시지요. 그러자 공자는 말한다. 그렇게 하는데 게을리하지 말라. 다시 말해서 먼저 수고하는 것에 게으르지 말라는 말이다. 자로가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어려운 말임이 분명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로는 또 묻는다. 위나라의 군주 위령공이 선생님을 모셔다가 정치를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뭘 먼저 하시겠습니까. 이에 공자가 답한다. 명분을 바로 세우겠다. 이것이 저 유명한 공자의 명분론 정명 사상이다. 이이 말을 듣고는 자로는 빙그시 웃으면서 마치 스승 공자가 정치에 있어서는 자신보다 한 수 아래라는 듯하는 말을 한다. ‘자지우야 子之迂也’라는 단어가 그것이다. 이 말을 풀어보면 선생님도 참 아둔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고많은 것 중에 하필이면 이름을 바로 잡겠다니 그게 무슨 백성들의 삶에 쓸모가 있겠습니까? 쯤 되는 말이다. 그러자 공자는 꽤 불쾌했던지 다음 말이 사납다. 천하기만 한게 아니라 속되기까지 하구나. 자로야 군자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대선 가도에 올라선 주자들의 얼토당토않는 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는지 모르는지 하면 말인 줄 알고 그냥 질러대고 보는 거다. 그래도 한 때 벼슬깨나 했다는 자들이 저리도 분별이 없어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