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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군계일학 일취월장의 리더는 없는가.

 

[용인신문] 맹자 양혜 왕 장구하편에 “우리 임금님은 음악을 좋아 한다면서 어찌해 백성을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하는가?”라는 아찔한 기록이 나온다.

 

고대시대에 있어서 지도자가 음악을 듣는다함은 음악을 통해서 조화로움을 배우기 위함이요, 그 조화로움은 백성들의 삶에 지위고하를 무론하고 모자람도 더함도 없는 고른 은덕을 끼치기 위함이다. 곧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심층적 검증을 거친 자만이 백성을 이끌어갈 위치에 있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을 더 쉽게 풀어쓴다면 세종대왕의 국리민복(國利民福) 제 1항인 ‘백성에게는 밥이 하늘이고, 임금에게는 백성이 하늘이다'라는 말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는 곧 윗사람 아랫사람 서로 뜯어가려는 상하교정(上下交征)이 아닌 함께 즐기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세종대왕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여민가의(與民可矣)를 말하면서 백성을 위함에 삼민(三民)을 말했는데 여민(與民) 위민(爲民) 애민(愛民)이다<세종실록 재위12년 12월20일>. 여민이 됐건 위민이 됐건 애민이 됐건 자구의 해석은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방점은 백성들을 잘 먹고 잘 살게 함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왕께서 백성들과 즐거움을 함께 하신다면 정말 참된 왕이 될텐데<今王與百姓同樂 則王矣>라는 말이 살갑게 와 닿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디 백성이란 약하기가 풀과 같아서 백성의 마음은 오직 백성에게 이득을 주는 지도자를 따름이 인지상정이라 했다. 그래서 임금은 백성을 가까이해야하며<民可近> 그렇다고 백성을 낮게 봐서도 안 된다<不可下. 書經>.

 

요즘시대가 어찌 임금과 백성의 시대와 견주랴마는 임금이란 말도 백성이란 말도 케케묵은 고리짝 단어가 된지 오래다. 국민투표에 의한 선출직 시대에 그야말로 국민들의 삶을 일취월장 시킬만한 군계일학의 지도자가 나온다면 이 또한 국민의 복 아니겠는가. 국민들이 각종선거를 통해서 누군가를 뽑는 것은 그를 통해서 바라는 나름의 애절함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선되면 뭐라도 된냥 권력을 권리로 알고 천방지축 안하무인격이라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온다. 결국 여민與民도 위민爲民도 애민愛民도 아닌 해민害民이요, 할민割民이요, 학민虐民이 된다면 어찌 통탄할 일 정도에서 끝나랴.